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을 읽을 때에 문맥을 밝히기 위하여 한문의 구두 사이에 들어가는 우리말. 토(吐)라고도 한다. 예컨대 “國之語音이 異乎中國@[ㅎㆍ]야 與文字로 不相流通@[ㅎㆍㄹ]@[ㅆㆍㅣ]”(훈민정음)에 쓰인 ‘이, @[ㅎㆍ]야, 로, @[ㅎㆍㄹ]@[ㅆㆍㅣ]’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조사이거나 ‘하다, 이다’의 활용어이다. 한문에 구결을 넣는 일을 ‘구결을 달다, 토를 달다, 현토(懸吐)하다, 현결(懸訣)하다’ 라고 한다. 한문을 이해하려면 구결을 정확히 달아야 하기 때문에 옛날 한문의 학습에는 구결을 중시하였다. 구결은 한문을 읽을 때에만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초학자를 위한 학습서에는 행간에 표기하여 인쇄하거나 붓으로 써 넣었다. 표기는 한글이나 이두와 같이 차용(借用)한 한자로 하였는데, 행간에 작은 글씨로 쓰기 때문에 차용한 한자는 획수를 최소한으로 줄인 약자로 표시되었다. ‘爲古(하고), 是羅(이라)’를 ‘??, ??’로 줄인다. 이러한 약자가 구결 표기에서 광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구결문자라고도 하며, 일본 문자 katakana의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는 설이 있다. 구결은 음으로 읽는 한문의 구두(句讀) 자리에 들어가는 것이나, 1974년에 발견된 《구역인왕경 舊譯仁王經》의 낙장과 그 뒤로 알려진 고려시대 불경은 구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기하였다. 이들 자료에는 15세기 이후의 문헌에 보이는 구결과 비슷하게 한문의 행간에 약자로 표기된 묵서(墨書)가 나타나나, 그 묵서가 행의 왼쪽에도 나타나고 한문의 거의 모든 한자에 표기되며, 한자가 아닌 점 표시도 나타남이 특이하다. 검토에 따르면 이들 묵서는 원전인 한문을 국어로 새겨서, 다시 말하면 번역하여 읽는 것 곧 훈독(訓讀)을 지시한다. 그리하여 한문을 음으로 읽으면서 삽입하는 구결을 음독구결(音讀口訣), 고려시대 불경에 나타난 묵서와 같이 한문을 새겨 읽도록 지시하는 구결을 훈독구결(訓讀口訣) 또는 석독구결(釋讀口訣)이라 하여 구별한다. 구결과 토의 어원에 대하여는 아직 정설이 없다. 구결은 스승이 제자에게 직접 입으로 전달하는 비결을 뜻하는 한자어 ‘구수전결(口授傳訣)’의 준말이라는 견해와, 조사를 뜻하는 고유어 ‘입겿’의 이두식 표기로 보는 견해가 제기되어 있다. 토는 구절이나 문장이 끊어지는 곳을 뜻하는 한자어 ‘구두(句讀)’의 두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추정이 있다. 이두 또는 이토(吏吐)가 이문(吏文)에 들어가는 구결의 성격인 점, 또 토가 들어가는 곳이 구두 자리인 점에서 그 추정은 개연성이 있다. 다만 훈독구결은 구두 이하에서도 나타나는 사실이 설명하기 어렵다. 구결의 발생에 대하여는 증빙자료가 없으므로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한문이 수입된 초기에는 오늘날 영어문장과 같이 중국어의 한자음대로 읽는 문자 그대로의 음독을 하면서, 한편 당시의 국어로 번역하여 이해하였을 것이다. 이것이 되풀이되면서 한자마다 그 의미에 해당하는 국어의 새김인 훈과, 우리나라의 독특한 한자음이 교정되었을 것이고, 여기에서 한자를 훈으로 읽되 숙어를 이루는 한자는 독음으로 읽으면서 필요한 조사나 활용어미를 보충하여 한문 전체를 국어의 문장으로 읽는 방식이 생긴 것으로 생각된다. 이 독법은 《구역인왕경》 등 고려시대 불경의 묵서가 보여준다. 