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민주주의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것이 선민사상이다.

흔히들 선민사상이 가장 극명하게 형상화 된 것을 엘리트주의로 꼽곤 한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 또한 전형적인 선민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가 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믿으면서 형성된 도덕적 우월감에 취해, 타자를 배척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우상을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규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결코 인정하지 않고, 현실과 완전히 괴리된 그들만의 세상에 도취되어 있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한들, 문재인 정부는 정권재창출에 실패했다.

촛불시민들이 새 정부에 요구한 시대정신은 무엇이었는가? 기득권 적폐를 뿌리뽑고, 비극에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다.

바라던 대로 기득권 적폐는 멸망했는가? 세월호 사건의 진실은 밝혀졌는가?

LH 사건은, 버닝썬 사건은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공정하고 정의롭게 해결되었는가?

문재인 정부는 그 어느 쪽도 해 내지 못했다.

외교, 국방은 잘했다? 당연히 잘해야 하는 자리이다.

부동산 문제는 전세계적 추세였다? 증가폭은 비교해 보지 않았는가?

기득권의 저항이 거셌나? 제압하기에 충분한 명분인 지지율과 국회 180석이라는 실질적 힘까지 쥐어주었다.

이명박근혜보다 나았다? 비교대상이 그렇게 없는가?

문재인은 본인에게 주어진 시대정신을 전혀 실천하지 못한 실패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우월감에 취한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은 여전히 문재인을 놓아주지 못하고 있다.

그뿐인가? 심지어 이재명을 실패자의 후계자로 포지셔닝 하는 최악의 수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과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아내는 듯한 쇄신을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자들이, 어째서 구태 민주당의 상징인 문재인에 대해서는 침묵하는가?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아내는 '듯한' 쇄신을 하는 '척'만 할 생각인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은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실정에 의지해 가만히 앉은 채로 굴러들어오는 정권을 주워먹겠다는 발상으로는, 이재명이 이야기하는 진정한 정치교체를 이뤄낼 수 없다.

근본부터 뒤집어야 한다. 앞으로 다가올 이재명 정부는, 민주정부 4기가 아니라 민생정부 1기여야 한다.

이재명은 그 누구의 후계자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