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얘기를 하기 앞서 다소 우생학적인 내용이 있다는 걸 주의해줬으면 좋겠음
국제음성기호에 관련된 글들을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의문들이 있는데
예를 들자면...
왜 잉글랜드 기반의 영어권 화자에게는 치경 전동음과[r] 연구개 마찰음[x], [ɣ]이 사라져 제대로 발음할 수 없고 또 단모음 [e]와 [o] 발음을 잘 못하는지
(놀랍게도 옛날 고대영어에서는 이 발음이 있었다고 함, 특히 night같은 'gh'발음이 원래 [x]발음이라고 들었음)
왜 그리스어와 이탈리아어를 비롯한 로망스어 계열 언어들이 무성 성문 마찰음[h] 이 소실되어 구사할 방법을 까먹게되었는지
왜 비잔틴 시절 그리스어 부터 현대 그리스어 까지 제대로된 [b], [g], [d] 발음이 없는지
(대신 이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각각 μπ, γκ, ντ로 표기함)
왜 현재 표준중국어에서는 어쩌다가 종성의 [k] [t] [m] [p] 발음들을 할 수가 없게 되었는지
(종성발음을 잘 구사하는 광둥어 객가어 등에서는 옛날 중국어 발음이 보존되었음)
왜 네덜란드인들이 어째서 유성 연구개 파열음[g]을 구사할 수 가 없는지
이와 비슷하게 왜 한국인과 중국인들은 어째서 유성 치경 마찰음[z] 이 소실되어 발음할 줄 모르게 되었고, 또 어두에 유성음을 구사할수 없는지
(옛자음인 'ㅿ(반치음)'이 발음을 표기하기 위한 글자라는 설이 있는데다
이 글자발음의 모태 중 하나가 당시 일부 중국 도시들의 방언 발음이라고도 들었음
그리고 특히 관동 대지진때 그 악명높은 '십오원오십전'을 생각하면...)
왜 한국인들은 어째서 순치 마찰음인 [f], [v]는 물론이고 하다못해 양순 마찰음인 [ɸ] [β]이 소실되어 발음할 줄 모르게 되었는지
(참고로 [ɸ] [β]는 옛날에 각각 'ㆄ'와 'ㅸ'로 표기했음, 오늘날에는 어쩌다가 이렇게 퇴화를 맞이한건지...)
(일본어에서도 [f], [v]발음은 없다지만 최소한 [ɸ]는 'ふ,fu'라는 글자에 있으니...)
심지어 왜 남한출신의 한국인들은 제대로된 치경 파찰음[ts], [dz]을 구사할 수 없는지
일본인들은 어째서 종성발음이 불안정하게 잡혀져있어서 제대로 발음할 수 없는데다가 종성 [l]발음이 없는건지
북미 원주민들중 하나인 '모호크'인('가년게하가'인)은 어째서 양순음과 순치음 자체가 없는지
이와 반대로
왜 일부 아프리카언어 화자들과 한국어 화자들만이 유일하게 된소리(무기음)을 제대로 구별해 체계화 할수 있는지
일부 선택받은 유럽인들만 구사할 수 있는 치 마찰음을 [θ], [ð]을 왜 일본 야마나시 현의 나라다 마을사람들이 어째서 구사할 수 있는지
독일어 화자들은 어째서 전무후무할 순치 파찰음[pf], [bv]을 구사할 수 있는지
(예시 : Kampfer, Apfel, Pfeffer)
왜 아랍인들만이 그 생소한 인두음과 후두개음을 구사할 수 있는지
(인두음 같은 경우에는 먼 옛날에 히브리어와 암하라어에 있었다고 들었음)
이런 점들을 진지하게 생각해봤음
한때 이걸 진지하게 생각해서 혹시나 구강관련된 유전적인 문제나 기후문제가 한몫을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음
미시적인 것만 따지자면, 난 스펙트럼이 배경, 경제성이 직접적 요인, 세대 교체가 끝맺음으로 이 세 개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봄.
음운이란 게 항상 일정한 값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스펙트럼 안에서 나오는 거거든. 예를 들면 /꽈/는 (어중에서만 일어나는지 전체에서 일어나는진 까먹었는데) [kʷɐ~qʷɐ]인 식이지. 물론 대표음은 있지. 아무리 [qʷɐ]로 발음해도 [kʷɐ]로 받아들이는 식으로. 심지어 소리가 달라진단 게 자각도 안 되는 단계고.
인종보다는 어떤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지에 따라 되는 발음이 있고 안되는게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인들만 봐도
여기서 [kʷɐ]가 [qʷɐ]에 걸치는 거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이것도 경제성 때문이 아닐까 싶음. 혀가 움직이는 시간이나 운동 정도나 그런 거 말야.
이 경제성 문제는 기능부담량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음. 그니까 발음을 생략/변형하면 문제가 생기는 건 생략될 가능성이 적고 그래도 문제가 별로 없는 건 그럴 가능성이 크단 거지. 요즘 한국어에서 일어나는 자음의 조음 위치 동화나 ʷ 소실이 그 예시고. 물론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지만.
그럼 여기서 장난을 하나 쳐볼게. 만약 [kʷɐ]→[qʷɐ]가 점점 심해지잖아? 그럼 저 [qʷɐ]를 듣고 자라는 아랫세대는 /kw/로 인식하더라도 [qʷɐ]로 발음하는 게 더 일반적이어질 거임. 이게 시간을 세대를 타고 내려오면 거의 [qʷɐ]만 듣고 산 세대에선 오히려 [qʷɐ]가 주요 음성 실현이 될 거임.
여기서 장난을 하나 더 쳐볼게. 만약 ʷ 소실도 점점 심해지잖아? 그럼 /kw/[qʷ~q]가 될 거임. 여기다가 아까 친 장난을 다시 쳐서 간편한 발음이 더 확산되는 과정을 거침 나중엔 /kw/[q]가 될 수도 있음. 자, 이제 이 망상 속 한국어는 [k]하고 [q]를 구별하는 언어가 됐음. 어떰? 작은 변화가 흐르고 흘러 아주 큰 변화가 밀려오는 느낌이.
여기서 유동적인 변활 고정시켜주는 게 세대 교체라고 봄. 윗세대에선 Α를 대표음으로 인식하면서 Β가 가끔씩 나왔다면 그 아랫세대에선 Α를 대표음으로 인식하면서도 Β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고, 그래서 Β도 실현이 꽤 되는 거지. 이쯤되면 Α~Β로 인식하게 되고 둘 다 자주 나오다가, 만약 Β가 훨씬 자주 쓰이게 되면 Β를 훨씬 자주 듣고 자란 그 다음 세댄
아예 Β로만 내게 되는 거지. 애가 말을 배울 때 대표음에 대한 기억을 배우는 게 아니라 음성을 들으면서 대표음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거니까 윗세대에선 대표음이 아닌 음으로써 발음했더라도 이걸 자주 들으면 아랫세댄 이걸 대표음으로 인식할 수 있단 게 요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