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실01
「명사」
「1」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맡은 바 책임.
【<<구의실/구위실<그위실(官職)<영가>←그위+실】
그위-실
「명사」『옛말』
공직02. 관직01.
그윗-일
「명사」『옛말』
‘공무02(公務)’의 옛말.
그위
「명사」『옛말』
‘관청01(官廳)’의 옛말.
-실15「접사」『옛말』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靜이 아 사오나온 그위실 因야 接足을 親히 받오니≪영가 서:13≫/王 裒이 슬허 그위실 아니 고 글 치고 이셔≪삼강 효:15≫.
일01[일ː]
「명사」
「1」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 또는 그 활동의 대상.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ㅁ로 나오는 글자는 옛한글이라 여기에서는 지원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구실이 \'그위실\' 또는 \'그윗일\'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그위실\'이 \'그윗일\'의 연철 표기라고 보면 두 단어는 똑같은 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위\'의 어원을 찾다가 아래 글을 발견했다.
‘그위’는 ‘그+우(웋)+이’로 이루어진 낱말로 풀이할 수 있다. ‘그+우+이/그+웋+이’에서 ‘그’는 ‘이’와 ‘저’의 상대어인 ‘그’, ‘우(웋)’는 ‘아래’의 상대어인 ‘우/웋’, ‘이’는 명사형으로 만드는 토씨인 ‘이’를 나타낸다. ‘그우히’가 ‘그우이’로 변화하고, 다시 ‘그위’로 변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우+이’서 명사형 토씨인 ‘이’를 빼고, ‘그우’만을 갖고서 ‘그우실’, ‘그우실ㅎ·다’로 쓰기도 하였다. 위의 책, <옛말과 이두> 편 ‘그위’ 및 ‘그우실’, 그우실ㅎ·(아래아)다‘와 연관된 항목 참조. 그리고 이와 비슷한 예는 몇 살을 가리키는 ‘나이’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 ‘나이’는 본디 ‘낳+이’로 이루어진 낱말로서 ‘나+히’의 단계를 거쳐 ‘나+이’ 또는 ‘나’로 쓰이게 되었다.
정신문화연구 2008 겨울호 제31권 제4호(통권 113호), 최봉영, <한국인에게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중에서
이 사람은 \"그위\"가 \'그(대명사, \'그곳, 그것, 거기\'의 의미)+위(명사, \'아래\'의 반의어)\'의 합성어로 태어났을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그렇다면 원래 \'그위\'는 \"그 위쪽\" 즉 민중들의 삶보다 높은 곳(기관)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관리)을 가리키는 명사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다가 점점 중세 문헌에도 나타나듯이 \'관청\'의 의미로 바뀌어 갔고, 마침내 \'그위실\'이라는 단어까지 파생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그위실\"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나는 당연히 \'그위\'라는 어근과 \'일\'이라는 어근이 만나서 생긴 합성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미 중세국어 문헌을 보다가 \'그위\'라는 단어를 만난 적이 있었고 \'일\'처럼 구조가 단순한 단어는 현대국어와 똑같은 형태로 존재했을 것이라는 느낌에서였다(아래아가 포함되거나 원순모음화, 구개음화 등 통시적 음운 변화를 당할 환경에 있는 단어가 아니므로).
그런데 오늘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위+일\"에는 ㅅ이 없다는 게 눈에 띄었다. 그래서 ㅅ이 첨가되었다는 것은 곧 사잇소리 현상이라 여기고 \"그위+ㅅ+일\"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봤다. 만약 이 순서가 맞다면 왜 [그윈닐]이 아니라 [그위실]이 되는 것일까? 현대국어에서 저와 같은 환경에서는 [그윈닐]로 소리가 나야 정상인데 중세국어에서는 이와는 다른 법칙이 존재했던 건가? 현대국어의 \'뒷일\'이라는 단어는 분명히 \'뒤+일\'인데 사잇소리가 들어가도 [뒤실]로 발음되는 게 아니라 [뒨닐]로 발음된다. *1)
분명히 저기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그윗일\'의 형태소를 \'그윗-일\'로 나누어 놓은 듯한데, 어째서 그 표면형이 [그위실]로 나타나는 것인지 나는 아직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같은 사전에서도 \'그윗일\'과 \'그위실\'을 따로 두어 \'그윗-일\'과 \'그위-실\'을 다르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위에 첨부한 접미사 \'-실\'의 용례도 아마 \'그위실\' 뿐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일\'의 의미와 똑같은 \'-실\'이 포함된 단어가 있다면(있었다면) 큰 문제가 없겠는데 정말로 \'그위실\' 뿐이라면 \'-실\'은 중세국어에서 찾기 힘든, 파생접미사로서의 유일형태소가 된다.
*1) 표준 발음법 제 30항 : 사이시옷이 붙는 단어는 다음과 같이 발음한다.
3. 사이시옷 뒤에 \'이\'소리가 결합되는 경우에는 [ ]으로 발음한다.
| 베갯잇[베갣닏→베갠닏] | 깻잎[깯입→깬닙] | ||
| 나뭇잎[나묻입→나문닙] | 도리깻열[도리깯녈→도리깬녈] | ||
| 뒷윷[뒫:뉻→뒨:뉻] |
한글 맞춤법 제 30항 : 사이시옷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받치어 적는다.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도리깻열 뒷윷 두렛일 뒷일 뒷입맛
베갯잇 욧잇 깻잎 나뭇잎 댓잎
억지로 끼워맞추지 마라
사전에 저렇게 나와 있다는데 본문은 읽어보고 하는 소리냐...
흥미로운 소재임은 분명합니다. 한자 세(稅)인가 세(歲)에 구실 세 라는 조선조 훈이 있었던 듯 기억합니다. 만약 위글에서 인용된 논문 저자의 논리가 작위적인 해석이라는 느낌 있었다면 (어느 정도 실망스러운 점으로 느끼는데) 너무나도 현대적이고 합리적이어서, 고졸한 고한국어의 맛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그/저 의 한국 고유어적 느낌은 현대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자만, 더 거슬러 올라가서도 과연 그 한국성이라는 우리의 느낌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한자어 중 가까울 이(爾), 그 기(其), 이 저(這) 라는 지시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약 이 의심을 조금이라도 인정한다면, 보다 고졸하면서도 순수한 고한국어적 요소를 구실 <구의실/그위실 에서 추출하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이
있는 것이죠. 그래도 질문 제기로서 충분히 훌륭한 소재거리라고 봅니다. 구실 세, 벼슬과 함계 더 알고 싶군요. 아울러서 좀 오래 되기는 했지만, 고대 한국사에서 관청의 고형을 유지한 전통 향촌의 공청 회의소로서의 모정(茅亭)을 심도 있게 추구했던 이병도 박사의 <고대남당고(古代南堂考) - 원시집회소와 남당> (수정판 한국고대사연구. 서울. 1985. pp. 613-642) 를 자세히 뜯어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켜주는 글로서 소중한 문제제기라고 봅니다.
그위의 어원이 뭔지도 궁금하지만 사실 그위 + 일 에 어째서 ㅅ 소리가 나는지가 더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