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가다 역사적인 논증을 단어의 비교로 하는 햏자들을 찾아 볼 수 있소. 그 중에서 서로 다른 언어에 유사한 단어가 나타날 시, 앞 뒤 문맥을 가리지 않고 흥분하면서 두 언어를 너무 쉽게 연결지어버리는 태도를 간간히 볼 수 있는데, 이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오. 오늘은 현대 언어학에서 서로 다른 언어들의 단어를 비교하는 세 가지 시각에 대하여 소개하려 하오. 그 세가지 시각이란, 동원사, 차용어, 그리고 우합(우연의 일치)이오. 1) 동원사(同源辭) 동원사란, 계통과 그 소속이 같은 언어 사이에 나타나는 유사한 단어들의 관계를 지칭하오. 현대 언어학의 방법론상, 서로 다른 언어의 계통을 동일하게 보려면, 문화적인 교류관계로는 쉽사리 바뀌지 않는 이른바 '기본단어'들의 유사성을 전제로 하오. 이러한 비교연구가 처음으로 이루어진 것은 역시나 인도-유럽어인데, 이를 통하여 인도-유럽어족이라는 계통이 학문상으로 상정되기에 이르오. 다음과 같은 관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소이다. 아버지 pitar(범어) - pater(라틴어) - father(영어) 셋       trayas - tres - three 남형제 bhratar - frater - brother 이 외에도 상당한 수의 기본단어에서 유사한 단어들이 나타났는데, 이로써 산스크리트어, 라틴어, 영어가 한 뿌리였음이 밝혀졌소. 그러나, 유사한 기본단어들의 존재만으로는 동원사임을 완전히 밝힐 수 없소이다. 음운대응법칙이 성립되어야 하오. 위에서 제시된 단어들의 첫 자음들은 각각 p-p-f, t-t-th, bh-f-b와 같은 대응을 하는데, 이러한 대응은 비단 저 세 단어 뿐만 아니라, 다른 단어에서도 규칙적으로 나타나고 있소. 이것이 인도-유럽어의 음운대응 법칙인 '그림의 법칙'이오. 이러한 연구방식은 인도-유럽어 뿐만이 아니라 기타 다른 어족을 설정하고 연구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소이다.(물론 초기의 연구방식에 대하여는 요즘 비판이 거센 편이긴 하오) 2) 차용어 위의 동원사와는 달리, 계통이 다른 언어끼리 단어를 교환한(혹은 분화된 이후에 교환한) 경우를 '차용어'관계라 하오. 비근한 것으로는 현대 한국어의 수많은 영어 차용어를 들 수 있소이다. 이러한 차용어는 주로 '비 기본단어'에 사용되거나, 설사 기본단어에 해당하는 의미로 쓰인다 하더라도 많은 경우, 그 지위가 제한적인 것에 특징이 있소. 차용어 관계는 주로 주고받는 언어간의 위상차에 큰 영향을 받는데, 주로 위상이 높은 언어에서 낮은 언어로 많이 흘러가오이다. 가령, 유럽에서는 라틴어, 프랑스어가 전통적으로 위상이 높은 언어에 속하고,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어가 전통적으로 위상이 높은 언어에 속하였소. 다음의 경우는 그 차용관계가 비교적 명확한 것에 속하오. ㆍjəm ŋjak(音樂: 중고 중국어) -> 음악(한국어), oNgaku(일본어) centra(라틴어) -> centre/center(영어) kabas(불어->네덜란드어) -> kabaN(일본어) -> 가방(한국어) 그러나 모든 경우에 차용관계가 명확한 것은 아니오. 계통이 다른 여러 언어가 같은 단어를 가지고 있을 경우, 그 단어의 기원이 어느 쪽에 있는지 도저히 알아낼 수 없는 경우가 있소. 어금니 牙(ŋrag: 상고 중국어 > ŋa: 중고 중국어), ŋa(원시 타이어), ngà(베트남어), ngəla(바흐나르어) 이들 언어는 계통이 명확하게 연결되어있지 않은 별개의 언어들로서, 이 단어는 동원사이기 보다는 차용관계인 듯 하나, 현재로서는 어느 언어의 것이 먼저인지 알 수 없는 것이오. 3) 우합(우연의 일치) 세계 언어들 중에는 유사한 단어들이 많이 보이오. 다음과 같은 경우는 너무도 흔하여 그 예를 일일이 열거하기도 함들 지경이오. papa(영어) - 爸爸(baba: 중국어) - abba(히브리어) - 아빠(한국어) 이들 단어들은 하나같이 양순파열음과 모음 a로 구성된 단어들이오. 그러나, 이와 같은 단어는 동원사로도, 그렇다고 차용어로도 이해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오. 왜냐하면 양순파열음과 모음 a는 인간이 발성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음소로서, 위의 네 언어는 물론이요, 세계의 거의 모든 언어의 유아어에서 보이는 것들이오. 이러한 것은 인류 발성의 보편성에서 이해해야지, 언어의 계통적 관계로는 해석할 수 없소이다. 또한 다음과 같은 경우도 발견되오. なめえ(일본 도쿄방언) - name(영어) 麻立干(신라어) - malik(튀르크어: 제왕) 전자로 두 언어의 연관을 주장한 것은 메이지 초기에 일본 학자들에 의하여 제기되었던 학설이오만, 물론 아무런 근거가 없소이다. 도쿄방언의 namee란, namae(名前)의 음 변화로서, 이는 na+mae(<mafe)의 두 형태소로 분리되는 단어이오. 반면 영어의 name은 고대 영어(서기 9세기 전후)의 nama에서 왔으며, 단일 형태소이외다. 후자의 관계는 모 국어학자에 의하여 주장된 것인데, 신라어의 麻立干(마립간)이란, 김대문이 일찌기 말했듯이, '팻말을 세움'이란 뜻이며, 현대 한국어의 '말(장기말, 체스말이라 할 때의)'의 기원이 되는 단어인 듯 하며, 반면 malik란 튀르크어는 이슬람어로부터 차용된 것이므로 아무리 빨라도 튀르크어 안에서는 8세기 이상 올라가기 힘드오. 이와 같이, 계통적 관계나 차용 관계가 없는데도 유사한 단어가 나타는 경우를 '우합(우연의 일치)'라 하며, 이러한 것이 나타날 시에는 보통 음운대응을 세우기도 어렵고, 단어를 소급하면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오기 일쑤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