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불꽃 - 아아 전태일>
조영래
저
처절한 불길을 보라.
저기서 노동자의 아픔이 탄다.
저기서 노동자의 오랜
억압과 죽음이 탄다.
아아, 노예의 호적은 불살라지고
끝없는 망설임도 마침내 끊겨버린
저기서
노동자의 의지가
노동자의 저항이
노동자의 자유가
불타오른다.
저 황홀한 불꽃을 보아라.
저 참혹한 사랑을 보아라.
저 위대한 분노를 보아라.
아아, 불길속에 휩싸이며
내 죽음을 헛되이지 말라
외치는
저것은 죽음이 아니다.
저것은 패배가 아니다.
저 피
저 눈물
저 울부짖음 속에서
싸우는 노동자의 강철같은 심장을
보아라.
거리거리에서 들끓는
기다림들이, 노여움들이,
절망을 뚫고 솟은 눈부신
승리가
저기서 소리치며 탄다.
오라, 압제여
네가 저 영원한 불꽃을
이길 수 있단 말인가?
오라, 가난한 등을 밟고 선
모든 구둣발들이여,
곤봉들이여, 최루탄, 지하실, 쇠창살들이여
얼마든지 오라.
네가 저 인간선언의 피외침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오라, 형제여, 짓밟힌 젊음들이여,
이 찬란한 불꽃의 광장으로 오라.
탄식을 버리고
두려움을 버리고
비굴한 웃음도 모두 내던져 버리고
오직
한줄기
폭탄의 분노가 되고
오라. 그날의 불길로 오라.
(1)
초겨울 찬바람이 옷자락을 날릴때면
가슴이 저려오는 아픈추억 살아난다.
지금도 들려온다. 옛날의 그 목소리
불길속에 휩싸이며 울부짖던 그 목소리
- 노동자를 학대말라.
기계취급하지 말라.
아아 짓밟지 말라.
저리 없는 소녀들을.
기억하라 형제들아 전태일의 슬픈넋을
세상을 짓누르는 불의앞에 맞서서
노동자의 인권회복 불꽃으로 선포하고
스물둘의 젊은목숨 아낌없이 내던졌네.
누구였나 7년전에 그를 죽인 살인자들
불탄시체 끌어내어 오늘다시 매질하네.
총력안보 허울아래 노동 3권 박탈되고
수츨증대 구호속에 노동자의 고통증대
노동은 갈수록 끝없이 고달프고
끊임없는 생계불안 지친 넋을 짖찢느데,
슬프다 7년풍상 우리위해 애쓰시던
노동자의 어머니는 철창으로 끌려가고
최소한의 인권마저 경찰봉에 파괴되니
지하의 전태일이 소리치며 통곡하네
노동하는 형제들아, 짓밟힌 젊음들아,
원통할 손 그의 넋을 누가있어 위로하랴?
노동자의 억울함을 누가 있어 풀어주랴?
잊었는가 형제들아, 저 피끓는 울부짖음
불탄 숯덩이로 병상에서 죽어가며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절규하던 한마디를
(2)
노래하세 형제들아 우리의 슬픈내력
너무나도 오랜시간 굴욕속에 살아왔네.
가난한죄 하나땜에 어린가슴 못박히며
일찍부터 생활전선 시달리는 우리신세
교복입은 학생들을 곁눈질로 쳐다볼때
쓸쓸한 눈망울엔 깊은 절망 담기누나.
이 세상 좋은것은 모두우릴 밀어내고
지옥같은 노동만이 우리를 기다리네
사람이면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다건만
언제한번 활짝펴고 웃으면서 살아볼까?
새털같이 많은날에 속편한날 하루없고
언제나 야윈얼굴 어두운 그늘지네
아름다운 청춘이라 사람들은 말하건만
우리의 젊음은 어찌이리 우울한가?
까닭없는 패배감에 가슴을 움추리며
왜 우리는 남들 앞에 떳떳이 못나서나?
말해보세 형제들아, 무슨내력 거기있나.
오랜침묵 깨뜨리고 외쳐야 할 시간일세.
하늘 땅 열리실제 삼라만상 생겨나니
모든생명 귀한중에 사람이 으뜸이라
한 덩어리 지구위에 한 핏줄 타고나니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네
사람이 사람을 학대할 권리없고
사람이 사람을 억누를 수 절대없어
이를두고 예로부터 자유·평등 일컬었네.
땀 흘려 일하는자 일한 몫을 거두고
뜻밖에 불행한 자 모두 도와 함께사니
인류의 오랜 꿈인 정의, 사랑 참뜻일세.
어둡다, 이 땅위의 오늘현실 바라보라.
민주주의 파괴되니 약자인권 짓밟히고
자유·평등·정의·사랑 공염불로 타락하네.
