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8인공대가 너무 따고 싶었다.
나머지는 인던 노가다 해서 다 했는데 35대 아그니만 남았었고, 만분의 일이라는 확률이 나를 미치게 했다. 하루에 여러 캐릭을 돌려도 따지지 않았고, 또 재료 3개 중에 아그니의 마나 홀인가? 그거만 이상하게 항상 모자라서 더 짜증 났다.
인터넷으로 좀 알아보니까 만분의 일은 노가다보다 피시방 쿠폰으로 따는 게 훨씬 낫다고 하더라?
그런데 하필 지금이 코로나 시대이기도 하고 특히 그 시점에는 내가 사는 지역, 내가 다니는 학교에 확진자가 매일 여러 명씩 쏟아져 나와서 피시방에 가고 싶었지만 엄마가 피시방 가면 죽여 버린다고 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앓던 천식도 있어서 여러 사람이 모이는 피시방과 같은 장소에 가는 게 걱정스러우셨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엄마 몰래 피시방에 다녔다. 거기까지는 아주 좋았는데, 라붕이답게 매일같이 집에만 있던 내가 자꾸 밖에 나가니까 결국 피시방 다니던 걸 들켜 버렸고 정말 많이 혼났다.
자꾸만 ‘아 피시방 한 5번만 더 가면 35대 아그니 50퍼 뽑을 수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의 내 머릿속은 라테일 타이틀로 가득 차 있었다.
결국 엄마를 졸라서 원격 피시방 이라는 것을 쓰게 되었다. 창을 하나 띄워서 그 창에서 피시방 컴퓨터 화면을 원격으로 볼 수 있고 내가 집에서 하는 마우스나 키보드 조작이 그 컴퓨터로 전송이 되는 말 그대로 원격 방식이었다.
가격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11,000원에 10시간인가? 그 정도 했던 것 같다. 오히려 우리 동네 피시방보다 1.5 ~ 2배 가까이 비쌌다.
켜보니까 진짜 피시방 화면이었다. 먹거리 주문 이런 것도 있었다.
가끔 라테일 설치가 되어 있지 않은 pc방도 있는데 그 pc방은 라테일 설치도 되어 있고 가맹점이었기 때문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처음 실행해 보고 원격으로 얼마나 잘 돌아갈까 하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게임은 전혀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캐릭터 걷는 것조차 너무 느리고 화질도 구렸다. 그래서 그냥 피시방 상자만 까고 이왕 쓰는 김에 피시방 물약을 모든 캐릭 다 먹이고 껐다.
처음 쓴 날에는 약간의 짜릿함 그리고 아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35대 아그니 씹련을 생각하니까 죄책감보다는 다음에 또 써야지 라는 생각이 더 컸다.
그리고 나는 결국 쿠폰을 모아서 35대 아그니를 땄다. 그 순간은 진짜 뭔가 짜르르 하면서 정말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치사한 방법으로 딴 타이틀 이지만 그래도 너무 좋아서 채팅창에 타이틀 습득 메시지랑 타이틀 도감에 8인 공대 활성화 된 거 캡처도 해놨고 타이틀 모양으로 35대 아그니 해놓고 다녔었다.
그리고
이때라도 멈췄어야 했다.
타이틀을 따고 보니 원격 피방을 처음 10시간을 충전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그때 내가 한 생각은 어차피 4인 공대도 따야 하는데 발굴단 타이틀을 이걸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였다. 그때 나는 이미 양심이 없었고 나만 조용히 쓴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치만 정말로 원하던 타이틀을 따고 나니 원격 피방 접속이 귀찮아졌다. 그래서 가끔 생각날 때 잠깐 들어가서 했다. 나중에 사용 기록을 보니 문제가 된 4월 16일부터 5월 16일까지는 6회 사용했었다.
그리고 마침내 5월 16일. 어떤 바보가 지피방을 쓰는 것을 들켰고 인정까지 해서 공론화가 되었다.
멍청한 나는 난 그래도 저 사람과는 다르게 지피방은 아니고 원격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 피시방 컴퓨터를 이용한 거고, 실제 피시방과 비슷한(오히려 조금 비싼 듯한) 가격을 지불했고 피시방 사장님이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정지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경매장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서버와의 연결이 종료되었습니다. 이런 메시지가 뜨고 팅겼다. 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접속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영원히 접속하지 못할 것이다.
당연히 템은 하나도 못 옮겼다.
라테일 공지로 피시방 영수증, 이용내역, 주소, 사진을 보내라고 떴을 때 나는 어쩌면 진짜 피시방에 연결해서 이용한 거니까 쉽게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피시방 사장님께 자료를 요청했다.
주소와 사진은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문제는 영수증과 이용내역이었다.
영수증은 당연히 구할 수 없었고
피시방에 가면 로그인하잖아. 원격으로 하면 그 로그인 화면 없이 바로 접속이 됐다. 그게 뭐가 문제냐면 게토pc, 피카pc 같은 프로그램으로 피시방을 관리하는데, 원격pc방으로 하면 로그인 화면 자체가 없기 때문에 사용 내역이 그런 프로그램에 찍히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용내역 또한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강제로 탈라하게 되었다.
라테일 못해서 속상하긴 하지만 어쩌겠냐 내가 잘못한 건데 다 업보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접은 이후로 갑자기 할게 없어져서 하루에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1시간 동네 산책하거나 아파트 지하에 운동하는 곳에서 운동을 했다. 유튜브에 좋은 운동 영상들이 많은데 보고 집에서 따라 했다. 그리고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정지당한 소감은 템이랑 계정이 아까운 것도 아까운 거지만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하루가 이렇게 길었나? 이다. 시간이 정말 느리다.
이게 우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내가 원래 코피가 잘 나는데 라테일 정지당한 이후로 코피를 한 번도 안 쏟았다. 이참에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라붕이들은 행복했으면 좋겠다.
응~선처없어
소설일수도있음
소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소ㅡ설 원격피방 나 안당했어ㅋ
닉네임 공개하고 가셈 뭔
이거 내가보기에 써보니까 정지안당하고 좋아서, 다른애들 쫄아서 못쓰게만들고 지 혼자서만 쓰려고 써놓은 글 같음
얘말이맞아, 나 4년째쓰는데 아무일도없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