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시 '길'에 과연 항일적 의지가 있는지.
아기시인(221.145)
2004-12-0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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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작년 크리스마스 때 어머니에게 선물로 받은 표준국어대사전.
'국어연구원'이라고 이름을 썼는데,
그냥 제가 다른 곳에서도 쓰던 이름으로 쓰렵니다;
이게 편해서요.
다음은 윤동주의 시 '길'의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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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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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윤동주 시집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를 읽던 중,
이 시를 읽고 한시간 가량 멍하니 있었던 생각이 납니다.
윤동주의 시선이 느껴지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갔지만, 머리속으로는 천천히 그려지는 영상.
'하늘은 부끄럽게 푸'르다는 내용의 5연이 참 감명깊었습니다.
그런데, 가을에
수능 대비를 해주시던 선생님이 이 시를 설명하시며
3연의 '쇠문'을 통해서 항일 의지를 찾을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담 안쪽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것이 '조국 광복에의 의지'라면서.
저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자아가 담 안쪽에 있고
쇠문이라는 것은 이상을 가로막는 일종의 '현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만….
궁금합니다.
시문학이라는 것이 다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 시를 항일적인 내용이라고까지 볼 수 있는지가….
우리도 그렇게 배웠습니다만...그저 다의적인 해석중의 하나라고 알아야지요.더군다나 수능대비라면 그건 교육적인 상황이니 (교사는 자신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런 견해는 학회같은 데서나 발표할 일이고 중고교교육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정립된 견해를 가르쳐야하니 더욱 그 한계가 있다고해야지요.)^^
시인이 덕수궁돌담길이라도 걸었던 같은 상황인데.위의 게시물 덧글을 미루어 생각해 보면 ,그 선생님은 시가 씌여진 시대적 배경과 윤동주의 삶을 고려한 역사적해석,전기적인 해석을 주로한 듯이 보이군요.그런데 아기시인님은 아마 그 돌담길을 걷다보면,굳게 닫힌 철제대문이 보이는 것은 뻔한 이치이고,그렇게 닫힌 그 곳에서 폐쇄 ,단절과 그런 것에서 얻어 지는 애상이랄까 그런 메타포를 얻어 내는게 당연하지 어떻게 갑자기 그 문을 활짝 열어 젖힌다는 식의 항일이 나오느냐?라고 반문 하는 듯한데...그게 시를 읽는 재미라 할 수도...^^
흐음-_-; 역시 '대한민국 수능대비 고등학교 과정'의 일부라 어쩔 수 없다는 건가요;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길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에서 주어는 담이고,목적어는 쇠문이며,또한 담이 쇠문 마저 굳게 닫고 자신의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했소...그러니 쇠문 자체는 담에 종속되어 있음이 분명한데,무슨 항일이냐!이거지요?
아무리 시대적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항'일이라고 하기는 좀... 그냥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 정도?
윤동주님의 시는 언제나 고뇌와 반성만하다 시간보내고 또 그걸 반성하다 시간보내고 그렇다고 강남메가스터디 학원 해오름 이X상이 그랬소이다
이야기 톤으로 볼때,울음이 배어 있는 저음 같은데,돌들이 끊임없이 이어진 돌담길에서,돌과 돌이 이어진 상황은 아마 강변에가서 흔히 보는 돌이 마구 널브러진 상황과는 분명 틀릴 텐데,그 돌이 담으로 이어진 상황과 그 돌담이 쇠문마저 돌처럼 굳게 이어버린 상황의 길...그런데 뭘 잃어서 그 돌담에 와서 그 이어진 돌하나에 이티처럼 손을대고 눈물 흘린다고 하고 있소.그리고 그 돌담길의 상황이 그야 말로 돌길인 듯,풀한 포기 없는 길이라 하였소.돌이 주는 떡딱함이 이어진 담이라는 것에 내포됨으로서 무기물이 살아 있는 듯한 유기물로 변하고 있고,담을 경계로하여 자신의 정체성은 저 쪽에 남아 있다라고 한 부분들이 보이오만...^^
음... 문학주제도 언어라 볼 수 있는지 난감;;; 사실 문학과 언어학 사이에는 스틱스 강물이 흐른다고 봐도 좋을 지경이외다;; 그나저나 저 표준국어대사전은 어딜 가도 사람들이 불만스러워 하더구료.
일단 소햏도 무조건 항일적으로 봐야하는지에는 의구심을 품고 있소.
