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어떤 사람 개인 서재에 좌악 진열된 로우브 클래식스; 내가 자주 가던 서점의 진열 방식과 비슷하여 (Moe\'s Bookstore, Berkeley), 추억을 위해 특별히 이 사진을 올렸다. 참 대단하지 않은가? 현재껏 알려진 그리스 로마 문명의 작품 대부분을 서재 한 귀퉁이 책장 한 줄에(列) 꼬백히 저장할 수 있다니! 나머지는 다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알고 보면 고전 문명이란 것이 별 것 아니었던가? 하하하>

이분법인가 삼분법인가?
사물에는 이름과(名) 실체가(實) 있다.
그렇다면 플라톤의 idea 는 무엇인가? 제 3 의 존재?
플라톤은 제3의 것이 본래적이라고 믿고 그것을 idea 라고 불렀던 듯하다. 그는 틀렸던 것일까?

1800년 대 덴마크의 쇠렌 키에르케고오르는 (Søren Aabye Kierkegaard, IPA [ˈsœːɔn ˈkʰiɔɡəˌɡɔːˀ];1813-1855)
당시 목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진보주의적\" 신학 경향을 격렬하게 비판하였다.
인물정보: http://ko.wikipedia.org/wiki/%ED%82%A4%EC%97%90%EB%A5%B4%EC%BC%80%EA%B3%A0%EB%A5%B4

당시 목사들의 말:
\"아브라함은 믿음의 아버지이나, 우리는 믿음의 후손으로서 그보다 한 발작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키에르케고오르의 말:
\"아브라함의 믿음이 이미 극단적이었는데, 여기서 한 발작 더 나가 진정한 믿음을 발견해야 한다는 목사들의 주장은 실체가 없는 허구다.\"

이렇게 키에르케고르는 당시 목사들의 허풍을 꼬집어 지적했다.
이렇듯 진실한 삶에 집착하던 키에르케고르는 약혼녀와의 사랑도 진실한 사랑이라는 점을 의심하여 파혼하고 쓸쓸한 삶을 선택했다.

여기서 키에르케고르 당대의 목사들의 허황된 신학의 배경에는
플라톤적 사고, 근대유럽의 과학 산업 혁명과 진보에 대한 과도한 신념이 영향을 주었으리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플라톤의 이데아 이론은 원시적 언어관을 연장한 것이다.
원시적 언어관은 이름이 있고 이름과 연결된 실체가 있다고 보는 단순한 관점이다.
그런데 소피스트들이 각종 자연철학적 이론을 들고 나와서 그리스인들의 소박한 신화에 신이론을 덧붙였다.
호머와 헤시오도스에 이은 소피스트들은 지식을 가르쳤는데, 이는 오늘날의 보통교육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말만 그럴싸해서 소통되는 듯 하면 별달리 반론이 없었다. 소피스트들 간에 견해의 충돌이 없지 않았지만.

소크라테스-플라톤의 학파는 언어>실체의 양분론이 아니라 실체를 참 실체, 그것을 모방한 거짓 실체,
그리고 거짓 실체를 다시 모방한 언어 이렇게 삼분하였다고 볼 수 있다.

본래부터 거짓이라는 독립된 카테고리를 정한 플라톤은 분명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로부터 사상체계의 기초를 끌어 온 것이다.
이는 거짓을 포함한 가상적 (가능적) 세계, 의식의 세계가 중요해진 20세기-21세기의 세계에서 다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세상에서 인터넷 시민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을 살펴보면 이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1. 이메일 계정이 있어야 한다. (대개 실명과 다르다.)
2. 일정 공간에서 활동하는 데 불변의 아이디를 정해야 한다. (바꿀 수도 있겠지만 힘들다.)
3. 아이디를 숨기거나 아이디와 상관없이 부르는 목적으로 닠을 정할 수 있다.

활동 공간이 복수로 늘어나면, 그리고 한 개의 공간 속에서 여러 개의 계정을 보유하게 되면,
진짜 나, 나와 연결된 아이디, 그리고 나의 아이디와 연결된 닠 이런 삼중 구조를 가지고 활동한다.

사실적인 토론에서, 현실 속의 사실, 그것을 내가 아는 대로의 사실, 그리고 그것이 겉으로 유통되는 대로의 사실,
이렇게 세 개의 현실이라는 층위가 존재한다. 플라톤 체계에서 가장 하층에 속한 그림자의 그림자일 뿐인 이름에서
(여기까지만 해도 언어란 존재의 서열에서 이미 비천하고 비천하기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존재인데)
다시 2 개의 그림자 층위가 재차 파생한 것이다!
(이로써 존재의 카스트 체계에서 아랫 층 밑으로 지하층을 더 파내려가다가 지옥층 천장이 뚫렸나? 하하하!)

어쩌면 키에르케고르를 포함한 실존주의는 전쟁과 약탈의 상처에서 솟아난 피고름이 마르고 엉켜붙어 탄생한 딱정이처럼
잠시 붙이고 다니다가 버려야 하는 한 시대의 유행이었을 뿐인가?
(앞서 누군가 러시아 낭만주의 시가 눈물 줄줄 흘리게 만드는 신파조의 후진적 감상주의에 불과하다고 놀렸던 종류의
낙후하고 상처받았을 뿐인, 그러나 빨리 잊어버릴 수록 심신의 건강에 모두 유익한?)
키에르케고르가 부인했던 허위의 층위가 다시 전면으로, 그것도 대단한 번식력을 새로이 갖추어 옮겨 온 것이다!
거짓과 가상이 나름대로의 새롭고 당당한 존재감을 확보하는 21세기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메이트릭스의 세계에서는 다시금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철학 이야기책인 대화편을 뽑아 툭툭 먼지를 털어내고
디사금 읽어 보아야하는 시대인가? 끝!

사족: 대중적인 번역판으로 그리스어 라틴어 고전작품 영역판을 찍어 낸 Loeb Classics 가 유명하다.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어 번역판 (나도 한 권 있다! 장엄하면서도 장난기 넘치고 논리 짱 멋있는 플라톤의 <<향연>>)
말고 영문 원문 대역판 Loeb Classics 를 아마존이나 e-Bay 에서 사서 읽으면 가장 좋다.
지난 20 여 연 간 나온 판들은 초록색 겉표지가 그리스어 작품이고, 붉은색 겉표지가 라틴어 작품이다.
알려진 유명 작들은 거의 다 나와 있다. 영어를 알면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리고, 영어를 모르면 우물 속에 갇힌다.
물론 고전작품을 읽어낼 정도의 문자 해독력, 어휘력, 종이 사전을 찾아 보는 인내와 끈기 (전자사전은 안 된다!),
그리고 꾸준히 누적한 독서량이 필수적이다.
독서량을 누적하지 않은 사람이 TOEFL 비법, 수험 어휘 목록, 영작 및 스피지 스크립트 족보 딸딸 외서 토플 고득점 했다 하여
영어 고전작품 줄줄 읽히지 않는다! 사족 끝!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