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밑에 일뽕 얘기 나오길래 써 봄
영어에 대한 접근성이 좋지 못했던 시대라면 모를까

영어 원서가 널린 데다가

어차피 최신, 고급 학문을 하거나 정보를 얻으려면 영어를 해야 하는데

이 장애인같은 한자어 번역이 진입 장벽을 낮춰주기는커녕 용어를 다시 배우게 만듦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은근히 짜증나는 게

특히 기술 분야에서 번역 용어들이 통일이 안 되어 있는 경우 개판임

심지어 그런 번역들이 알아먹기 쉬운가하면 그건 또 아님

데카르트의 저서 성찰에 보면 중요한 개념으로 clear-distinct 가 제시되는데
(이건 미안하다 내가 프랑스어판을 보고 공부한 게 아니라)

이것을 명석판명이라고 번역함

영어로는 정말 기초적인 어휘로 번역된 것인데 한자어는 명석/판명, 이게 일상에서 쓰이는 단어기는 한가?
(당연히 성찰에서 저 개념이 쓰이는 방식은 따로 공부해야 하며
서양의 서적들을 번역하여 보급하는 것은 교수님들의 뜻깊은 노력이 아니면 불가한 일이다)

비슷한 예로 프로그래밍 하는 친구들도 번역서가 얼마나 극혐인지 잘 알지

프갤에 글 올려 보면 금방 알 수 있을거다

내 전공인 법률의 용어는 일본이 서양에서 법률을 들여오면서 자기네 식으로 쓴 한자어들이 굉장히 많음

일뽕들은 한국 법전이 일본에서 들어왔네 하면서 정신승리하지만

전공자 입장에서 이 상황은 차라리 몽골에 의한 유전자 테러에 비유될 법한 일이다

시발 왜 개념들을 다 한자어로 번역해 놓아서 동음이의어에 일상에서 쓰지도 않는 단어들이 판치게 만든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한자는 학문을 하는 데 방해요소면 방해요소였지

일뽕들 말처럼 이 개지랄이 의미를 명확하게 해 주거나 우월한 게 아니다 그냥 지랄이지

들어오는 새 개념들은 외래어로 받아들여 우리 식으로 발음하는 게 가장 낫다

우리에게 없는 건 없다고 인정하자, 물론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용어가 있다면 그게 우선되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