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는 "니가 그랬잖아"의 예에서 볼 수 있듯 2인칭 (비존칭)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 알다시피, "니"는 "네"의 잘못이다. 잘못된 말이지만, 실제 대화 상황에선 이미 "니"는 "네"를 완전히 대치한 듯하고, 문자의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그렇게 된 것은 경기방언에서 애/에의 구분이 붕괴됨에 따라 "네"가 1인칭 대명사 "내"와 구별될 방법이 없어졌다는 데 있다. 몇몇 사람은 자기는 애/에를 구별할 수 있다고 주장(자랑)하지만... 그건 틀린 논리다. 한국인도 주의하면 f, v 발음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그것이 의미 있는 현대 한국어 음운이 되는 건 아니다. 차라리 현실을 인정하고 "니"를 과감하게 쓰는 게 어떨까? 물론 모두가 과감하게 쓰고 있다... 말로는. 내 말은 글자로도, 책에서도 잘 쓰자는 얘기다. ("니"가 원래 맞는 거 아닌가요?라고 한다면 낭패-_-) 전에는 대중가요에서 "니"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혐오감이 일었었는데 이젠 내가 양보하기로 했다. 가요 프로그램 보면 아예 노골적으로 "니"라고 적는다.  말은 "니"라고 하지만 적기는 "네"로 하는 우리 모두의 가식적 품위 유지의 노력조차 찾아볼 길 없다. 그게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 있는 그대로 쓰는 것뿐인데. 과연 장차 다시 "네"로 돌아갈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모르겠다. 솔직히 내/네는 경기방언에서 애/에 발음의 구분이 유지되었다 하더라도 위태로워 보인다. 혼란의 방지를 위해서 "니"를 인위적으로 만들자는 운동이 있었다면 참신한 발상으로 지식인들의 지지를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니"가 사전에 오르면 안 될 까닭이라도 있을까? 따지고 보면 "내"도, "네"도 1인칭 대명사로 사전에 올라 있지만, 잘못된 말이다. 나/너에 주격 조사 "이"가 붙은 형태인데, 또 주격 조사 "가"를 붙여서 쓰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전도 그 점이 민망했는지 내/네는 '주격 조사 "가" 앞에서만 쓰이는 나/너의 특수형'이라고 해놓았다. 특수형은 무슨 개뿔. "가"가 침투하면서 생긴 혼란의 전형일 뿐이다. '내/네'가 '나/너'에 주격 조사가 결합된 형태라는 것은, '내/네'가 절대로 목적격 조사 을/를 앞에 올 수 없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뿌리가 언어 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너의 구별은 완전하다... 나를 너로 잘못 들을 여지가 없다. 하지만 내/네라는 변종의 발생은 그 구별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애/에의 구별이 붕괴되었다... 그렇다면 '니'의 출현은 거의 필연이다. 하여튼... 결론 1. '니'라는 말을 굳이 경원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2. 이미 공식화된 것을 공식화시켜라. 3. '내/네'도 사전에 올라와 있다면 '니'도 올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