천하는 천하의 것 1인의 것 아니건만
한 사람이 모든것을 제 멋대로 결정하니
법률도 제 멋대로, 재판도 제 멋대로
언론자유 탄압하고 학원교회 억누르며
약한자를 대변하면 반공법에 묶어가고
강자횡포 비판핳면 긴급조치 묶어가니
진리는 철창속에 거짓은 옥좌위에
거짓이 진리보고 "뉘우치라" 조롱하고
총칼이 양심에게 침묵을 강요하니
온 세상이 캄캄한 어둠속에 휩싸이고
어용야당 어용노조 어용신문 어용방송
어용종교 어용예술 어용학자 어용교수
제 세상 만난듯이 온갖잡귀 판을치며
이 속에서 약육강식 온갖비극 일어난다.
권력은 돈을 낳고 돈은 다시 권력낳아
힘센 자와 살찐자가 부패속에 총화단결
역대정권 경제정책 한마디로 표현하면
서민대중 고혈빠는 특권경제 정책이라
미국식량 들여와서 농산물값 눌러놓고
농민희생 바탕위에 노동자를 쥐어짜니
그아버지 저곡가에 그 아들딸 저임금이
예로부터 한국경제 골격을 이뤘겄다.
5.16 일어나고 현정권이 들어서니
수출제일 구호아래 해외의존 깊어가네
원자재도 기술도 외국에서 들여오고
자본도 시장도 외국에다 의존하니
국내에서 하는것은 노임착취 한가지라
저임금 근본정책 갈수록 뿌리박네.
외국자본 봉사하는 지배자들 거동보소
국내시장 내어주고 값싼노임 보장하여
미국자본 일본자본 되는대로 끌어들여
정치자금 몇푼 받고 온갖이권 제공하며
한국경제 중추부를 송두리째 내맡기고
대재벌들 살찌우는 지배자들 거동보소
국민혈세 긁어모아 금융지원 조세감면
차관알선 시장독점 온갖특혜 다주면서
기아임금 바탕위에 출혈수출 감행하니
이바람에 녹는것은 죄없는 서민대중
내수산업 중소기업 나날이 위축되어
근로자들 피땀대가 찾을길이 막연한데
갈수록 느는것은 외국빚과 세금이니
갈수록 어려운건 서민대중 생계일세.
민족경제 유린하는 외국자본 횡포보소
미국의 1할미만 일본의 2할미만
세계에도 보기드문 값싼임금 즐기면서
공해비용 필요없어 세금도 감면받아
판로보장 가격보장 이윤보장 송금보장
경영지배 보장에다 자본회수 보장받아
사오년도 채못되어 투자밑천 다뽑으니
석유재벌 폭리속에 연료난이 가중되고
자동차업 폭리속에 교통지옥 깊어가고
비료재벌 폭리속에 농민피땀 새나가고
섬유,전자 폭리속에 노동자가 죽어나네
이중에도 지독한건 일본놈들 장삿속,
조건나쁜 차관주며 온갖잇속 다차리고
공해산업 사양산업 있는대로 옮겨놓고
군수부터 봉제까지 모든산업 파고들어
한국을 저희경제 하청지기 만들면서
철저한 노임착취 국내기업 뺨치누나
특혜받는 대기업들 반사회적 거동보소
신문에 이름내는 성금낼땐 후하면서
노동자 임금에는 어찌그리 박하던가?
제 자식 한달과외 수십만원 들이면서
산하기업 여공임금 시간당 100원 미만
기업재산 사회환원 허울좋은 미명아래
복지재단 만들어서 기업공개 회피하고
문화재단 만들어서 탈세를 일삼누나.
애국하는 수단으로 기업한다 떠들면서
집권층과 결탁하고 외국자본 앞장서서
민족경제 외면하고 서민대중 수탈하며
수단방법 안가리고 부당폭리 추구하니
아이스크림 화장품에 호텔까지 손을뻗쳐
중소기업 목조르고 자원낭비 조장하기
은행이란 은행돈은 모조리 제차지라
싼이자로 융자받아 비싼이자 사채놀이
국내시장 독점하여 초과이윤 거저먹기
중소기업 해외시장 덤핑으로 가로채기
부동산에 투자하여 집값땅값 올려놓기
하청기업 농락하여 도산시켜 잡아먹기
수입하며 외화도피, 수출하며 외화도피
밤낮으로 생각느니 탈세와 외화도피
재주는 곰이넘고 돈은누가 먹더라고
불쌍한 우리국민 죽자고 피땀흘려
엉뚱한 외국인들 좋은일만 시켜주고
특권층의 해외예금 통장이나 불려주니
고무줄노동 통계숫자 1인당 국민소득
천불되면 무엇하고 만불되면 무엇하나
백억불 수출에다 천불소득 다 되도록
서울시민 과반수가 내집없는 사람이요
서민대중 밥상에는 여전히 신김치뿐
이중에도 죽어나는건 우리네 노동자라
경제정책 이러하니 노동정책 어떠할까?
