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우선 저 屈押이라는 단어가 어디서 나온건지를 보면

江陰縣 本高句麗屈押縣 景徳王改名 今因之 (삼국사기 35 松岳郡)

에서 굴압현(屈押縣)의 이름을 중국어화(sinicize)해서 강음현(江陰縣)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江 = 屈押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일단 고대 한국어 지명의 押은 보통 뜻으로 읽어서 *nVrV를 나타낸다.

分津縣 本高句麗平唯押縣 景徳王改名 今通津縣 (삼국사기 35 長堤郡)
- cf. 津: 후기 중세 한국어 nolo /nʌrʌ/, 押: 후기 중세 한국어 nwulu- /nurɨ-/

獐山郡 祗味王時 伐取押梁一作督小國 置郡 (삼국사기 34)
- cf. 獐 = 후기 중세 한국어 nwolwo /noro/, 押: 후기 중세 한국어 nwulu- /nurɨ-/

그리고 屈於押 一云 江西 (삼국사기 37)에 屈押과 거의 비슷한 屈於押이라는 지명이 나타나는데
중국어로는 江陰과 江西로 서로 다른 것을 볼 때 원래 이름은 그냥 '강가'를 의미한다는 사실이 명백하다.
따라서 屈(於)押은 앞부분 屈(於)가 "강", 押가 "나루"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사실은

河曲一作西縣 婆娑王時 取屈阿火村置縣 景徳王改名 今蔚州 (삼국사기 34 臨關郡)

의 기록에서도 명백하다. 이제 屈을 살펴보자.

曲城郡 本高句麗屈火郡 景徳王改名 令臨河郡 領縣一 (삼국사기 34 曲城郡)

을 보면, 曲과 屈은 뜻으로밖에 통하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이 지명에서는 屈을 뜻으로 읽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仇乙峴 一云屈迁 今豊州 (삼국사기 37)에서는
仇乙 (소리) = 屈 (소리) = 豊 (뜻, cf. 후기 중세 한국어 kel- /kər-/)이겠지. 아마도 屈押의 屈은 이쪽이다.

위에 언급한 후기 중세 한국어 kel- "비옥하다"가 나타나는 고대 한국어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후한서 85 동이열전의 유명한 "又有北沃沮 一名置溝婁 [...]"에서 沃沮 = 溝婁이다.
仇乙, 屈, 溝婁 등의 표기는 모두 이 단어가 고대 한국어에서 원순 모음을 가졌음을 시사한다.
(더 늦은 예로는 충청북도 옥천沃川의 옛 이름인 古尸山郡, 菅城郡도 마찬가지. 菅은 후기 중세 한국어 kwol /kor/)

그러나 표기자의 선택이 반드시 정확한 발음 일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이것은 津, 獐이 모두 押과 대응하는 데서도 알 수 있지.
그렇다면 "강"을 뜻하는 屈의 모음을 알기 위해서는?
屈(阿/於)라는 표기의 두 번째 글자는 제2음절 모음을 나타낼 텐데, 阿, 於는 전기 중세 중국어로 각각 *ʔa, *ʔɨə였으니
아마도 제2음절 모음은 비원순이었겠지. 그 이상을 알기는 힘들다.

어쨌든 다시 원래 주제로 돌아오면, 屈押의 屈은 *kVrV, 押은 *nVrV의 표기자다.
屈押을 대체 어떻게 읽으면 *kus/rap이 되냐?

역사언어학은 꼴리는대로 하는게 아니라 문헌을 정교하게 검토하고 신중하게 한단계씩 나아가야되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