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제가 쓰는 말이 사투리인지 모르고 살았었어요.
그냥 끝에 \'요\'자를 붙이고 싶은데 \'요\'와 \'유\'의 중간음 비슷하게 나오는 게 조금 싫었다는 느낌 정도 가졌었어요.
우리나라에 사투리는 경상도 사투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서울 출신 선생님들이 쓰시는 서울말은 조금 세련되게 들렸을 뿐이고,
전북 출신 친구나 선생님들이 쓰는 말은 약간 차이가 있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다만 경상도 억양만 이질적으로 들렸죠.
고등학교 쯤 되어서 내 말에 사투리가 엄청나게 많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말씨 교정작업을 했습니다.
되도록이면 글로 써지는 대로 발음하려 노력했죠.
대표적 대전 방언인 \'겨? 아녀?\' 까지 고쳤습니다. \"그래, 안그래?\" 이런 식으로. 다만 억양은 그대로 두었죠, 충청도 억양으로.
20대 후반을 넘어 여러 사람을 접해보니
우리 나라 사람들 말씨 중 가장 듣기 좋은 것은 저보다 10세 이상 많은(현재 40대 후반 이상) 서울 토박이 형들의 말씨 더군요.
제 연배나, 약간 아래 연배의 서울 출신 친구들의 말은 뭐랄까 약간은 경박하기도 하고 여성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약간은 이상한 느낌을 주는데 반해,
10세 이상 많은 분들의 말씨는 \" 아, 저래서 서울 말씨가 표준말의 근간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들렸습니다.
교육을 많이 받은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을 별로 받지 않은 분들의 말씨도 곱상하고 세련되이 들리더군요.
분명히 서울말에도 세대차가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가장 듣기 싫은 서울 말씨는 젊고 교양이 좀 떨어지는 여자들이 하는 서울 말씨. 이건 아직도 \"웩\" 입니다.
그리고 나이 들어 사회생활 하다보니 제 말씨의 정체를 알아채는 사람은 서울 출신이나 대전 출신 아니면 사실 드물어요.
광주에서도 잠시 생활해 보았고, 부산에서도 잠시 생활해 보았지만 서울 사람인 줄 알죠.
그리고 대전은 방언권이 묘해서 전북 방언과 상당히 겹칩니다.
중학교 때 같은 충청권인 충북 단양에서 전학온 친구는 말씨(강원도 억양에 경상도 억양이 합해짐) 때문에 놀림을 받았지만,
전주나 이리에서 전학 온 친구는 전혀 문제가 없더군요. 정말로 전혀요.
다만 고등학교 때 광주 출신 여자 수학 선생님이 계셨는데 학기 초엔 학생들이 말씨 때문에 웃느라고 수업이 안될 정도였습니다.
그 분이 그러니 그러시더군요. \"광주 사람이 광주말 쓰는데 왜 웃는다요?\" 그러니 학생들 다시 뒤집어짐.
ケイサンドウ サツリガ シルヒイデス
언어학과 억양에 관심이 많은 학도로서 공감합니다^^ 맞는 말씀이에요.
대전에서 군 복무했는데, 글쓴이횽이 쓴 내용이 맞아요... 대전쪽 선임, 동기, 후임보면 \'~겨\'를 붙여쓰는 버릇있음. 억양면에서는 관심없는 사람은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분명 서울말과 달라요. 참고로 서울말도 서울말 나름이라 특히 요즘엔 호남방언 영향 크게 받은 변종이 방송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