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내가 어렸을 때부터였나
갑자기 영어 회화 학원 붐이 일어서 내 또래 친구들이 영어를 회화로 많이들 먼저 접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게 또 영어 발음을 중시하는 한국의 외국어 학습 풍조와 시너지를 일으켜서
정확한 발음으로 말을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만드는 교육이 진짜 영어 교육이라는 사고가 팽배해진 것 같아
(지금 부모들은 조금 다를지는 모르겠는데 나 때는 진짜 심각했어. 다니지 않던 나까지도 뭔가 조급했으니)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양 목표 모두 잡을 수 없는 토끼였다고 생각해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를 자주 쓰기는 커녕 집, 학교, 친구들과의 생활 등등에서 쓸 일이 전혀 없었다는 것.
이 말하기 능력이라는 것이 언어 학습에 있어서 하나의 커다란 축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아웃풋이니까)
적어도 한국에서 사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를 학습해야 하는 이유와는 평행선을 달리는 능력이라고 생각해
1. 영어 회화 능력은 영어를 계속 말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에게 유용하며 그래야만 그 능력의 유지가 가능하다
2. 영어 발음은 외국인인 이상 외국인과 완전히 똑같아지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있어서는 어렵다
(로버트 할리의 경우만 보더라도 아예 한국에서 눌러 사는 외국인조차도 어색하다. 물론 귀화해서 이젠 한국인이지만)
교육의 주체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습득시키는 목적을 나열해보자면 대표적으로
1. 대학에서 영어 원서 학습: 지잡이면 모르겠는데 조금만 수준 있는 학교에서는 원서를 생각보다 자주 씀
2. 영어권 컨텐츠 습득: 궁극적인 목표는 컨텐츠 습득을 넘어서서 문화 교양을 배양하고 한국의 컨텐츠 산업으로 흡수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핵심인데 두 목표 모두 회화 능력과는 그다지 상관 없고,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목표야
다시 말해 읽기와 듣기 능력이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는 것
나 역시 이게 자랑은 아니지만 영어권 국가로 아직까지 여행 한 번 가본 적도 없는데
원서로 학습하거나 유튜브나 스팀같은 것들을 통해 영어로 문화생활 잘만 하고 있다
언어갤러리에 있는 분들은 영어를 회화 능력을 키워서 많이 말해야만하는 상황에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일거야
그런데 외국어 학습에 있어서 읽기, 듣기만 하는 인풋 위주의 학습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것까지 적으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 부분은 생략할게
하지만 아까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말하기 능력은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쓸 일이 거의 없어
회화 능력 유지한답시고 영어권 국가로 여행 갈 때 말고는 평생 영어 회화 학원에다 돈 갖다 바칠 것도 아니잖아?
그래서 이 아웃풋 부분을 영어 작문 공부로 커버하는 것이 좀 더 유효하다고 생각해 (다른 외국어를 공부하는 분이라면 해당 외국어)
학교에서는 문법 규칙을 가르치잖아? 그러니까 간단한 품사나 문장 성분같은 것들 말고 - (1)
동명사 혹은 to부정사를 취하는 동사라든가 What 으로 시작하는 "정말 멋진 셔츠구나!" 라는 문장 만들기 공식같은 것들 - (2)
(1) 같은 경우야 정말로 독해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니 여기까지는 독해 교육이라고 볼 수 있는데
(2) 부터는 사실 독해보다는 작문할 때 필요한 지식에 가까워
이러한 작문에 필요한 문법 혹은 표현 지식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영어로 작문하게끔 만들어야 해
기초적인 문법 교육을 하면서는 이런 아웃풋을 조금 교육하는 것 같은데
이 이상 나아가서 영어 에세이를 쓰게 한다든가 하는 교육은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
작문 교육의 장점으로는 다음의 두 가지를 들고 싶은데
1. 회화 교육보다 높은 접근성: 이미 시행되고 있는 문법 교습을 작문 능력 배양에 전환함으로써
일선 학교에서 시행하기가 용이하고 학생들 또한 쓸 때만 쓰는 회화와는 달리
하다못해 숙제로라도 계속해서 접하기가 용이하다.
2. 정확한 영어: 문법적 접근으로 어떻게 올바른 영어 문장을 구성할 수 있는가를 이미 완성된 문장으로
배우는 독해와는 달리 그러한 문장을 직접 구성하면서 정확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영어 능력에 있어서 한국 학생들이 겪는 큰 어려움은 아마도 영어 구사 능력일텐데
영어로 된 정보를 습득하는 읽기, 듣기의 영역과는 다르게 이 구사 능력은 직접 영어를 써 보지 않으면 키우기가 어려워
나는 고등학생때까지 읽기, 듣기만 해 왔다가 대학 1학년 시절 영어 작문 강의를 들으면서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읽기, 듣기는 어렵지 않은데 바깥으로 영어를 꺼낼 수가 없었어
그동안 배워 왔던 문법 지식들이 무색하게 내가 썼던 표현들조차도 문법적으로 틀려서 (특히 관사를 개판으로 사용했다.)