입으로는 저임일소, 행동으론 노동탄압
온갖악법 다만들고 온갖폭력 동원하여
살인자들 편들면서 노동운동 억누르니
노동정책 모든목표 한마디로 표현하면
최소한의 임금으로 최대한의 노동착취
노동자가 죽어가도 수출만이 장땡이니
장시간 중노동은 많을수록 더욱좋고
공해도 직업병도 아랑곳 할바없고
돈드는 안전시설, 수출저해 요인이라.
형제자매 노동자여 억울하다 우리실정
멸시와 핍박아래 기계취급 당해가며
노예처럼 혹사받고 병들어 가면서도,
경제정책 모든실패 우리에게만 전가되니
수출상품 경쟁력도 저임금 바탕위에
물가인상 억제책도 저임금 바탕위에
불경기땐 대량해고, 실업자 신세되고
호경기땐 철야작업, 삭신이 병이ㅣ드네
못믿을손 정부로다, 엉큼스런 수작보소.
애당초 불우이웃 생기게끔 해놓고서
병주고 약주기 불우이웃 돕기운동.
무작정 공해수입 금수강산 버려놓고
눈가리고 아웅하기 자연환경 보호운동.
내핍절약 외치면서 기아임금 강요하니
무슨돈이 그리많아 외국정객 뇌물주며,
안보위해 인권탄압 어쩔수 없다더니
박동선이 인권하난 기똥차게 보호하네
민주탄압 구실로는 '한국적 민주주의'
노동탄압 구실로는 '한국적 노사윤리'
한국적 기업가는 이윤극대 마다하며
한국적 노동자는 안 먹어도 살수있나?
생활고에 지쳐빠진 노동자를 모아놓고
새마을 조회랍시고 노래까지 시켜가며
좋아졌네 좋아졌어 요란뻑적 선전하니
좋아졌네 좋아하네 개뿔이 좋아졌나?
노동자의 아픈현실 똑똑히 들어보라
(3)
부잣집 개만못한 노동자의 참상듣소
부장집 개님들은 내집이나 갖고있고
때때로 짖기만 하면 끼니걱정 일이없지
아프면 허겁지겁 수의과에 데려가고
죽으면 방성대곡 장사지내 주는구나
우리내는 무슨죄로 노동자로 태어나서
뼈빠지게 일만해도 생계불안 못면하고
평생동안 노력해도 내집한칸 장만못해
아파도 치료커녕 쉴틈조차 못 가지고
죽어도 장례하나 변변히 못 치루나?
황새걸음 물가앙등, 뱁새걸음 임금인상
다락같이 올라가는 물가고 태풍속에
생계비는 10만원대 돌파한지 옛일인데
노동자의 한달임금 얼마나 된다던가?
77년 7월 6일 노동청 발표보소.
16일 이상 고용하는 제조업체 근로자중
전체의6할이 3만원 이하짜리.
통계숫자 조작에는 이력이난 정부조차
이렇듯 명백한 현실은 못숨기네
통계숫자 그만두고 우리실정 말해보세.
영세업체 임금은 임금이라 할수없어
2만원 이하짜리 수두룩 닥상이요.
어지간한 제정산하 대기업체 경우에도
여공초임 한달에 2만원이 고작이니
하루일당 670원 시간당 84원
이삼년 경력가진 대부분의 여공들이
본봉수단 다합쳐서 잘받아야 3만원,
남자여자 막론하고 육체노동 파는사람
10년을 노동해도 5만원대 못바라봐.
한시간 꼬박일해 차한잔값 채못벌고,
하루종일 노동해도 돼지고기 반근안돼
한달동안 철야하여 본봉수당 다받아도
한사람의 한달치 하숙비도 다 못벌어
그나마도 체불되고 떼먹히기 일쑤이니
이런임금 받아가며 어떻게 생활하나?
기적이라 말말아라, 기적이 어디있나?
어른들은 물론이요 나이어린 자식까지
열네살만 됐다하면 식구마다 뛰어나와
이것저것 가리잖고 생활전선 시달려도
빠듯한 한달생계 빚안지면 다행이니
이것이 우리네의 목숨있는 비결이요
'세계제일 부지런한' 한국국민 내막이라.
월급봉투 받아들면 한숨이 절로나네
이것저것 빼고나면 남는것 무엇있냐?
죽자고 땀흘려도 내몸하나 못추슬러
병든부모 약한첩은 무슨수로 마련하며
한창배울 우리동생 웬재주로 가르치나?
밑빠진 독 물붓기인 가난한 살림살이
푼돈이 목돈되나? 목돈이 푼돈되지.
철마다 오르는 방세 1년번돈 잡아먹고
오랜노동 큰병되면 10년저축 날아가니
노동자는 언제나 밑지는 생명일세
물가안정 내세우며 임금인상 억제마소
애당초 물가는 누가끌어 올려놨나?
대재벌에 특혜금융, 흥청망청 예산낭비.
외환정책 잘못으로 통화팽창 시켜놓고
수입정책 잘못으로 인플레 수입하고
수출정책 잘못으로 국내생산 위축되니
물가가 오르는건 당연하고 당연한 일.
