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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본주의 체제가 사회주의에 의해 혁명적으로 붕괴되면 그 결과로서 자본주의 민족은 사회주의적 민족으로 변혁된다. 여기서 '변혁된다'(Umgestaltet)라는 말은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 대로 사회주의적 민족형성이라는 것이 민족의 생성 일반과는 전혀 본질적으로 다른 과정임을 뜻한다. 칼탸흐찬(S.T. Kaltachtschjan)은 이러한 차이를 매우 엄격하게 구별하였다.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민족이 발생하지 않는다. 단지 민족의 변혁이 있을 뿐이다. 물론 이전까지 민족으로 발전하지 않은 종족들도 사회주의적 민족으로 변형될 수 있다. 사회주의 민족은 낡은(자본주의적) 민족의 전면적 '폐허' 위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그것은 모든 진보 세력과의 연계를 유지하며 또 반동주의자들이나 낡은 것들을 제거하는, 현실의 물질적 토대 위에서 성립된다. 부르조아 시대의 범주이자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산물인 자본주의 민족이라는 것은 사회주의적 환경이 도래하게 되면 뿌리채 변화하게 될 것이며 그러한 변화 결과로 나타나는 새로운 속성은 사회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기여하게 될 것이다. (...)" 사회주의 민족이란 이미 성립되어 있는 자본주의적 민족에 대한 혁명적 변혁을 통해서 출현한다.



2.

자본주의 민족의 사회주의 민족으로의 변혁은 오랜 역사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과정의 속도는 근본적으로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변화하는 과도기적 기간의 유무와 발전된 사회주의적 사회 단계의 출현 시기에 의해 좌우된다. 이러한 과정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분석된다. 첫째는 사회주의적 민족의 형성 단계이다. 이 단계는 프롤레타리아 독재 수립에 의해 시작되며 성숙된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에 의해 완수된다. 두번째는 사회주의 민족이 다른 사회주의적 민족과 유대를 강화화고 공존, 공영을 도모하는 보다 발전적 단계이다. 이 단계는 공산주의 사회의 건설과 사회주의 민족의 공산주의 민족화로 완결된다.



3.

우선 이러한 변혁 과정이 진행되기 위한 정치적 전제조건과 그 기초사회주의적 혁명의 승리와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수립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하지 않는다면 사회주의적 민족으로서의 변혁은 있을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 사실을 구분해야 한다. 즉 자본주의적 민족의 형성과정은 부르주아적 민족국가의 수립은 대체로 자본주의적 민족형성과정의 마지막 단계였던 것이다. 이에 비해 사회주의 민족국가(또는 민족국가권력)는 사회주의 민족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즉, 한편으로 사회주의 민족국가는 민족의 주권 및 민족자결권 그리고 민족간의 등등권의 정치적 표현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적 관계와 민족생활의 토대와 내용 등의 사회주의적 변혁을 주도하는 노동자계급과 그들의 맑스-레닌주의 당의 중요한 도구로서 활용된다.



4.

사회주의 민족으로의 변혁을 위한 경제적 기초생산수단의 사적소유를 폐지하고 사회적 소유를 확립함으로서 그 기초 위에서 공업 및 농업에서 사회주의적 생산양식을 발전시키는 데 있다. 동시에 이러한 변화과정에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계급은 소멸될 것이고, 더 이상 계급 적대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사회주의적 사회구조가 창출될 것이다. 이러한 발전에 기초하여 사회적 동질성은 증대할 것이고 그러면 적대관계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고 또 사회주의적 민족간의 친밀한 교류를 촉진시킬 수 있는 민족간 관계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사회주의적 민족 형성에 요구되는 이데올로기적 전제는 맑스-레닌주의의 세계관 특히 사회주의적 국제주의이다. 새로운 사회주의적 민족의식과 애국심, 그리고 국제주의 등은 상호 결합되어 있으며, 맑스-레닌주의와 모든 진보적 민족 전통의 계승 및 소화에 기초하여 형성된다.



