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assumptio > 영어 assumption
영어 assumption의 발음 표기를 보면 /əˈsʌmp.ʃən/으로 표기되지만
이때 /p/는 어원과 철자에 이끌려 형식적으로 표기되었을 뿐이지 실제로는 음운적인 변별성을 갖지 않음
실제로는 /əˈsʌm.ʃən/으로 표기해도 무방함
라틴어 sanctuarium > 영어 sanctuary
영어 sanctuary의 발음 표기를 보면 /ˈsæŋk.tʃu.ə.ɹi/로 표기되지만
이때도 /k/가 형식적으로 표기되었을 뿐임
실제로는 /ˈsæŋ.tʃu.ə.ɹi/로 표기해도 무방함
영어에서 폐쇄음은 다른 방해음(폐쇄음, 파찰음, 마찰음) 앞에서 보통 불파음으로 실현되는데
assumption, sanctuary, pants 같은 단어에서는 불파음으로 실현된 폐쇄음이 음운적인 변별성을 잃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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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이 있음
라틴어에서는 저 /p/와 /k/가 제대로 식별이 되었을까?
혹시 /p/와 /k/를 파열음으로 발음하여서 분명히 식별하였던 걸까?
Wiktinoary를 보면 assumptio의 발음을 /asˈsuːmp.ti.oː/([äsˈsuːmptioː])로 표기하고 있고
sanctus의 발음을 /ˈsaːnk.tus/([ˈsäːŋktʊs])로 표기하고 있음
그런데 나는 이때 /p/와 /k/가 형식적으로 들어간 음운 표기인지, 실제로 의미있는 음운 표기인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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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assumptio와 sanctuarium가 현대 로망스어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봐 보자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에서는 발음 표기에서 /p/와 /k/를 빼 버렸고
철자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p>와 <c>를 빼 버림
반면 프랑스어에서는 발음 표기를 /a.sɔp.sjɔ/, /sɑk.tɥɛʁ/로 적고 있고
철자에서도 <p>와 <c>가 여전히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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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궁금한 부분은,
고대 라틴어에서 저런 단어의 /p/와 /k/가 음성적으로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음운적으로 제대로 변별되었는지 하는 부분임
내 생각에는, /p/와 /k/가 불파음으로 실현되었지만
/m/, /n/이 비모음으로 실현되어서 구분이 잘 된 게 아닐까 싶은데...
난 라틴어 좆도 모르지만 주기도문에 보면 tentātiō 있잖음 (영어 temptation) 그런거보면 라틴어에서도 좆도 구분 안된거 아닌가 싶음
일단 참고함 ㄱㅅ
구분되었음. 예를 들어 겨울이란 뜻의 hiems란 단어가 있는데, 이표기로 hiemps가 있지. hiemps란 이표기는 왜 나타났을까? 소리나지도 않는데 단지 형식적 표기일까? 그런데 hiems(hiemps)는 단수 주격, 그러니까 직격(주격과 호격)이고 사격(나머지)에서는 결코 p가 나타나지 않음. 가령 단수 대격은 hiemem, 단수 속격은 hiemi
단수 속격은 hiemis임. 그러니까 hiems/huemps에서 실제 어간은 hiem-이고, 나머지는 격과 수의 표지에 불과함. 그런데 어간에도 없는 p를 적는 이표기가 나타난 이유는 실제로 그렇게 발음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음.
라틴어에서 m과 t 또는 m과 s를 연이어 발음하기를 힘들어했고, 그래도 두 자음이 연이을 경우에 파열음을 넣어 발음했음. 네가 예를 든 assumtio는 동사 assumo를 명사화시킨 것인데, assumo는 단지 직설법 능동 현재 단수 1인칭임. 이게 현재완료 단수 1인칭은 assumpsi, 목적분사는 assumptum이 됨.
여기서도 어간은 assum-까지임. 그리고 현재완료와 목적분사에서 s나 t가 오는 것도 흔한 형태인데 여기서 갑자기 p가 툭 튀어나옴. 왜? 마찬가지로 m 뒤에 t나 s가 연속되자 발음상 편의로 들어갔기 때문임. assumo도 이표기로 adsumo가 있는데, 사실 후자가 어원을 더 정확히 밝힌 표기임. d 뒤에 l이나 f 등이 오면 발음 편의로 d가
동화되는 현상이 있는데, assumo는 동화된 실제 발음에 따른 표기, adsumo는 어근을 밝혀 적은 표기지. 어근을 밝혀 적은 표기와 실제 발음을 따른 표기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쓰였는가는 단어마다 복불복임
사랑해요
라틴어의 명사 곡용 규칙을 찾아 봤는데 hiems 같은 3변화 명사는 단수 주격일 때 접사가 안 붙는다는데 hiems에는 s가 붙는 이유가 뭐임?
