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안 쓰면 동음이의어를 구별 못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절한 예를 내놓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예가 없으니까 억지로 만들어내는 게 "그것은 의사이다." 이런 것...

사전에서 의사를 찾아 보니 현대 한국어에서 실제로 쓰이는 낱말이 5개 있는데 (사전에 쓸데없는 말을 많이도 실었더라.)

위 문장에 넣어서 말이 될 수 있는 건 義死 뿐이다. "A가 ~에서 ~하려다가 죽었다면 의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겠지.

다른 '의사'로 본다면 어떤 맥락, 상황에서도 쓰일 여지가 없는 이상한 문장이 돼. 특히 醫師, 義士같은 경우는 주어와 호응되지 않아서 아예 틀린 문장이 되지. 

동음이의어는 고유어에도 충분히 있는데, 예컨대 "나는 배를 좋아한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배가 과일인지 선박인지 알 수 없지만, (일단 가슴 밑의 배는 아니겠지.) 가만 있다가 뜬금 없이 "나는 배를 좋아해!"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이 간단한 문장도 상황과 맥락 안에서 말하는 사람 또는 글쓴이의 의도를 통해서 뜻이 정해지는 건데, 한자 뽕 맞은 사람들은 이런 걸 생각 안 하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