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위키의 '문법적 성' 문서에 한 동안 존재했었다가 근거가 없는 이론이라고 삭제된 내용인데, 누구 이 내용의 구체적인 출처 아시는 분 있나요...??


https://namu.wiki/w/%EB%AC%B8%EB%B2%95%EC%A0%81%20%EC%84%B1?rev=188#s-3




문법적 성의 역사적 근원


왜 이런 쓸데없어보이는 체계를 수많은 언어들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가 하면 인도유럽어족의 시초가 되는 원형 언어가 애니미즘 사회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든 걸 활성/비활성으로 보았고 비활성은 중성으로, 활성은 남성/여성으로 나뉘어졌다.[11] 중요한 건 여기서 말하는 활성/비활성이 우리가 생각하는 생물/무생물의 범주와는 전혀 다른,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보았던 애니미즘적인 원시인들의 사고방식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세계관이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보기에는 황당하기 그지없게 보이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지극히 합리적인 방식이었으리라 보인다.[12]


사실 인류사회에서 비교적 최근까지 이러한 애니미즘적인 세계관이 유지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그리스 신화의 헬리오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고대 그리스어에서 그냥 태양이라는 뜻의 단어이다. 알기 쉽게 라틴어로 예를 들자면, 저 헬리오스는 라틴어에서는 태양이라는 뜻의 라틴어 보통명사인 Sol로 번역되고, Victoria나 Cupido[13]등의 로마식의 신 이름을 생각해보면 바로 이해가 갈 것이다.[14] 즉 이들에게 있어서 헬리오스는 '태양의 신' 내지는 '태양을 다스리는 신' 이런 게 아니라 그냥 태양 그 자체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는 태양이 곧 신 헬리오스이며 그렇기 때문에 태양 자체에도 곧 인격과 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구분하여 생각하지 않았기에 '헬리오스가 불마차를 타고 하늘을 가로질렀다'라는 말의 뜻은 '해가 하늘을 가로질렀다'는 말과 하등 차이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Ianus, Gaea 이런 것이 그냥 우리가 소리나는 대로 적었기에 뭔가 간지나 보이는 것이지 라틴어와 그리스어에서는 달, 땅[15]이라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러한 것을 애니미즘적인 인격체로 생각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라면 이러한 것에 성을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지금의 이런 문법적인 성으로 고대의 애니미즘을 그대로 추출해낼 수 있다고 오해해서는 안된다. 주로 그리스, 특히 신화와 관련된 몇몇 어휘에 그 흔적이 남아 있을 뿐이다. 언어란 것이 본래 예외 창출의 역사여서, 언어학자들은 애니미즘과 무관한 어휘의 예들을 수없이 댈 것이다. 이러한 문법적 성을 어떤 언어에서 처음으로 적용하고 어떤 국가에서 처음으로 대중적으로 활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여기서 언급한 그리스도 흔적만 있을 뿐 명확한 자료로 활용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언어가 그렇듯이 문법적인 성도 변화가 드물망정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언어에서 기호와 의미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자의적이다. 이 말은 가장 최초로 해야할 작업인, 어떤 언어가 변화없이 그대로 문법적인 성을 유지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별하는 것부터가 굉장히 지난한 일이라는 것을 뜻한다. 또 문법적인 성이 유지되었다고 판단했을지라도, 그것이 신화성과 일치하는 것이 우연의 일치인지 필연적인 것인지도 다시 고찰해야 한다. 이것도 정말 힘든 일이다. 또 당연한 말이지만, 애니미즘이 남아있을 때 만들어진 말보다 그 이후 이미 그 세계관을 벗어났을 때에 만들어진 말이 더 많다. 그 말이 예전에 있던 말과 어떠한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아예 단절된 말인지, 등등의 사례를 따지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밖에 거쳐야 하는 과제가 수없이 많다. 연구거리가 많은 유럽 언어학자를 부러워해야 하나... 그러니 문법적 성은 결국에 다 외워야 한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