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성범죄 사건에서는 증거가 명확히 나오기 힘든 상황이 대부분임. 그래서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음. JTBC에서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입니다'라고 보도한 사진을 가지고 수많은 조롱을 하는데 사실 JTBC의 그 말에 이면의 진실이 담겨 있음. 정말 피해자의 목소리 말고는 남는 게 없는 경우가 많음

그래서 성범죄 사건은 가해자가 유리한 위치에 서기도 굉장히 좋은 케이스임. 특히,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고가는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구한 문화임

1. 형사 사법에서 이만큼 방어하기 유리한 케이스가 없음. 물증이 발견되기 어려운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의 헛점을 유도한다면 무죄 방면으로 풀려나기가 쉬움 (대개 유죄 판결 받아 징역형 사는 경우는 소수고) 또한 피해자를 교차 심문할 때 대다수가 변호인 측의 주장에 쉽게 걸려 넘어짐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면은 역사학에서도 쉽게 발견됨. 피해자들의 증언이 오히려 실제 '진실의 역사'와 맞지 않고, 거짓 피해자들의 증언이 실제 '진실의 역사'와 일치함

진짜 피해자들은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며 진술하는데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기에 그 과정에서 왜곡됨. 또 대개가 자기가 겪었다는 경험이니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기에 실제 역사에 기록된 실증적 문서와 교차할 생각을 안 함

반면 거짓 피해자들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기 위해 진술을 하기에 실제 역사에 기록된 실증적 문서를 보고 교묘하게 자신의 증언을 편집함. 이렇게 돼서 미덕이 악덕이 되고, 악덕이 미덕이 되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묘한 역사의 반전이 이루어짐

이걸 '실증적 역사주의의 폭력'이라고도 부름

왜 역사 이야기를 꺼냈냐면 역사라는 것 자체도 어떻게 보면 형사 사법재판과 비슷한 논리의 맥락에 있음. 누구의 '기억'이 맞는가를 두고 첨예하게 벌이는 논쟁 그리고 불완전한 판단 능력을 가진 인간들의 언어에서 사건은 '미스테리'로 남으며 결국 '그럴 수 있다'는 언어를 사용해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반면 피해를 주장하는 피해자의 눈물은 <당신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로 축소시킴

2. 인간 사회에서 성범죄는 권력과 밀접한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사회을 이루는 우리는 권력의 같은 편을 옹호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날 수가 없음

사실 역사에서 성인으로 기록됐다 뒤늦게 추악한 모습이 드러나는 경우가 흔한 게 아님에도 우리 인간은 여기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를 못함. 그저 다큐의 하나로 혀를 칠 뿐, 현 시대에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파악할 시력은 상실했다는 말

이렇게 1번과 2번이 섞여 그 외에 다양한 이유로 성범죄 사건은 일반의 사건에서 벗어남. 그렇다면 사회에 기록되는 사건은 뭐가 있을까?

1. 너무나도 흉악스런 강간 살인 사건
2. 권력자 혹은 인기스타의 성의혹
3. 미디어가 보도하기 좋은 자극적인 성범죄 무고 사건

그렇지만 1번에도 2,3번에도 매년마다 2만건씩 벌어지는 강력 성범죄 사건의 이야기는 담아있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