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 어느 아이가 준비해온 시가 왕창령의 『새하곡(塞下曲)』.


飮馬度秋水,/ 말에 물을 먹이려 가을 물을 건너니
水寒風似刀. / 물은 차갑고 바람은 칼과 같구나.
平沙日未沒,/ 드넓은 사막에는 해가 채 지지 않아
黯黯見臨洮./ 아스라이 임조가 보이는구나.
昔日長城戰,/ 옛날에 장성에서 적과 싸울 땐
咸言意氣高./ 의기가 드높다고 다들 말했었는데
黃塵足今古,/ 옛날이나 지금이나 누런 먼지 가득하고
白骨亂蓬蒿./ 백골이 쑥대밭에 뒹구는구나.


...가 본래 의미일 터. 헌디, 그 아이는 나름 스스로 노력한다고 번역을 보지 않고 직접 해석. 기특하였으되, 그 첫번째 구절 해석부터 나를 웃겼군.



飮馬度秋水 '말과 물을 먹으며...'


飮은 의미가 「のむ」일 시, 독음이 *qrɨmʔ > ʔɰɨm(상성); 「のませる」일 시, 독음이 *qrɨms > ʔɰɨm(거성)이었지. 현대 중국어에서는 전자일 시 yin3, 후자는 yin4으로 읽도록 사전엔 나와 있음.


조선 전기엔 그걸 나름 구분한답시고, 독음도 나누어 읽었지. '마시다'일 때에는 '음', '먹일'일 때엔 '임'.(대표적으로 『신증유합』)


그걸 전부 지적 후, 최종적으론 '현대중국어로 그 글자는 yin3이 아니라 yin4으로 읽어라'라고 일컬은뒤 끗.


참 아름다운 *ŋˤraʔ.ŋan 이전에 『절운』과 『광운』부터 주입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