뿌린자가 거두고 맺은자가 풀어야지
어찌하여 만만한 노동자만 억누르나?
수출경쟁력 내세우며 임금인상 막지마소
수출상품 원가중에 노무비가 얼마라고,
저임금 아니면은 수출을 못한다니
불합리한 수출정책 불합리한 기업경영
그 모든대가를 왜 우리가 치를건가?
기업사정 내세우며 참아달라 궤변마소
기업사정 좋을때는 금방석에 태워줬나?
노동자들 피땀위에 팔짱기고 올라앉아
온갖사치 온갖방탕 온갖향락 다누리고
기업재산 빼돌려서 온갖실속 다차리니
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살찌는데
어찌하여 우리네만 허리띠를 졸라매나?
깎는데는 철저하고 주는데는 인색한
노랭이 기업주들 얌체같은 거동보소
본공일 다시키며 임시공 취급하고
제회사일 다시키며 하청노동 취급하고
각종수당 퇴직금은 떼어먹기 일쑤면서
하루라도 결근하면 사흘일당 깎아내고
지각조퇴 몇번이면 하루결근 취급이라
일해야 할시간은 철저하게 지키면서
일안해야 할시간은 더럽게도 안지키네.
생산독려 새마을조회 30분이 날아가고
새마을 청소라며 공짜노동 착취하니
새마을 소리만 들어도 넌덜머리 절로난다.
노동자를 혹사하는 기업주들 거동보소
시키는대로 일하고 주는대로 받으라니,
제가 무슨 지도잔가, 제가 무슨 독재잔가?
쥐꼬리 임금주고 더럽게도 부려먹네.
본봉갖고 한달살기 어림없게 만들어서
싫건좋건 초과노동 아니할수 없게하니
근로기준 법조문에 분명히 박혀있는
년차, 월차, 생리휴가 상상조차 할수없고
한달네번 주휴제도 하늘의 별따기며
8시간 노동제는 그림속의 떡이되네.
지옥처럼 지루한 하루의 노동시간
짧아봤자 열시간, 웬만하면 열네시간
심할때는 애시당초 정한시간 아예없어
일꺼리 있는대로 기업주님 마음대로
철야작업 휴일근무 떡먹듯이 자행되니
대우재벌 산하기업 대원섬유 하청받는
인천어느 보세공장 기막힌 실정듣소
한달동안 계속하여 매일같이 철야하니
정상근무 8시간에 잔업이 아홉시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격이렸다.
노동자 고혈짜는 기업주들 거동보소
시간제 노동에다 작업목표 정해놓고
목표달성 못할때는 불량조로 낙인찍어
갖은모욕 갖은구박 해고까지 일삼으니
과중한 작업량을 무슨수로 다채우랴
정상작업 가지고는 목표달성 어림없어
근무시간 끝난뒤로 공짜작업 계속하니
시간제 일당이란 애초부터 빈말이고
연장수당 특근수당 고스란히 떼먹히네
종업원들 상호간에 작업전쟁 붙여놓고
잘하면 잘할수록 목표량을 높여가니
시일이 지날수록 작업은 고되어져
일자리에 앉은벗과 말한마디 할수없고
점심시간 휴식시간 고스란히 빼앗기고
변소시간 갈시간마저 작업에 빼앗기네
눈물이어 야윈볼에 흐르는 눈물이여
작업독려 손찌검에 쓰러진 어린소녀
박차고 일어나서 주임에게 대들려다
연일철야 시달린몸 굳은사지 안펴지고
편도선이 부어올라 목소리도 안나오고
타는가슴 억울함에 눈물만이 흐르누나.
가진자의 학대와 모욕속에 짓밟히는
노동자의 뼈에맺힌 원한을 들어보소.
뼈빠지게 일만해도 게으르단 소리듣고
작업도중 욕설폭행 식은죽 먹듯하네
가난해서 못배운 설움만도 뼈아픈데
걸핏하면 무식하다 교양없다 쥐어박고
부모님께 받은이름 당당히 있건만은
걸핏하면 공순이 공돌이라 불러대니
공순이 공돌이는 제집개새끼 이름인가?
돈주고 고용했음 노동력만 고용했지
사람까지 사들이고 인격까지 사들였나?
공원은 사원아닌가 공원사원 구별하고
공원이라하면 무조건 업신여겨
장발단속 껌단속 온갖훈계 퍼부으며
사소한 사생활까지 일일이 간섭하니
제가무슨 부모인가 제가무슨 선생인가
열등의식 불어넣어 인격까지 예속시켜
더욱착취 해보려는 얕은수작 집어쳐라.
자유여 자유여 네얼굴을 우린몰라
비굴한 웃음으로 노예노동 시달리다
기숙사로 돌아오면 창살없는 노동감옥
팔다리로 펼수없는 비좁은방 몰아넣고
세숫물에 급식하나 변변히 안주면서
필요할땐 언제든지 동원하기 편하도록
온갖규칙 정해놓고 공원들을 속박하네
물동이들고 서서 벌받는 여공보소
죄명이 무엇인가 허가없는 외출이라.