접사가 아니라 어미가 더 적절해. 어간+어미 구조인데, 이게 교착어의 조사나 접사랑은 다름. 네가 인용한 설명만 보면 마치 3변화 명사의 단수 주격은 어간만 있고, 사격(주격과 호격 이외의 격)은 어간+어미 구조가 되는 것 같잖아? 정확히 말하면 '3변화 명사에서 단수 직격(주격과 호격)은 어간이 불규칙하게 반영된다'라고 해야 함
각 단어에서 단수 주격 - 단수 대격 - 단수 속격 순으로 변화형을 늘어나 볼게. legio - legionem - legionis 여기서만 보면 마치 legio까지가 그대로 어간이고, 단수 주격에는 어간만 있고, 그 뒤에 규칙적으로 어미들이 붙는 것 같지? Isis - Isidem - Isidis 여기서는 어간은 Isid-까지인데, 단수 주격은 어간의 d가 날아가고 s가 대신 붙은 것 같지?
hostis - hostem - hostis 여기서는 어간은 host인 것 같은데, 어미가 단수 주격이나 속격이나 똑같이 붙은 듯이 보이지? Tiberis - Tiberim - Tiberis 여기서는 어간이 아예 Tiberi- 까지이고, 어미로는 자음 하나만 붙은 것 같지? 이래서 라틴어의 고전적인 문법학에서 직격(주격과 호격)과 사격(이외의 격)이라는 구분이 있어. 주격과 다른 격들을 구분해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야. 3변화 명사에서 직격에는 어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불규칙하게' 반영이 됨. 단어가 전체적으로 변화하는 형태를 짐작하려면 주격만이 아니라 사격까지도 볼 필요가 있는데, 전통적으로는 그중 속격의 형태를 같이 제시함.
3변화 명사의 단수 직격에는 어간이 '불규칙하게' 반영이 됨. 어간만 있는 것이 아니야. 그래서 3변화 명사를 외울 때는 단수 주격만 외우는 꼼수(?)를 부릴 수가 없어. 3변화 명사는 문법적 성도 단어마다 다르고, 단수 주격의 형태에서 어간이 어디까지 반영되었는지도 모르거든. 그래서 라틴어 학습 중에 3변화 명사를 처음 접하면 좀 힘들지.
아하, 한 단어의 사격들은 동일한 어간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어간+어미 구조로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주격은 그 어간을 그대로 공유하지 않으므로 불규칙한 형태를 따로 외워야 하는구나
맞아. 그래서 직격과 사격을 구분하고, 3변화 명사에서는 사격만 보고 어간을 판단해. legio는 어간이 legion-, Isis는 어간이 Isid-라고 보지. 서양 언어들이 라틴어 단어를 외래어로 받아들일 적에 단수 주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어간의 형태로 받아들이기도 해. 그래서 영어에서 로마 군단을 legion이라고 했지. Tiberis(로마의 테베레강)는 라틴어 3변화 명사 중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사례고.
영어의 라틴어 유래어를 보면 대다수가 Middle English 시절에 Old French의 어형을 받아들인 경우임 Wiktionary를 보니까 영어 legion도 '라틴어: legio> Old French: legion> Middle English: legion' 순서로 넘어왔다고 적어놨는데 그렇다면 이미 프랑스어에서 사격의 어간이 직격을 밀어낸 거겠네
그런데 이탈리아어 legione, 스페인어 legión까지 보니까 아예 민중 라틴어 시절 모든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 같기도? 다른 예시를 몰라서 잘 모르겠지만
로망스어는 라틴어로부터 분리되면서 명사의 기본형태를 주격이 아니라 대격으로 삼아서 나왔거든. 대격에서 어미의 -m이 떨어지고, 이탈리아어에서는 -u가 -o로 바뀌었음. 그러면 왜 주격이 아니라 하필 단수 대격이 기본형태가 되었을까 할 텐데, 사람들 인식 속에서 격에도 우선순위가 있음. 주격 다음이 대격이야. 그리고 어근이 온전히 반영되는 사격 중에서는 대격의 위상이 제일 높지. 그리고 라틴어에서 종종 대격은 주격과 형태가 같아. 중성은 단복수 가리지 않고 주격과 대격의 형태가 완전히 같고, 3변화 명사에서도 복수 대격은 표준적으로는 복수 주격과 형태가 같음. 당시 로마인들의 입말에선 3변화 명사의 복수 대격을 단수 주격과 동일하게 쓴 경우도 많았던 모양이야.
그래서 어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 별종(?)인 주격 대신 단수 대격을 명사의 기본 형태로 잡았지. 여기서 m이 떨어진 뒤 모음이 바뀌면서 현대 로망스어로 이어졌고. 루마니아어에서는 단수 대격에서 m이 떨어진 형태가 그대로 기본형으로 내려왔더라.
아하, 영어에 들어온 온갖 프랑스어 명사들은 죄다 라틴어 대격의 후손이었구나 이제 어원 찾아볼 때 대격부터 비교해봐야겠네
하나 더 궁금한 것) 라틴어 assumo은 프랑스어 assumer, 이탈리아어 assumere, 스페인어 asumir로 이어지는데 이건 동사의 무슨 형태에서 비롯된 거임?
assumo의 현재 부정사(infinitive)가 assumere야. 후손 언어들의 동사 부정사에서도 형태가 거의 유지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