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한국이 정말 특이한 거다.

예전부터 반도의 나라들과 열도의 나라들은 한자의 사용은 물론이고 중국의 문법을 사용하여 많은 말들을 표현해 왔는데,

이제 수많은 날들이 지나고 오로지 한국과 북한만이 한자를 철폐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본인이 일본어를 좀 하는 바, 여느 한국인보다는 한자를 잘 알기 때문에 생긴 재미있는 현상이 있는데,

대만이나 홍콩의 신문들이 어렴풋이 나마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막힘없이 술술은 아니지만 어떤 요지를 가지고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는 상당히 잘 파악할 수 있다.

자, 그럼, 생각을 해보자.

중국에는 수많은 방언 및 지역어들이 있다. 서로 통하지도 않고, 하지만, 결론적으로 필담, 즉 문어체로는 하나로 연결된다. 중국어(문어).

서로 말은 안통하지만 같은 신문을 읽고 같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사소한 문어에서의 차이는 논외로 두고)

분명히 중국인 역시 일본신문을 읽을 시에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느 정도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보면 실상 \"중국어\"가 필담으로서 어떠한 동아시아 문명의 총체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 않나?

감히, 일본어도 아주 초광역정의로써 중국의 지역어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말은 안 통하지만 필담이 통하는 언어는 중국어의 우산아래 옹기종기 모여있지 않은가?

하지만, 중국인이고 일본인이고 대만인이고 홍콩인이고 한국신문을 보면 그냥 게임 오버다.

왜냐, 한자가 없다.

따라서,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더욱 특이하게 문화가 발전하는 것 같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왠지 소리어인 영어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것 같기도 하고.

이건 확실히 증명할 수 없지만, 홍콩, 대만, 일본 애들한테 느껴지는 뭔가 지들끼리 정서적 동질감 비슷한 게 항상 있다. 물론 내 주관이지만.

분명히 한자문화권의 무슨 비밀이 있을 거라고 본다. 그냥 하여튼 얘네들은 한자에 무지 익숙하다.

지금 막말로 홍콩/대만, 일본 애들 한테 서로 신문 읽어보라고 하면 무슨 말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대충 알아맞출 수 있다.

한국신문 걔네들 아무도 못알아맞추고, 한자교육을 받지 않은 한국인은 일본, 대만/홍콩의 텍스트를 전혀 감조차 잡을 수 없다.

우리는 동아시아에서 외톨이야 외톨이야.

근데 우리가 다시 한자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비효율적이다. 일본도 외래어사용으로 탈한자화하고 있는데, 그 흐름을 바꿀 수 없다고 본다.

결국 내 어수선한 결론은 한자를 배제한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며, 또한 장래에 소리어인 영어의 영향을 더욱더 받게 될 것이다.

한국의 한글전용은 수십세기에 걸친 중국문명으로부터 서서히 독립하기 시작한 의미있는 첫걸음이 아닐까?

어쨌든 한글전용으로 인해 우리나라문화는 동아시아의 한자문화권에서 크게 방향을 틀어 독자적인 가지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본다.

요즘들어 이 독립의 힘을 느끼는 것은 한자어 역시 표음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 \"제일 -> 젤\" \"복불복 -> 복골복\" \"역할 -> 역활\" 물론, 이 모두 국어사용의 잘못된 예 이지만, 많은 이들이 큰 불편없이 이것으로 소통하고 있고 언젠가는 한자어유래의 우리말로 바뀔지도 모른다. 귀엽다의 유래는 원래 한자어 귀애하다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귀엽다라고 우리말화 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