수치와 굴욕으로 일그러진 저얼굴에
언제나 오려나 환한웃음 피어날날.
(4)
한창자랄 나이적에 허리띠 졸라매고
장시간 중노동에 나날이 시달리니
건강한 영양체질 상상조차 할수없고
균형있는 신체발육 바랄수 아예없네.
열일곱살 노동청년 평균신장 얼마인가?
같은나이 한국평균에 13센티 미달이요
고무공장 노동자는 17센티나 미달이니
불우한 노동자는 키클권리도 없단말인가
겉보기에 번지르르 공장건물 내부보소.
회칠한 무덤일세 살인적인 작업환경
난방냉방 환기장치 최소한의 안전설비
있어야만 할것들은 있는것이 거의없고
소음먼지 악취열기 온갖독물 온갖공해
없어야만 할것들은 골고루도 갖춰있어
직업병과 산재사고 해마다 들어가니
노동자의 파리목숨 내일을 알수없네
피부병에 신경통은 노동자의 숙명이요
빈혈에다 소화불량 없는사람 거의없네
허리굽은 봉제여공 콜록콜록 기침소리
전자공장 영순이는 2년만에 시력잃고
신발공장 김군은 수족에 감각마비
방직공장 정방여공 두손이 썩어들고
화학공장 노동자는 두통에다 심한고통
석탄캐는 광부들은 규폐진폐 폐병환자
기계금속 노동자는 소음성 난청에다
중금속 중독으로 불치병에 시달리니
노동자의 각종질병 어찌이루 다말하랴
삭신이 병이들고 성한곳이 하나없네
공해천국 울산공단 노동자들 참상보소
피부질환 호흡장애 시력장애 빈혈백혈
소음에 귀가먹고 크롬중독 콧속뚫려
3만5천명 검진하니 2만5천명 공해병자
일본에서 쫒겨난 공해산업 어디가나
관대한 한국으로 일제히 몰려드니
유수한 공업단지 대부분이 이꼴일세.
강원도 탄광에서 갱도가 무너지니
수백수천 생목숨이 해마다 매장된다.
근로자의 도살장인 울산의 현대조선
공중에서 떨어지고 큰철판에 깔려죽고
위에서 놓친 쇠망치에 아랫사람 머리깨쳐
75년도 한해만도 삼천건의 산재사고
해마다 방방곡곡 10만여명 노동자가
산재사고 네글자에 병신되고 죽어간다.
돈에눈먼 기업가는 경비절감 제일주의
눈뜬장님 노동행정 무산안일 제일주의
빛좋은 개살구 기준법은 어디갔나
창살없는 감옥속에 노동자가 죽어간다.
아아
햇살과 바람마저 노동자를 외면하고
티없는 동심들이 살찐자의 비료되어
꽃같은 젊음들이 딸라버는 기계되어
착취의 혹사속에 저임금에 목매달려
노동자가 죽어간다. 노동자가 죽어간다
유태인도 아니건만 독가스에 숨이막혀
공해공장 폐수구에 노동자가 죽어간다.
타이밍약 2알씩에 열흘동안 철야작업
단칸셋방 돌아오니 연탄까스 새어나와
죽음도 잠못깨워 젊음목숨 쓸어진다.
노동자의 설운사정 누가있어 알아주랴
가증스런 신문쟁이 못믿을것 방송장사
새한마리 죽었다고 큰일난듯 떠들더니
생사람이 죽어가도 본척만척 하는구나
원망스런 종합병원 높은건물 바라보소
팔자좋은 사람들은 멀쩡해도 치료하고
골수에 병들어도 우리네는 외면하니
현대의학 최신설비 무슨소용 있단말인가
무책임한 노동당국 뻔뻔스런 언동보소
언제나 "조사중"인 근로중인 위반실태
언제나 "연구중"인 산재사고 예방대책
산재사고 대부분은 노동자의 잘못이요
폐결핵과 같은것은 직업병이 아니라네
감독행정 이러하니 업주들이 어떠할까
생사람이 죽어가도 돈100만원 그만이요
직업병 걸리면은 한푼없이 해고하며
돈뜯으려 엄살말라 억울하면 소송하라.
눈하나 깜짝않고 적반하장 호통치니
행정도 법률도 모두저희 편이더라.
