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렛\'에 관한 몇 가지 가능성과 탐색 - 관심자는 참여 바람


경고: 진지한 언어 토론에 관심이 적으신 분들은 다른 글로 가 주세요. 잘 못 찾아오셨습니다. 여기는 언어 현상과 이론을 토론하는 공간입니다.

아웃렛 사업설명회에 관심 있는 분들은 다른 데로 가 주세요. 잘 못 찾아오셨습니다. 여기는 언어 주제를 토론하는 공간입니다.

아래의 글은 간단히 찾아볼 수 있는 자료에 기초하여 쓴 것이니, 사실과 상위한 점을 발견하면 지적하여 알찬 글을 만들어 갑시다.


Outlet 이란 단어는 영어권에서 뜻과 소리가 다양할 수 있다.

그런데 아웃렛이란 영어 낱말이 한국어권에 차용돼 쓰일 때 다음과 같은 현상이 흔히 보인다.


1. 복합상가로 어문규정에 규정되고 (규정 및 출전 제16차 회의. 1997. 05. 30) 일반인들도 그렇게 알고 쓴다.

2. 어문규정은 \'아웃렛\'이라고 명기하고 있으나, 실용음은 \'아울렛\'이 자주 보이고, 심지어 상호 등록마저 \'아울렛\'을 따른 경우도 있다.


왜 그럴까?


1. 어의편(語意篇)



<삽도: 2001 \'아울렛\' 한글 표기형은 1994년 처음 도입됐다.>

흔히 쓰이는 outlet 의 뜻은 OALD에 따르면 다섯 가지다.


a. 감정, 생각, 재능, 에너지의 분출구

b. 특정 제조사나 특정 품종만 취급하는 상점이나 조직

c. (미영어) 특정 제조사 제품의 할인판매점

d. 유체가 흘러 나가는 구멍이나 파이프

e. (미영어) 전력 소케트


어느 것을 보아도 복합상가라는 뜻은 없다. 1.b. 가 해당할 것 같지만 예문을 보면 이도 아니다.


1.b. \"The business has 34 retail outlets in this state alone.\"


한 개의 회사가 연쇄점처럼 운영하는 단일 제조사 혹은 제품의 판매 조직이지 복합상가의 뜻이 아니다.


그런데 예문을 뒤져 보면 무엇인가 관계된 것이 발견된다.


1.c. \"the Nike outlet in the outlet mall\"


아무래도 위에 보이는 \"outlet mall\"의 뜻이 복합상가에 가깝다.


mall 은 본래 pall-mall 게임이라는 일종의 크로켓 놀이 하던 골목길에서 이름을 땄고,

1674 런던 세인트제임즈 파크 산책로 The Mall 이란 고유명사로 정착했다가,

1737 나무 그늘 진 산책로의 뜻으로 쓰였고,

1963년 이래로 지붕 덮인 쇼핑 갤러리의 뜻으로 쓰였다.

http://www.etymonline.com/index.php?allowed_in_frame=0&search=mall&searchmode=none

이로써 본다면 outlet을 복합상가의 뜻으로 쓰는 것은 outlet보다는 mall의 뜻에 가깝고,

단지 미국영어 용법 1.c. 에서 \'특정 제조사\'라는 뜻은 버리고, \'할인판매\' 부분만 따로 떼어 mall 과 결합하되,

이로써 만들어지는 복합어 outlet mall 에서 다시 mall 을 떼어 버리고, 줄여 부른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아웃렛 차용은 뜻의 병목현상인 것이다.


2. 어음편(語音篇)


이 주제는 약 일 년 전에 다루어졌던 주제나, 충분히 음미하여 볼 필요가 있다고 보아 소개하겠다(<outlet을 \"아울렛\"이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 http://gall.dcinside.com/language/28201).


미국 [áutlèt, -lit]


과거에 제기됐던 흥미로운 관점을 조금 정리하여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아웃렛[-욷렏]의 [욷]에서 ㄷ가 ㄹ로 변화. (\"렛\"의 ㄹ 역행자음동화) > *아울렏 (황겸마, Siantic)


2) \"웃\"의 ㅅ을 사이시옷처럼 보고 \"렛\"의 ㄹ을 두번 겹쳐 발음함. 고로 [아울렏] (황겸마)


3) t의 묵음화(영어) > 유음화(국어) (Gotham)


4) 아웃렛 > 아운렛 > 아운넷 을 피하기 위하여 (1899)


5) ‘아웃’ 이 가진 삼진아웃, 배척, 퇴출의 부정적 뜻을 피하기 위한 이화현상 (이제갈것같다)


각각의 주장은 진실의 일면을 드러내고 있다. 이 중에서 언급되지 않은 측면만 보충하도록 하겠다.


미국영어의 소리 [áutlèt]은 낱말이 고립되었을 경우 두 t 모두 불파열음이다(변이음 1) 이는 한국어의 종성 불파화 ㄷ의 조음과 근사한데, 한국어의 종성 ㄷ은 시옷으로 나타내므로 일단 합리적인 대응이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t 가 초성이 아닌 환경에서 조음점을 상실하고 성문음 [-?-]의 불파열음으로 조음되기도 한다([áu?lè?]=변이음 2).


이로 볼 때, 아울렛이라는 현실음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은 두 개가 된다.


2.a. 한글맞춤법 표기형이 한국어 음성규칙을 따라 자연스럽게 규칙변화한 결과 ‘아웃렛’ > ‘아울렛’이 되었다.


2.b. 한글맞춤법 표기형을 참고하지 않고, 미국영어의 소리를 음차하되, 흔한 변이음인 성문음 [-?-] 불파열음을 미처 듣지 못하고, 변이음 2에서 다시 생략된 형태 [áulè?]로 들어 그대로 표기하였을 가능성이다.


위에서는 영어 단어 outlet 이 ‘아울렛’이라는 소리와 ‘복합상가’라는 뜻으로 차용되었을 과정을 재구성해 보았다. 아직 미시역사적인 조사를 거친 것은 아니나, 잠정적으로 아래와 같이 어의적, 어음적 병목현상으로 본다.


(1) 1997년 16차 어문규정 회의 이전에 미국의 outlet mall 을 견문한 어떤 사람들이 뜻과 소리로 차용하되, 한 단어로 줄여서 아울렛으로 말하고 쓰기 시작했다.


예) “1994년 한국 최초의 패션 아울렛인 \'2001아울렛\' 1호점을 오픈하면서 ...”


(2) 1997년 국립국어원에서 새 차용어를 규정하되, 소리는 교정하려 ‘아웃렛’으로 정정하였으나, 뜻은 이미 사용 중인 ‘복합상가’의 뜻을 추인하여 그대로 쓰도록 하였다.


(3) 따라서 언어현실이 규정보다 앞서 발생하였고, 국립국어원의 규정은 합리적인 표기형을 제시하였을 뿐이고, 실제 말소리는 교정하지 못하였으나, 철자법에서 일정한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2001: 마리오 아울렛
2007: 여주 아울렛


총평: (1)-(2)-(3)으로 이어지는 outlet 차용 사건의 재구성은 표면적인 자료를 합리적으로 가장 단순하게 해석한 나의 것이므로, 실사구시적 비판의 교정을 하시라도 수용할 수 있으니, 열성적인 질정 내지 격려의 참여를 바랍니다!


경고: 불성실한 댓글은 능지처참, 부관참시할 것이니 알아서 자제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