그 정체성을 찾아서 주머니를 두손이 더듬고 온 몸전체는 돌담을 더듬어가고...그럼에도 영 낯선 길인 듯 풀한포기 없고,찾는 자아는 담 저쪽에 있고...이상의 박제된 천재를 아시오 하는 듯한...^^
내가 사는 것은...잃은 것은 찾는 까닭입니다라고 직설하니 그 선생님은 아마 신이나서 항일마따카이 했을 거라 사료되오.우린 다의성을 가진 시이니 그저 항일도 해석의 하나라고만 알고 있는데...^^
sung // 예, 제가 보기에도 그저 '식민지 하에서의 지식인으로써의 고뇌'이정도인데 자꾸만 '소극적 항일 의지'라고 선생님이 해주셔서요. 결국 그날 선생님하고 대판 싸우고 태도점수 깎여서 수행평가 C나왔죠-_-
孤藍居士 // 아, 하지만 언갤 외에는 올릴만한 곳이 없어서 ^^; 고시갤에 올리기에는 -_ -; 그쪽은 무작정 태클이 많이 들어와서요. -_-; 표준국어대사전 보면, 한글 2002에 있는 '한컴사전'과 토씨 하나까지 똑같은게 많답니다;
주제도 언어라 볼 수 있는지 난감? 문학속의 언어들을 골라 언어학이 연구하는 것은 우짜고?허허허,언어란 무엇이다라고 너무 고정틀에 맡기면 정말 포커스가 좁아져 나중에는 아무 것도 안보이게 될 수도 있소.^^
시나 문학 그런 것 보다,컴퓨터언어나 뭐 그런 것이 득세해서 게시물들이 줄줄이 올라 올 줄 알았는데...언갤이,이상하게 해석이나,뭐 그런 고전적이라 할까 그런 것에 머무는 것 같아 영 재미 없소.^^
그 지식인의 고뇌를 소극적 항일 의지로 연결시켜 볼 수 있지 않겠소?? 소햏 경험인데, 시같은 거는 수능공부할때 나오는 정보를 토대로 자신이 멋대로 해석해서 이해만 하면 다 되더구랴. 즉, 알기만 하면 되더라.. 이말이오 -.-
단지 귀햏이 시를 즐기는 햏의 입장이라면 기존 대세가 되는 해석에 한번쯤은 옹골차게 의문을 가져봐야 마땅할듯 하오. 허나 그 당시 귀햏은 수능준비하는 학생이었으니....수능이 다른 어타 공공에서 주최하는 시험(..공무원 시험 함 쳐보시오..완전히 무식하게 외우는 방식;;)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사고와 이해를 요구하는 시험이긴 하나 좋은 점수 맞을려면 언어영역(특히나 문학부분)은 그져 '가르쳐준대로' 배우는길이 살길...;;; 소햏도 고3떄 언어영역은 불만 많았다오~~
소위 패러다임...틀 안에 가둬놓고 작품을 생각하니 나오는 패단일듯...분명 '일제시대'가 상당히 특수한 기간이긴 하였으나 역시 인간 살던 시대요. 농사짓던 인간은 농사짓고(소작 해 먹기가 배로 빡세 졌겠지만;;) 도시에서 상공업 하던인간은 하고...결국 갑남을녀의 삶은 구한말에서 일제시대로 간다고 확 변하는게 아니고 연장선상에 있을뿐. 허나 보시오. 만약 어느 햏이 귀햏들에게 "너네 할부지는 일제때 머했냐?"라고 묻는다면 그 질문은 '앞잡이냐,독립투사냐?'라는 뉘앙스가 상당히 내포될게요. '일제시대'란 시대를 무의식중에 유구장창 흐르는 역사의 한 부분으로 보는 보편성이 배제된채 그 시대만의 특수성만으로 바라보기 떄문이라보오~만약 소햏이 '판타지 세계에서 살고 싶다'라 뇌까리면 대부분이 '전사할꺼냐,법사할꺼
만약 소햏이 '판타지 세계에서 살고 싶다'라 뇌까리면 대부분이 '전사할꺼냐,법사할꺼냐'하고 물을게요. 근데 실상은 판타지 세계에서 농사짓고 살려고 가고 싶다하는걸수도 있쟎겠쏘?(..가능성은 희박치만;;) 근데 소햏이 왜 이런 말을 하는가? 그 처럼 특정 시대를 '보편성'을 배제한체 '특수성'만으로 관찰하니까 일제시대의 지식인을 '독립투사'혹은 '앞잡이'로 분류하고 일제시대의 문학작품에 주제는 '황국찬양'아니면 '항일의지'가 되 버리는게요. 아마 일제 떄 시인중 유일하게 그런측면에서 가치중립적으로 인정받는 인물은 이상뿐인듯...항일의지에 주제로 시를 쓰는건 좋지만 꼭 그 당시 시인이라고 그 주제만으로 쓴다는 생각으 버리는게...;;
다이빙스톤 // -_-; 으음, 닉네임만으로도 단지 수능때문에 시공부 하지는 않을거라는 이미지가 풍기지 않나요?; 커서 작가 겸업할겁니다- ^^:
연구하는 데 전념하는 선생님의 강의 같은 거, 입시 끝나면 서둘러 잊어버릴 일 아닌가요?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치고 나중에 피나 살이 되는 것 없는 듯....
위햏말이 맞는듯하오. 차라리 수능이후에 오랫동안 기억해야할건 오히려 샘들이 수업중 짜투리 시간에 종종해주는 이야기(보통 주목적은 결국 "기상!"이지만...;;)들 있쟌소. 그 이야기들이야말로 갑진 것. 입시문제에 대한 설명 할때는 목적이 애초에 명확히 따로 있기에 거기에는 샘들의 인생철학이나 사상 감상 등은 철저히 배제되 있소. 그건글코 축하하오. 작가를 겸업할거라면...작가를 겸한 샐러리맨 정도? 소햏 경우에는 만화가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스님도 진지하게 생각해봤는데 현재로써는 '심심할때 만화그리며 시간 때우고 더 심심할땐 철학적 사유하며 시간 때우는 샐러리맨 혹은 공무원이 목표요. 부디 꿈 이루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