폐병3기 어느여공 슬픈사연 들어보소
열네살 소녀때에 평화시장 시다되어
실밥먼지 흩날리고 기름냄새 코찌르는
어두컴컴 다락방에 하루종일 갇힌채로
변소갈틈도 없이 고된작업 시달리며
퇴근때는 언제나 막차신세 못면했네
그렇게도 부러웠던 미상사가 되고보니
좋기는커니와 고통만 늘어났네
손가락은 닳아져서 지문까지 없어지고
팔어깨 등허리가 쉴새없이 결려오고
밤늦게 돌아갈땐 두다리가 후들후들
발등이 부어올라 구두를 못신었네
일거리 밀릴때면 잠못자고 밥못먹어
출퇴근 시간이면 언제나 교통지옥
이러한 과로속에 끝도없이 시달리다
어느덧 남은것은 폐병환자 신세였네
하루밤 심심풀이에 500만원 판돈거는
팔자좋은 재벌위세 놀음꾼도 있다지만
뼈빠지는 평화시장 여공생활 10년만에
배곯고 저축한돈 30만원도 못되었고
그것마저 전셋방에 다쓸어 넣고보니
여전히 무일푼 거지신세 다름없고
폐결핵엔 잘먹고 푹쉬어야 한다지만
무슨수로 잘먹으며 어떻게 쉴수있나
죽도록 부려먹다 건강이 악화되면
연탄재 내버리듯 하는것이 기업주요
해고될까 두려워서 아파도 병숨기고
무리하게 버리는게 우리의 실정이라
갈수록 깊어진병 각혈까지 보게되니
이제는 갈데없이 쫓겨나고 말았다네
가난한 집안에 맏딸로 태어나서
밀가루 국수나마 마음껏 먹고싶어
처음에 취직될땐 세상이 내것같고
열심히 기술배워 꼬박꼬박 저축하면
머지않아 남보란듯 살게될줄 알았건만
세월이 흐르면서 모든꿈은 깨어지고
남은것은 썩어가는 불구의 몸뿐이라
언제나 밑지는 생명 더살아서 무엇하나
더러운 이세상을 하직하고 싶건만은
늙은부모 마음아파 그도차마 못하겠네
(5)
노동운동 탄압하는 기업주들 거동보소
노동자의 단결권은 헌법상의 권리건만
노조결성 4글자에 오만상을 찌푸리고
갖은수단 다부려서 조합원들 탄압하네
빨갱이라 욕설하고 간첩이라 소문퍼져
순진한 조합원들 공포에 떨게하고
제가무슨 정보부라고 조합원들 신원조사
깡패동원 폭행에다 갖은욕설 갖은구박
까닭없이 부서옮겨 힘겨운일 떠맡기고
별별트집 다잡아서 주동자를 해고하며
명단까지 작성하여 각업체로 다돌리니
여우도 돌아가쉴 작은굴은 있건만은
노동운동 하는사람 발붙일곳 어디멘가
이러고도 모자라면 경찰권력 동원하고
어용노조 만들어서 진짜노조 억누르네
대재벌의 업첼수록 노조탄압 더심하니
이나라의 최대재벌 삼성재벌 실태보소
산하기업 27개에 노조 있는곳 하나없네
용인자연농원에서 노조운동 일어나니
"근무자세불량"으로 주동자를 해고하고
제일제당 미풍공장 노동조합 결성되니
조합원들 감금하며 조합탈퇴 강요하고
6백명의 사원들을 예비군복 입혀서
화학노조 조합원을 각목으로 집단폭행
명천대낮 서울바닥 유령하나 배회하니
그이름도 악명높은 인선사 유령노조
지부장은 영업과장, 임원들은 회사간부
"설립"된지 2년동안 총회한번 연일없고
조합원들 그누구도 조합존재 알지못해
이악령에 시달리는 노동자들 실정보소
7-8년을 근무해도 하루일당 천원미만
안전시설 하나없는 재단기에 손잘리고
월차년차 유급휴가 고스란히 떼먹히며
매일평균 13시간 경제작업 시달리다
참다못해 지난사월 노동조합 결성하니
그제서야 느닷없이 유령노조 나타나며
새로운 노조결성 불법이라 몰아친다.
초록은 한빛이요 개는 가재편이라고
노동청과 시청에선 유령노조 편을드니
진짜가 가짜되고 가짜가 진짜되네
분노한 노동자들 분신자살 기도하자
경찰당국 거동보소, 방화죄로 체포하여
사흘동안 감금하고 갖은협박 갖은폭행
민중의 몽둥이 경찰권력 거동보소
노동자들 몇이모여 수근수근 했다하면
사냥개 냄새맡듯 정보형사 떠다니고
임금인상 요구하며 농성한번 했다하면
개밥에 보리알 튀듯 기동경찰 끼어드네
어느샌가 나타나는 사복입은 형사님네
밥먹고 사람패는 연습만 하였던지
유도, 당수 태권도로 노동자를 후려치니
가족이나 중노동에 지칠대로 지친몸이
골수에 병이들어 폐인이 되어가네
노사간에 싸움에 정부가 왜 개입하나?
도와주지 못하거든 잠자코나 있어다오
말끝마다 법질서 법질서 좋아하네
영장없이 체포고문 무슨법에 근거있고
어린여공 젖가슴은 왠법따라 주무르나?
