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에 따라서 이것을 정교하다든가 의미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든가하는 평가도 가능하긴 한데


모국어로 교착어를 사용하고 있는 우리 시각에서 그나마 굴절이 없어진 영어를 다시 한번 보자


(사실 내가 굴절어에 많이 겁을 먹고 다른 유럽 언어는 거들떠도 안 봐서 이것밖에 모르겠지만

영어보다 굴절이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봄

영어는 굴절성이 많이 없어져서 사실상 고립어 취급을 받는다지만 내가 이것밖에 모르니 이해해줘

더 좋은 예시가 있다면 다른 언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해)


매우 기초적인 틀린 문장을 적어보자면


They is playing the guitar.


적어도 우리 시각에서 볼 때 특히 영어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이것을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데


불합리한 것 맞다


왜 이미 복수의 의미를 담은 주어 They 가 존재하는데도


복수임을 나타내는 are이 와야 하는거지?


이것을 한국어로 바꿔보자면 이렇게 써 볼 수 있을 거다 (주어가 복수일 때 -다 가 -달 로 굴절한다고 해 보자)


그들은 기타를 연주하고 있달.


이미 주어 그'들'에서 복수를 나타내고 있는데 왜 이 지랄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다들 영어 처음 배울 때 수나 시제를 통일하는 것에서 틀려 본 경험이 있을텐데


의미 전달을 하는 데 있어서 굳이나 이럴 필요가 전혀 없거든


근데 이런 불합리한 요소가 당당히 문법에 들어가 있네


나는 얼마나 심한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유럽 언어들은 이것보다 더 심하다면서?


I is a boy.


왜 I 다음에 is 가 오면 안 되는 거야?


의미상 이유가 아니고 걔네가 그렇게 쓴다는 이유 말고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


am/is 구분을 통해 그게 1인칭인지 3인칭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은 주어가 불분명하거나 생략되어버린 문장에서나 유의미하고


영어에서는 주어를 꼭 집어 넣는 것이 권장된다는데,


회화에서야 생략이 꽤 일어난다지만 문어체에서는 걔네도 생각보다 까다로운 애들임


이것조차도 이렇게 의미 중복이 불합리하게 느껴지는데


다른 유럽 언어에서는 서술어뿐만 아니라 다른 문장 성분도 굴절한다고 했던가?


주어(굴절) 서술어(굴절) 관사(굴절) 목적어(굴절) 뭐 이런 건가?


니미 문장의 특정 성분의 속성을 나타내주려고 이 지랄을 하는 게 말이 돼?


친구가 저번 학기 때 프랑스어 강의를 들었는데 교수가 프랑스인이었음


교수가 프랑스어의 굴절을 설명하면서 그래도 독일보다는 낫다고 했다는 친구의 설이 있었는데


교수 말에 따르면 원어민들도 굴절을 많이 헷갈려한다더라


그런데 이게 정교하다고?


언어는 소통하기 위한 수단인데 소통을 방해하는 장치가 있으면 안 되지


비슷한 이유로 나는 한국어의 존칭을 극혐함


이것 때문에 한국어 화자의 의사소통을 한국어가 방해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함 (반말 썼다고 싸움 난다든지)


아이러니하지


이런 아무런 이유 없이 화자를 불편하게 하는 불필요한 언어 관습은 사라져야 한다.


그것이 굴절어에서는 굴절이다.


마치 높임법이 발달해서 예의바른 언어라고 자위하는 한국어에서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요소가 높임법인 것처럼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