큰 충격을 받았는데 이 형편없는 아웃풋 능력이 곧바로 다음 학기에 이어진 원어민 회화 강의에도 이어져서
외국어를 받아들이는 능력과 꺼내서 쓰는 능력은 생각보다 끈끈하지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문화 생활과도 관련이 있는데 읽기, 듣기에 이어 작문까지 적어보자면
1. 읽기: 영어 전공서적, 간행물, 인터넷 정보 습득 가능
2. 듣기: 영어권 영화, 드라마 시청과 가요, 라디오 청취 가능
3. 작문: 영어권 인터넷 커뮤니티, 지식 정보 사이트 활동 가능
회화 능력이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직접 그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에 물리적으로 가야 하는 것과는 다르게
읽기, 듣기에 이어 작문 능력은 그럴 필요가 없이 본인이 원하면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스택오버플로우라는 사이트를 알텐데
여기서 그냥 긁어다가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작문이 가능하다면 진짜로 외국 학습자, 기술자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되는 것
문화 생활의 수준을 정보 습득에 이어서 한 차원 더 높여줄 수 있는 길을 작문 교육이 열어줄 수 있는거야
마지막으로 작문 교육의 장점으로 표현 능력 자체의 향상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어 (브로큰 잉글리시 문제 해결)
이건 회화와도 간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
아까 언급한 것처럼 정확한 표현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아무래도 회화 교육과는 다르게
발음이나 연음 현상을 고려한 말하기와같이 유창함과 더불어 중요한 능력을 배양해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브로큰 잉글리시를 써서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는 일은 막아줄 수 있다고 생각해
회화 교습만으로는 채워주기 어려운, 영어로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주장과 그 주장을 매개하는 표현을 정제하는 능력을
작문 교육이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얘기야
이러한 베이스 위에 실제로 영어를 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그때 비로소 회화 학원에서 발음 교정도 받고
유창하게 말하는 연습도 하면서 정말로 외국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훈련을 받는 것이
영어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길 아닐까?
외국어 학습은 말하기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발음으로 말할 수 있다. =>발음이 좋으니 듣기도 자동으로 연습됨. 말하고 있다는 것은 곧 암기가 된 상황이니 읽기도 자동으로 됨. 자기가 말하는 것을 손으로 받아쓰기 하면 곧 쓰기. ..... 말하기는 학습 템포가 빠르고 신체운동을 실시간으로 수반하기 때문에 시간 지나도 잊지 않는다. 자전거 타기를 쉽게 잊어먹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임.
굴절어는 강세가 생명인데, 이건 말하기 연습이 절대적으로 효율이 높다. 따라 부르기 어려운 노래같은 거 철저하게 외워서 익히고 , 원어민 억양 똑같이 흉내내서 좋아하는 영화대사 반복하고 하면 학습도 즐겁고 효율도 높다.
나 또한 말하기 위주의 학습법의 효과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님 실제 우리도 모국어를 그렇게 배웠으니까.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바는 작문 쪽이 조금 더 접근하기가 좋아서 실효성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다 정도로 받아들여줬으면 한다는 것이야
그런데 그 정확한 발음으로 계속해서 말을 해야 하는 노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아서 다른 형태의 학습을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권하고자 하는거야
다 필요없고 읽기랑 토킹이다
작문 자체가 당장 안 되니 읽기가 필요하고, 말하기듣기실력이 있으면 독해도 빨라짐. 그걸 무시하고 독해나 작문에 매달린다???
그런데 그 정확한 발음으로 계속해서 말을 해야 하는 노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아서 다른 형태의 학습을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권하고자 하는거야 =====> 이 말도 틀린 말은 아님. 그런데, 그러려면 차라리 소리내어 읽기를 하는 게 낫다.
버들가지// 이 글 어디에서도 읽기 말하기 듣기 실력의 배양의 중요성을 부정하진 않았어. 아니 애초에 읽기조차 버벅대는 애들이 어떻게 작문을 할 수가 있겠어? 이건 당연한 전제니까 언급하지 않은거야
00// 맞아 소리내어 읽기도 정말 중요함 애들이 영어를 읽을 때 연음을 무시하고 단어별로 더듬더듬 읽는 경향이 있는데 소리내서 읽는 훈련이 잘 안 되어 있어서 그런 것이니.
한국 상황에 비춰봤을 때 영어 전체를 가르치기보단 영어 작문이라는 부분에 집중해서 가르치는 게 좋다는 뜻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