노동자를 위한 법률 그얼마나 된다기에
그나마 단하나도 지키지 않으면서
노동자 잡는법은 수도없이 만들고서
꼬투리만 있다하면 제까닥 묶어가니
이나라의 법질서는 누굴위해 있는건가
돈없고 배경없는 우리네 노동자들
기업주 하나만도 상대하기 힘겨운데
국민의 혈세로 유지되는 국가권력
기업주들 편들어서 노동운동 억누르니
이정권은 과연 누굴 위한 정권인가
5.16 직후에 어용노총 만들더니
그마저도 못믿어워 정보경찰 노동사찰
외자업체 노동자의 단결권을 박탈한후
저임금 광고하고 노조없다 선전하며
외국자본 끌어들여 노임착취 보장하니
일본자본 득실대는 마산지역 실태보소
100개넘는 기업체에 2만공원 근무하네
노동조합 결성된곳 단한개도 없는실정
이것만도 부족하여 71년 겨울에는
비사아태 이름아래 보위법을 선포하니
총력안보 구실아래 노동3권 박탈이라
노동자의 생명선인 교섭권과 쟁의권
그것없인 근로조건 개선될수 절대없어
세계의 모든나라 철저보장 하건만은
어찌타 우리네는 전생의 무슨죄로
이땅에 태어나서 그것마저 빼앗기나?
육백만 노동자를 노예로 만들어서
총력안보 말말아라 노사협조 말말아라
억압이 유죄인가 저항이 유죄인가
근로조건 개선없이 노사협조 절대없고
노동권 보장없인 총력안보 절대안돼
진정으로 총력안보 노사협조 바라거든
노동운동 탄압말고 노동악법 철폐하라.
(6)
지렁이도 밟히면 꿈틀하기 마련이고
참새가 죽을때도 짹소리는 하고가니
하물며 만물영장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토록 짓밟히고 어찌조용 할까보냐
70년도 11월에 평화시장 앞길에서
노동자의 불꽃하나 폭탄처럼 튀어나와
"노동자도 사람이다. 기계취급 하지말라."
땅속에서 울부짖는 전태일의 핏소리가
억눌린 억만가슴 뒤흔들고 울려퍼져
노동자의 생존투쟁 곳곳에서 일어나니
이 위대한 역사흐름 그무엇이 막을쏘냐
71년 가을철에 한진재벌 노무자들
월남에서 목숨걸고 일한대가 떼어먹혀
수백통의 호소문도 진정서도 소용없어
쌓인울분 폭발하여 한진빌딩 불사르고
74년 겨울철에 현대조선 기능공들
회사측의 배신으로 막일꾼으로 격하당해
이중의 착취와 혹사에 시달리다
3천명이 궐기하여 극한투쟁 전개하며
"우리들은 조선소의 소모품이 아니다"
하늘을 무찌르는 그들의 함성소리에
노동자들의 불꽃은 더욱크게 자라났네
세월이 흐를수록 억압은 깊어가고
억압이 깊을수록 저항도 격렬해져
노동자의 불꽃은 갈수록 거세지니
근래의 역지저기 숱한노조 결성되고
각지의 노동자들 연합하기 시작하니
억압자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네
장하도다! 인천의 동일방직 여공들아
회사측의 감금뚫고 기숙사서 뛰쳐나와
수도까지 끊긴속에 1천명이 사흘농성
기동경찰 탄압앞에 알몸벗어 저항하는
눈물겨운 투쟁끝에 조합위기 막아냈네
장하도다! 짓밟혀온 시내버스 안내양들
끊임없는 투쟁으로 알몸수색 거부하고
음독자살 항거하여 계수기 철폐했네
장하도다! 뚝섬에 풍천화섬 노동자들
명절까지 빼앗기는 혹사에 항거하여
긴급조치 아래에서 추석데모 감행했네
장하도다! 럭키재벌 반도상사 노동자들
1400명 전원이 철통같이 단결하여
회사경찰 노동청의 온갖탄압 물리치고
철저한 단식투쟁을 끝까지 전개하여
노동조건 개선하고 노동조합 결성했네
장하도다! 영등포의 원풍모방 노동자들
일천여명 조합원이 엿새동안 농성끝에
지부장을 구출하여 노동탄압 분쇄하니
계엄령 아래서도 투쟁했던 옛전통이
오늘와서 다시한번 찬란하게 빛나누나
장하도다! 곳곳에서 싸우는 노동자들
억압조치 아래서도 굴복하지 아니하고
어둠속에 가려진채 온갖핍박 이겨내며
오직밝은 내일위해 피의투쟁 전개하니
에서, 남영에서, 대협에서, 방림에서,
태평에서, 해태에서, 미도파, 한독에서
전자공장, 방직공장, 조선소와 탄광에서,
부평에서, 성남에서, 포항에서, 마산에서,
서울에서, 인천에서, 구미에서, 울산에서
아아 전국 곳곳에서, 바다건너 중동에서
노동자의 불꽃이 수도없이 타오른다!
77년 3월 10일 서울의 명동성당 각곳의
노동자들 수천명이 집결하여
역사적인 노동조합 인권선언 발표하니
흩어진 불꽃들이 하나되기 시작한다.