다시 말하면 훈독구결이 보이는 독법이다. 시기를 명확히 할 수는 없으나 당시의 한문 독법은 우리나라 한자음으로만 읽는 방식과 훈독구결에 따라 읽는 방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한문이 보급되고 그 독해력이 커지면서 음독되는 한문의 구절 사이에 훈독할 때의 조사나 어미를 삽입하는 새로운 독법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 독법을 지시하는 구결이 흔히 말하는 구결이며, 훈독구결과 구별하여 음독구결이라 하는 것이다. 구결을 넣어서 읽는 새로운 음독은 구결 없이 읽던 그전의 음독에 훈독이 가미되어 생겨난 독법인데, 이 독법이 생겨나자 훈독도 쇠퇴하게 되어 훈독구결도 점차 사라지고 음독구결만 남게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음독과 훈독은 중국에서 한문을 수입한 민족은 모두 가질 수 있겠지만, 구결을 넣어서 읽는 음독은 우리나라만 가진 독창적인 독법이다. 구결 표기에 사용된 글자는 한글과 차용한 한자 중의 하나인데, 묵서로 된 구결은 아주 드물지만 한자와 한글이 혼용되어 표기되는 일이 있다. 예컨대 한자로 구결이 표기된 《육조법보단경 六祖法寶壇經》(1492년판,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에 ‘爲舍@[ㅁㆍ]奴’(@[ㅎㆍ]샤@[ㅁㆍ]로) 등이 나타는데, 한자로 적절하게 표기되지 못하는 음절이 한글로 표기되었다. 한글로 표기된 자료는 《훈민정음(언해)》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언해서에 나타난다. 이들 자료의 한글은 언해문의 한글과 똑같은 용법이지만 차이점도 있다. 예컨대 각자병서는 언해문의 경우 간경도감의 후기 언해서부터 나타나지 않으나, 구결 표기에서는 간경도감 최초의 언해서인 《능엄경언해 楞嚴經諺解》에서도 대개의 예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한자로 표기된 자료는 고려시대 불경으로부터 19세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구결 표기의 한자는 향가나 이두의 그것과 구별되어 원칙적으로 음절 단위의 음독자 중심으로 된다. 그리하여 한 음절은 음독되는 한자 한 글자로 표기되는데, 국어의 복잡한 음절구조로 둘 또는 세 글자로 한 음절이 표기되기도 한다. (예: 爲隱(@[ㅎㆍㄴ]), 叱月隱(@[ㅼㆍㄴ]), 亦是隱(옌)) 등. 그러나 한자 한글자가 두 음절 이상을 표기한 예는 없다. 구결 표기에 사용된 한자는 위의 원칙에 따라 정연하게 사용되지만, 표기 전통에 따른 표기의 차이와 국어와 한자음의 어긋남에서 오는 불완전한 표기라는 두가지 문제점이 있다. 유교 경전에서 ‘巨·里·時·衣·何’로 표기된 음절이 불경에서는 ‘去·利·示·矣·下’로 표기되는데, 이는 유가와 불가의 구결 표기, 전통이 다른 데에 말미암는다. 국어의 복잡한 음절구조로 말미암아 음독자가 주로 사용된 한자에 의한 구결 표기는 불완전하고 암시적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매개모음을 무시하고 체언 말음이 모음이냐 자음이냐에 따라 다른 형태인 조사 ‘으로/로, 을/ㄹ’이 ‘奴, 乙’의 한 글자로 표기되고, 음절 두음 포이 무시된 ‘是多(@[ㆁㅣ]다)’ 등의 표기가 나타난 것 등이다. 아무리 한자를 차용하더라도 국어의 표기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이러한 사실이 한글 창제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ㅡ안병희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