5.

자본주의 민족이 사회주의 민족으로 변화해 가능 과정은 나라마다의 구체적인 역사조건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또 그렇게 변화해가고 있다. 그렇지만 각각 다른 구체적 역사조건들이란 자본주의 민족이 사회주의 민족으로 변화해 가능 일반적 법칙성의 필수 요소이다. 그 양태가 아무리 다양할지라도 구체적 역사환경은 사회주의적 민족으로의 변화가 일어나는 곳에서 항상 매우 다양한 형태를 보여주기 마련이다. (...) 비록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아직 자본주의가 성숙하지 못하여 민족적 관계나 민족적 시장 또는 자본주의 민족과 같은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경우는 어떻겠는가? 이러한 조건 하에서도 사회주의사회에서 민족은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민족으로부터 사회주의적 민족으로 변화할 뿐이라는 테제가 맞는 것일까? 나는 이러한 테제가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변화해 가는 역사적 일반화 과정에는 적용될 수 있지만 각각의 개별적 사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필요한 전제조건을 만드는 것과 같이 자본주의 민족은 사회주의 민족형성에 필요한 전제조건을 구성한다. 그렇지만 자본주의의 사회주의화라는 역사의 일반 과정은 전자본주의적 사회구성체가 자본주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사회주의 사회구성체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이미 사회주의 국가가 지구상에 존재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에 나타나는 민족은 처음부터 사회생활의 합법칙적 구성형태 및 발전유형의 결과로서 즉 자본주의 민족단계를 거치지 않은 사회주의 민족으로서 성립된다. 이것은 순수한 민족의 생성이지 결코 민족적 변혁이 아니다. 여기에서는 처음부터 사회주의 민족관계가 형성, 강화될 것이며 집약된 민족적(동시에 국제적) 이해를 관철하는 민족적 계급이 형성되어 사회주의 민족으로 발전해 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민족의 통합 및 동화 과정은 상당히 짧은 기간 동안에 진전될 것이다. 민족의 공용어는 모든 성원들에게 보급 또는 일반적으로 새로이 제정, 공포, 보급될 것이다.



6.

사회주의 민족은 자본주의 민족이 변혁된 결과, 또는 사회주의 사회구성체를 기반으로 한, 전 민족적 단계로부터 자본주의 민족 단계를 거치지 않은 직접적인 민족형성의 결과로서 성립된다. 그와 같은 역사의 결과 안에서는 변화과정의 특수성이 흔적처럼 남아 있다. 이러한 사실은 레닌주의와 현대의 민족문제라는 책에 매우 적절하고 명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사회주의 민족이란 자본주의 사회의 자본주의 민족 또는 민족체로서 발생하여 자본주의의 지양 내지는 사회주의의 승리라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 하나의 새로운 사회주의적 인간 공동체이다. 물론 사회주의 민족은 그 이전의 민족공동체가 갖고 있던 뚜렷한 인종적 특성을 보존하고 있지만,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생활이나 정신적 생활 등은 사회주의적 기초와 국제주의적 기초 위에서 변화되었다.


사회주의의 도래로 민족은 변화되었지만, 그 민족의 인종적 특징은 대체로 남아있다. 그렇지만 사회적 형태 일반은 근본적으로 변화되어 특히 경제적 토대와 계급구조, 정치질서, 그리고 사회주의 민족에 대한 태도 등은 철저히 수정된다. 사회주의적 국제주의 생활과정이 계속된다면, 민족의 새로운 특징이 틀림없이 나타날 것이며 그러한 특징 중에는 물론 그 이전 단계 민족에 있어 중요했던 특징들이 질적으로 새로운 발전을 거쳐 변용된 것들도 있을 수 있다.





- 알프레드 코징, 《사적유물론적 민족이론》, 아침, 1989, 69~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