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지나치게 영어나 일본어를 우리나라 말에 많이 쓰거나 너무 어려운 한자어를 사용하는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기는 하지만 지금 대중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한자어나 외래어들을 굳이 고유어로 대체해서 쓸 필요가 있나요? 언어의 본질은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널리 사용돼고 있는 말을 오히려 잘 사용되지 않는 고유어로 바꾸게 되면오히려 의사소통에 지장이 생기는게 아닐까 합니다.
제가 직접 겪은 예로 제가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분이 우리나라 고유어를 살린답시고 멀쩡하게 쓰고있는 물리학 용어들을 고유어로 바꿔버리는 바람에 책을 읽는게 상당히 힘들더군요. 예를 들자면 물리학 용어에서 입자의 이름에 붙는 접사 -자 를 -알 이나 -알갱이 로 바꿔서 \'광자\', \'중력자\' 같은 용어를 \'빛알\' \'중력알\' 같은 용어로 바꿔버린다든가 -장(field) 를 -마당으로 바꿔서 \'전기장\', \'자기장\', \'중력장\' 등을 \'전기마당\', \'자기마당\', \'중력마당\' 같은 용어로 바꿔서 쓰는 바람에 책을 읽는 내내 오히려 거북했습니다.
영어를 예로 들어도 현대 영어에서 사용되는 단어들 중 거의 대부분이 라틴어, 그리스어, 프랑스어를 어원으로 하는 단어잖습니까. 그렇다고 영국인들중에 \'앵글로 색슨 고유어를 살려쓰자.\' 라는 운동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것 같던데 왜 우리나라는 유독 그런데에 민감한지 모르겠네요.
고유의 문화수준이 낙후하면서 민족주의적 허영심이 강해서 그렇겠지요. 식민지에서 해방되어 열등감이 강하고, 아직도 외세에 시달리고 외국문물에 젖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수치로 여기는 관점이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지요. 또 주로 젊은 층에서 현실을 심도있게 관찰해 본 경험 없이 들떠있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 고유어를 쓰자는 언어 순수주의에 경도되었다가 실험을 해 본 후 별다는 뾰족한 해결안이 없음을 깨닫고 대개 포기하게 되지요. 문화적 열등감을 개인에게서 민족으로 전이했다가, 결국에는 개인의 능력 계발의 시기마저 낭비하는 소모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만약 셰익스피어가 고유어를 고집하고 민족주의적 자존감을 앞세워 외래어 라틴어 프랑스어 등을 안 썼다면 그로 인하여 영어를 드높인
게 아니라 오히려 영어를 답보상태에 빠뜨렸을 것입니다. 셰익스피어는 반대로 자유로이 외래어 라틴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등등 수 많은 외래적 요소를 도입해서 정말 종횡무진 현대 영어 원어민들이 느끼기에도 어지러울 정도로 언어적 실험을 과감하게 시행했고, 영국의 연극 관객인 대중들은 영어를 가지고 그토록 자유자재로 혼합적 요소를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열광했습니다. 비로소 영어가 초스러움을 탈피하고, 대륙의 어느 문화어 못지 않은 다채로움을 갖추었다고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오죽하면 셰익스피어와 무슨 식민지 땅덩어리를 바꾸자고 해도 못 하겠다는 대단한 자부심을 영국 왕이 선언했다고 하지요? 우물 안의 개구리로 남기를 선택하는 것도 역시 지능의 척도가 되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선택으로 미래의 한국어가 발전
이 더뎌졌거나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오늘의 고유어를 고집하는 순수주의자들은 이에 대한 도의적 문화적 사회적 과학적 책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오늘의 선택은 미래의 우리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초스러움 > 촌스러움; 무슨 식민지 땅덩어리를 > 인도를; 식민지에서 해방되어 > 구 서구열강의 식민-신탁 통치에서 해방되어
언어 문학 문화 과학 예술 철학 역사 공학 등의 분야에서 대략이나마 프랑스, 에스빠냐, 도이칠란트 정도 되면서 고유어주의를 주장한다면 또 토론 세부사항이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대략 무식 무교양 무례한 인간들이 아무리 그들의 잔 머리를 모아서 이것도 평등사회라고 한 머리로 인정해 달라 큰소리로 요구하기 시작하면 바로 그리스인 철학자들이 경계한 중우의 지배 -- 일종의 오늘날 빨갱이 사회같은 웃기는 대학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이죠. 그러나 과연 대한민국이 웃기는 대학 수준으로밖에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일까요? 이점에 대하여 저는 다리 짧은 주제에 181cm 중학교 유도부에서 운동을 했던 특전사 부사관 출신이라 허풍 까는 난쟁이 개구리의 졸병들을 향해 그냥 웃습니다. 하하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