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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된 문제의식은 김일성의 리더십과 아울러,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북한의 독특한 사회 시스템인 '수령 체계'를 과연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하고 평가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해 그동안 많은 연구가 있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의 연구는 현실정합성이 없는 것이었다. 예컨대 기존의 대부분의 연구들은 김일성 개인의 권력 의지와 권력 세습의 개념으로 북한 수령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껏해야 부분적 사실일 뿐, 총체적 진실이 아니었다. (중략) 북한 역사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통일 단결과 집단주의였으며, 이것이 김일성 유일 영도 체계, 즉 수령 체계를 귀결 지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사회주의적 실천은 단결의 정치에 바탕한 집단주의 사회를 추구하는 것이었다. 북한의 공식 담론을 그저 공담(空談)으로 여기고 배척부터 하는 것은 학자적 자세가 아니며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가 아니다.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인 것이다. 북한 역사도 모르고 북한 문헌도 읽지 않는 북한연구, 그것을 읽는다 해도 경중을 가리지 못하고 자신의 주관적 연구 목적에 맞게 자의적으로 해석 또는 인용하여 전체 문맥상의 의미를 호도하는 북한연구는 더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탈북자들의 증언 그 자체에 있기보단 그 오독(誤讀)에 있는 것이다. 북한연구에서 실사구시란 무엇보다 북한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는 것이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북한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읽는 것이다. 사회인류학이 가르치고 있는 바와 같이, 특정 사회의 사회관계와 제도는 우리 자신의 용어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그 사회에서 통용되는 관념이나 가치에 의해 이해되어야 한다. 자기식의 잣대로 남의 삶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사회의 다원성을 주장하기 전에, 인류 사회의 다원성부터 인정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출전 : 김광수, 『세습은 없다 -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 34-35쪽. 이태섭 교수(인제대 통일학부)의 『김일성 리더십 연구』(들녘, 2001)의 인용. (강조는 게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