1. 서 중국어의 역사 연구에서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불학(佛學)'관련 자료이오. 한역 불경의 산스크리트어 가차표기는 당대(當代) 중국어의 음운과 그 연변을 추적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각종 불경 음의서들은 일실된 고서에 대한 집일자료로서의 가치를 가질 뿐더러, 그 반절 주음자료는 역시 음운론적인 자료로서 활용되게 되오. 그 뿐만이 아니오. 한역 불경은 대중 포교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문어보다는 구어적인 성분을 많이 담고 있소. 이러한 면은 불경을 비롯한 불교관련 문헌이 고대 백화 자료의 남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오. 따라서 이들 불경에 대한 연구는 중국 언어사를 탐구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소이다.(베이징대 총장을 지낸 지셴린(季羨林)이 불학 연구자이자 동시에 역사 중국어 연구자임은 이를 대단히 잘 보여주고 있소) 지나(支那)란 표기는 이러한 불학 자료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산스크리트어 발음을 취하여 적은 취음자이오. 다음 부터는 지나(支那)가 어떤 기원을 가진 단어인지에 대하여 논하고, 이것이 가차자이며 한자의 뜻을 논할 수 없음을 증명할 것이오. 2. 본 팔만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는  80권의 <대방광불화엄경(大方光佛華嚴經)>(4세기 경에 중앙아시아에서 성립)의 45권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소. 震旦國有一住處, 名那羅延窟. 진단국에 한 머무를 만한 곳이 있으니, 이름을 나라연굴이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진단국(震旦國)이란 대관절 무엇이겠소? 여기에 대하여 당대의 승려 혜림(慧林)은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에서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소. 震旦國: 或曰支那. 亦云眞丹. 此飜爲思惟, 以其國人多所思慮, 多所計詐. 故卽今此漢國, 是也. 진단국: 혹은 지나라 일컬으며, 또는 진단(眞丹)이라 한다. (범어의) 이 단어를 의역하면 사유1)인데, 그 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가 많고 꾀하여 속이는 바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곧 오늘날의 이 한의 나라(漢國)가 이것이다. 이로써 진단이란, 바로 오늘날의 중국을 일컫는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소이다. 그렇다면, 진단, 혹은 지나라는 이름은 어떻게 하여 생긴 것이겠소이까? 이야기는 기원전 3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가오. 서력 기원전 220년, 진(秦)의 군주였던 정은 동방의 여섯 개 나라를 병합하여 중원 최초로 중앙집권적인 제국을 세우는 데 이르오. 진나라는 여섯 개 나라를 병합한 뒤에도 계속적으로 외부로 세력을 뻗어나갔는데, 이로 인하여 그 국명이 티베트 건너의 인도, 그리고 더 나아가서 그리스와 로마에까지 알려졌소. 진의 국명(상고음으로는 *dzjin으로 읽었소)을 접수한 인도에서는 산스크리트어로 그곳을 진의 거처, 즉 찌나 스타나(Cina Sthana)라 부르게 되었소. 이를 줄여서 찌나(Cina)라 하였소이다. 물론 중국에서는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인도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기에, 자신들이 그렇게 불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소. 그러다가 2세기 말, 인도에서 불교가 전래되고, 구마라습 등에 의하여 산스크리트어로 된 불경의 번역이 이루어지자, 그제서야 자신들이 산스크리트어로 찌나 스따나, 혹은 찌나로 불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소이다. 수 많은 불경 번역자들은 보통 산스크리트어 고유명사를 가능한한 산스크리트어 원음에 가까운 발음을 가진 한자로써 옮겨보려 노력하였는데(이는 발음 하나라도 틀리면 극락에 들지 못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오), 이러한 경향에 따라 찌나 스타나, 찌나라고 하는 고유명사도 의역되지 않은 채 그대로 가차의 원리에 따라 전사되게 되오. 가차(rebus)의 원리란, 서사하려고 하는 단어를, 의미와는 상관 없이 발음의 유사성만을 따라 표기하는 것을 말하오. 가령, Huna라는 종족명을 匈奴로 적은 것과 같소. Huna라는 종족명과 匈자, 奴자가 가진 의미에는 전혀 필연성이 없소이다. 따라서 발음만 비슷하면 얼마든지 다른 식으로 쓰는 것도 가능하였소. 같은 종족명이 시대에 따라 훈육(葷鬻), 험윤(獫狁)으로 불린 것도 이 때문이오. 불경에 나타난 찌나 스타나 등의 산스크리트어 고유명사도 번역될 때, 이 가차의 원리에 의하여 전사되었는데, 따라서 그 전사된 방식이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오. 찌나 스타나는 한역 불경에서 震旦, 眞旦, 振旦, 振丹, 旃丹, 指難, 脂難 등으로 쓰였으며, 그 약어인 찌나는 支那, 至那, 致那, 指那, 止那, 脂那, 振那 등으로 쓰였소. 이 수많은 번역어들 사이에 의미상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소이까? 아니오.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발음상의 유사점'일 뿐이오. 여기에 사용된 한자들에서 의미를 찾아낸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무의미한 일에 지나지 않소. 3. 결 소햏은 본 글에서 支那가 산스크리트어 Cina Sthana의 약어인 Cina의 차음자임을 밝히고, 支那가 유일한 번역용어가 아니라, 그 외에도 수많은 용어들이 같은 단어를 취음하기 위해 사용되었음을 증명하여 그 쓰인 글자의 의미와 대상이 발음상의 관계 이외에는 자의적임을 밝혔소이다. 많은 이들이 한자는 단순히 표의문자라는 생각에 붙들려, 얼마든지 발음만을 빌리는 일종의 '음성적 기호'로도 사용될 수 있음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支那와 같은 음차된 단어들을 다룰 때 대단히 위험한 태도이오. 소햏은 본 글로써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支那는 그 뜻을 풀이해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재천명하는 바이오. 1) 思惟: 산스크리트어로 사유는 찐따(cinta)라 하는데, 이 단어가 중국을 뜻하는 찌나(cina)와 발음이 유사한 고로, 혜림이 혼동한 것이오. 참고문헌 <고려대장경> 중 <신역대방화엄경>(80권본), <혜림 일체경음의> 諸橋轍次 <大漢和辭典>(大修館書店) 北京圖書館出版社 편 <佛光大辭典>(1989, 北京圖書館出版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