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이 대체 뭐지? '일반언어학강의'를 읽으면서 단순히 개념을 말하는 기의(記意)와 청각영상을 말하는 기표(記標)로 정리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음. 검색해서 이것저것 읽어볼수록 존나 혼란스워져서 '시발 난 일반언어학강의 읽을 머리가 아닌가보다' 하고 여러 번 좌절했었지 ㅠㅠ ㅠㅠㅠ 그래도 책은 읽어야하니까 '사과', 'apple', 'pomme', 'りんご'. 똑같은 물체를 다르게 표시하고 있는 이것들이 시니피앙이며 이 단어들이 의미하는 대상인 '사과' 자체가 시니피에겠지 하면서 넘어갔었는데, '언어의 놀이, 언어철학' 강의를 들으면서 '일반언어학강의'에서 말하는 개념(signifié), 청각영상(signifiant)의 정의가 뭔가 이상하다(라기보다 제자들이 엮은 거라 불균형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됨.

'의미하다'라는 동사에서 나와서 하나는 '의미하는signifiant' 현재분사로, 다른 하나는 '의미되는signifié' 과거분사로, 즉 '의미하는 것'과 '의미되는 것'. 능동과 수동의 개념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시니피앙, 시니피에라는 말이 '의미를 주는 것'과 '의미를 받는 것'으로 불어에서는 쉽게 '이론적 의미'를 담은 용어가 될 수 있었지만, 한국어로 옮기면서 80년대까지는 ‘능기(能記), 소기(所記)’로, 90년대 이후에는 ‘기표(記標), 기의(記意)’로 번역하고 있다는 뭐 이런 얘기. (다 ㅈ같으니 원래 단어로 썼음 좋겠다!)
게다가 다른 인문학 분야에서 차용해서 사용하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의미는 소쉬르가 정의한 본래 의미와는 많이 멀어져서 내가 '사과'를 놓고 정리했던 것처럼 중요한 것을 놓친 채 존나 단순하게 생각하게 될 수도 있고 뭐 학자들 사이에서도 정의가 불분명하고 존나 오해가 많다고 함.
이게 바로 '언어의 놀이, 언어철학' 강의에서 지적했던 불균형적인 부분.
'일반언어학강의'에서 시니피앙을 청각영상 즉 소리의 '틀', 소리의 '이미지'라고 말하는데(단순히 '소리'가 아니라는 것), 시니피에는 단순히 관념으로 말하고 있는 게 뭐랄까 소쉬르적이지 못하다네요. 시니피에도 관념이 아닌 관념의 '틀', 관념의 '이미지'로 말했어야 했다고. 덴마크의 언어학자인 Louis Hjelmslev도 이런 말을 하면서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관계를 언어학의 대상으로 삼아야한다 뭐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소리는 음성학에서 관념은 철학에서 다루고 있잖아! 언어학에서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상호관계를 연구하자!)



으으 시발 뭔가 더 쓰자니 존나 존나 길어질 것 같다. 걍 심심해서 '언어의 놀이, 언어철학' 강의 들으면서 알게 된 점 써봄. 언갤의 훌륭하신 대학생 대학원생 형님들이 저보다 훨씬 많이 알고 계실테니 필요없는 글이겠지만.

뭐 여튼 원래 쓰고 싶었던 뻘글은 뭐냐면,

1.소쉬르의 '일반언어학강의'는 소쉬르가 직접 쓴 게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자들의 해석이 들어갔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항상 의심하고 의심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됨(한 열 번 읽으면 뭔가 보이게 될까 ㅠㅠ ㅠㅠㅠ 지금은 필기하며 읽어 나가는 것도 존나 벅찬데 ㄷㄷ)
2. 아직 1강 2교시까지밖에 안 들어봤지만 '언어의 놀이, 언어철학' 강의 존나 꿀잼임 언어학보다는 언어철학이 존나 재밌는 것 같네여 한국에서 공부하려먄 어떻게 해야 하지? 분석철학 공부하면 되나? 아니 애초에 한국에서 분석철학을 공부하는 게 가능한가? 강사가 그 사람들의 사고와 철학을 이해하려면 그 나라 말을 해야 한다고 그러지 않고서는 할 수가 없다고 존나 단호하게 말하던데 ㅠㅠ ㅠㅠㅠ 시발 학교 학원 다 때려치우고 좋아하는 공부만 하면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