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도: 남성이 주도하는 횡포로 가득한 세상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벗과 함께 태고의 그랜드캐년 속으로 뛰어들기를 택하는 텔마와 루이즈 끝 장면>

대학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연배의 인간이 갑자기 어느날 내 관상을 보더니
\"그대는 천 길 낭떠러지 위에서 천 길 아래의 암반으로 떨어지려 하고 있다.\"
요청하지 않은 점괘를 불러 주길래, 이 사람이 신비주의에 빠진 것을 알아챘다.
그날로 인연을 끊었다. 미신 신봉자가 자연과학대9학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

영어 표현 중에 진퇴양난과 비슷한 뜻의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곤경을 between a rock and a solid place 라 한다.
재미난 표현이다. 가령 1과 1 사이의 숫자의 집합은 공집합이므로, 움직여야 하긴 하는데, 실제로는 꼼짝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암반이라는 낱말을 거쳐 이 표현을 들으면, 그 도 닦던 사이비 과학도 선배 얼굴이 떠오른다.
갈 가다가 낯선 사람이, \'같이 도 닦으시겠어요?\' 물어오면, 나는 아직 선택의 여지가 있을 동안 황급히 달아나 나의 자유도를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