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교육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놓는 데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대 이전에는 국한문혼용이 아니라 한문을 썼는데

이 경우에는 어쨌든 동아시아의 컨텐츠라고 할만한 동양철학을 배우는 데에 쓸모가 있었고 이게 주류 학문이었음 아니면 역사 원서를 읽는다든가

지금 역사학과나 국문학과 애들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를 공부하는 것처럼(원전 강독 시간이 있을거야)

바로 이 부분이 한자 교육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한자를 열심히 배워본들 현재 한국의 문자생활은 한글전용이고 어려운 한자어는 그냥 사전을 찾으면 해결됨

즉 한자 학습의 효용을 찾으려면 병신스런 국한문혼용 탈레반짓거리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문자생활이 있어야 함

예를 들어 오덕들이 일본어를 학습하면서 얻은 한자어 이해 능력으로 애니를 보거나 라노벨 읽기에 바쁘잖아

반면에 지금 한국의 한자 교육은 이미 한글로 잘만 쓰고 있는 한자어를 괜히 어려운 한자로 바꾸는 귀찮기만하고 추가적인 효용은 0에 수렴하는 짓거리임

왜냐? 배워봤자 안 쓸 것이거든 볼 일도 없고

국한문혼용의 최대 단점이 바로 여기서 드러나는데, 이미 한글전용으로 잘만 하고 있는 문자생활의 폭을 줄여버림

그러니까 한글로 적힌 한자어를 한자로 바꿔버린들 정보의 질이 달라지는 게 전혀 아님에도 한자 능력에 따라 컨텐츠 접근 가능성을 차단해버린다고

이러니 한자 학습에 있어서 효용이 있을 턱이 있나

대신에 한자 교육을 통해 언어 생활의 폭을 늘리는 것은 한문교육을 통해서는 가능하다

중국고대철학, 조선의 성리학, 역사서, 고전소설 등을 비롯한 수많은 동양 고전들이 한문으로 되어 있는데

바로 이 동양 고전 교육의 가능성이 한자를 넘어선 한문 교육이 줄 수 있는 확장된 문자 생활임

하지만 여기서도 영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문고전을 즐겨 읽을 리가 없다는 거지

하지만 한글로 쓴 한자어를 한자로 치환하기만하는 쓸모가 전혀 없는 교육보다는

최소한 한문고전이라도 읽을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한문교육이 없는 한자교육은 무용하다고 생각해

지금 교육과정에서도 한문 배우는데? 라고 반문할까봐 미리 적는데,

배워봤다면 알겠지만 제대로 된 한문 문법 교육은 커녕 짧은 문장 독해도 해석을 암기하는 식으로 교육하고 있다

만약 문법도 제대로 배우고 영어처럼 분석적으로 가르치는 선생이 있었다면 참된 스승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