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는 일제에 의해 조작된 것이며, Corea가 맞는 표기라는 주장은 일찍부터 있어왔다. 과거에는 애국자라면 '상식'으로 알고있어야 할 내용이었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한 부정론 내지 신중론도 적잖이 대두되고 있다. 관련 토론회에 관한 특집기사를 작년에 프레시안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 아무리 찾아도 못 찾겠다.--; 한겨레였거나, 오마이뉴스였는지도 모르겠다(근데 작년부터 오마이는 안갔는데..--;). 나는 기본적으로 이게 별로 생산적이지 못한 토론이라 생각하고, 이슈화되기를 원치 않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민족정기 수호'의 차원에서 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일부 국회의원도 이를 추진하고 있으며, 북한에서도 남북 공동의 국호 변경을 제안중이니 이 문제를 한 번쯤 짚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Corea 지지자들은 조미수호통상조약에서 조선의 공식 명칭으로 'The Kingdom of Corea'가 사용되었으며 따라서 Corea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당시 조선은 국호로 'The Kingdom of Chosen'을 사용했으며, 이는 조약 원문에서 볼 수 있다. Korea가 왜곡된 이름이라고 주장하지만, 김수영 시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조국을 알려준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도 Korea를 사용했으며, 일본 강압통치의 실상을 폭로한 멕켄지도 Korea를 사용했다. 물론 Corea의 사용예도 많다. 영국외교문서는 조선을 Corea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건 공식 명칭이 아니라 자기들 편할대로 써놓은 것이다. 공식적인 경우는 Chosen으로 표기하고 있다. 만일 영국외교문서를 들어 Corea 사용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면, 부산은 Fusan으로 써야 한다. 내 생각으로는 '대한제국'의 영어표기가 어떻냐가 결정적이다. 이걸 알아보려면 도서관에 가야하는데, 이게 무슨 논문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을사조약에서는 Government of Corea라고 쓰고있다. 그러나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작업의 근거로 을사조약을 들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대한제국 시기 발행된 우표에서 Korea가 사용된 일이 있으며, 독립신문과 대한매일신보도 Korea를 사용했다 한다. 결국 '일제 음모론'의 주장처럼 Corea가 어느순간 일사분란하게 Korea로 전환된 것은 아니다. 두 표기는 섞여서 쓰였으며, 초기에는 Corea가 우세하다가 1910년 이후 Korea가 우세하게 되어 현재의 공식 표기로 굳어졌다. 나는 이것이 단순히 시기의 일치일 뿐이며, 영어의 표기법이 정비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남방계 언어(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의 영향을 받아 Corea로 표기하던 영어가, 점차 원래 게르만어 계 표기법인 Korea로 돌아가는 과정이 아니었을까(영어는 원래 잡종 언어다--;)? 어느 언어고 새로운 단어가 도입되면 과도기가 있는 법이다. 마치 Windows의 한글 표기가 '윈도우즈-윈도우-윈도'로 변한 것처럼(근데 요즘도 '윈도'라고 쓰나? --a). 그러나 이것도 단순히 가설일 뿐. 나는 오히려 다른 시점에서 접근하고 싶다. '일제 음모론'의 근거는, C가 J보다 앞에 오기때문에 일본인들이 기분이 나빠서 바꿨다는 것이다. 이게 설득력이 있으려면 국제사회에서 국호의 영문 알파벳순에 의해 서열이 바뀌는 경우가 있어야 한다.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날까? 때는 1870~1910년. 조선과 일본의 서열 다툼이 있으려면 두 나라가 모두 참여하는 국제 행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때는 유엔같은 국제기구도 없었고, 올림픽은 있긴 있었지만(제1회 올림픽이 열린 게 1896년) 조선은 참가하지 않았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1) 제3국에서 외교사절들이 참여하는 공식 연회나 의식, 2) 다자간 조약에 서명할 때 정도이다. 자, 공식 연회나 의식에서 외교관들의 서열은 어떻게 되는가? 1815년 빈 회의의 결정에 의해 그 서열은 '신임장 제정일자'순으로 된다. 쉽게 말해서 '짬순'인 것이다. 그 나라에 오래 있었으면 서열이 높아진다. 여기에 알파벳 순서 따위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다자간 조약의 서명 순서는? 이 역시 빈 회의의 결정에 의해 프랑스어 알파벳순으로 서명한다. 조선의 프랑스어 표기는 예나 지금이나 Coree다. 영문 표기를 바꾼다고 서열이 변할리 없다. 외교가에서 영어가 공용어로 채택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이제 당신이 일본인이라고 가정하고 생각해보자. 자, 상황이 이렇다면, 구태여 조선의 영문 국호 표기법을 바꿀 이유가 있을까? 나라들을 알파벳 순으로 정렬하는 것은 단지 편의상 그럴 뿐이지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 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보다 앞에 있다고 해서 어깨가 으쓱할 사람도 없을 것이고, 중국(China)보다 뒤에 있다고 기분 나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세계 제일의 강대국은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 현재 유엔 회원국중 알파벳 순으로 첫번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Corea이든 Korea이든 실제로는 별 상관이 없다. 어차피 우리나라 말도 아니다. 우리가 도이칠란트를 독일이라고 부른다고, 그게 비하나 모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영문 표기를 바꾼다면, 왜 독일어 표기법 수정은 말하지 않는가? 독일어도 최초에는 Corea를 썼다는데 말이다. 설령 정말로 조선과 대한제국의 공식 표기가 Corea였다고 해도, 그 수정은 통일 한국의 국호를 정할 때 함께 하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http://www.mediamob.co.kr/aboutnews/aboutnewsview.asp?pkid=8407 재밌는 글이라 퍼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