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한, 일본열도에서 발견된 동경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중국의 전한대로 소급되는 물건이오. 그러나, 일본에서는 자체적으로 만들 능력이 없었던지,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된 것들 뿐이며, 거기에 쓰여진 명문들 또한 완전히 중국의 언어이오. 이러한 동경들은 야요이 시대 전 시기를 통틀어 발견되오. 그러다가, 고분시대 전기에 들어서면, 비로소 처음으로 중국의 형식을 본딴 방제경(倣製鏡)이 만들어져 각지에서 발견되기 시작하오. 그러나, 아직도 문자에 대한 지식은 터무니없이 모자랐던 것으로 생각되며,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직접 만들어진 동경에는 글씨가 아예 없는 경우가 태반이오. 설사 있다 할지라도 언어적인 의미를 담아서 글자를 넣었다기 보다는, '도안'이나 '신비로운 상징'으로서의 글자였을 따름이오. 이러한 '도안'이나 '신비로운 상징'으로서의 문자인식이 극대화되면, 아예 의미가 없는 문자 흉내를 낸 도안을 거울에 넣게 되는데, 이것이 '의명대(擬銘帶)'라 하는 것이오. 의명대의 대표적인 유물로는 시즈오카현 반바히라(馬場平) 3호분 출토의 동경(사진)이 있는데, 이 동경에는 마치 중국의 동경과 같이 문자(?)가 원형으로 배열되어 있으나, 자세히 보면 전혀 문자가 아닌, 의미 없는 도안의 나열에 불과하오. 이것은 당시 이 동경을 만들었던 제작자는 물론이요, 이것을 소요로 했던 지배층까지가 문자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지식이 '없었음'을 밝히는 자료라 하겠소. 일본에서 동경에 제대로 된 문자를 새겨넣기 시작하는 것은 좀 더 뒤인 고분시대 중기 이후의 일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