77년 7월 10일 한강변의 성심병원
경비절감 네글자에 폐수구서 숨이막혀
억울하게 죽음당한 한노동자 넋을위해
경인지방 7개노조 노동자들 몰려드니
비통하게 울부짖는 그들절규 들어보소
"노동자를 더이상 죽음으로 몰지말라"
아하 오랜 통곡속에 사무쳐온 이한마디
목터져라 외치면서 영구차를 뒤따르며
노동삼권 요구하며 시위행진 감행하는
저 억울한 젊음들의 불꽃같은 분노보라!
그 어떤 폭압도 이들을 막지못해
수백명의 경찰대오 난투끝에 쫓겨가고
사기충천 노동자들 노동청에 몰려가서
노동청을 점거하고 연좌농성 5시간
장하고 장하도다! 이날의 투쟁대열
눈앞의 이익아닌 노동자의 대의위해
각지의 노동자가 하나로 단결하여
맨주먹 붉은피로 억압자들 떨게했네.
(7)
전태일의 어머니는 노동자의 어머니
죽은아들 뜻을따라 노동운동 뛰어드니
위대하고 위대하다 어머니의 눈물이여
눈물겹고 아름답다 어머니의 행적이여
불탄아들 시체위에 통곡하던 그날부터
600만 노동자가 아들딸이 되었구나
짓밟히는 아들딸들 모든슬픔 끌어안고
가난과 병에 지친 약한여자 몸으로써
수백차례 경찰연행 수천만원 매수작전
온갖박해 무릅쓰고 온갖유혹 뿌리치며
노동인권 회복위해 한결같이 싸웠으니
어둠을 깨트리는 노동운동 횃불이여
싸우는 노동자의 무한한 격려있네.
7월 10일 투쟁에도 선두에 섰으니
오랫동안 별러오던 억업자들 거동보소
지쳐있는 노동자들 밤늦게 기습하여
경찰서로 끌고가서 밤새워 고문한후
어머니와 5명을 구속하려 꾀하다가
다음날 수백명의 노동자가 몰려오니
별수없이 일단 석방처분 하였겄다.
열흘이 지난후에 50명의 형사대가
어머니의 창동자택 느닷없이 들이닥쳐
"빨갱이년" "여간첩" 온갖욕설 퍼부으며
목욕중의 어머니를 벗은채로 끌고가니
가던날로 구속이요 곧바로 기소더라
죄명이 무엇인가 법정모독 네글자라
노동운동 하던사람 재판받는 법정에서
검사관이 말끝마다 노동운동 비난하며
약방의 감초처럼 "북괴위협" 들먹이니
방청하던 어머니가 억통이 다 무너져
고함한번 지른것이 법정모독 범죄라네.
우리네 노동자는 아무런 죄도없이
높으신 어른들께 밤낮으로 모욕받고
벼라별 험한욕설 다들으며 살건마는,
사람위에 사람있고 사람밑에 사람있나?
검사는 제가 무슨 용가리 통뼈인가?
잘못하면 꾸지람 듣는것이 당연하지
호통한번 들었다고 법정모독 들먹이니,
법정모독 좋아하네 법정모독 사랑하네
신성한 법정을 모독했다 하지마는
인권탄압하는 법정 무에그리 신성한가?
사법부의 독립성은 무너진지 옛날이라,
기소했다 하면유죄, 무죄라곤 절대없어
권력자의 뜻에따라 사람잡는 연구하는
이법정이 신성하면 통트깐도 신성하겠네
사람을 웃겨도 정도껏 웃겨야지
웃다가 지치면 눈에불꽃 튈지몰라.
법정모독 네글자를 늦기전에 취소하라!
어머니가 끌려가던 똑같은 그시간에
중부서장 지휘아래 수십명의 형사들이
평화시장 노동조합 사무실로 들이닥쳐
"떠들면 재미없다" 협박하고 돌아가고,
노동자의 배움터인 평화시장 노동교실
경찰들이 몰려와서 총을 들고 봉쇄하니
법정모독 핑계대고 노동운동 탄압하는
억압자의 검은속셈 스스로 폭로되네
어머니를 빼앗긴 평화시장 노동자들,
못배운한 풀어주던 교실마저 빼앗기니
오장육부 갖춘인간, 참는데도 한계있어
9월 9일 드디어 목숨걸고 일어섰네
"결사선언" 뿌림련서 "죽음의 항쟁"
선포하고, 두달째의 봉쇄뚫고 노동교실
들어가니, 아아 누가 알았으랴,
그들의 굳은 결의,
겹겹한 포위속에 외로이 차단된채
54명 노동자가 수천경찰 상대하며
여덟시간 버티면서 처절한 육탄저항.
아아!
민종덕이 3층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신승철이 배를긋고 피흘리며 소리친다.
박해창이 유리칼로 팔동맥 끊는다.
김주삼이 뒤이어서 유리칼로 배긋는다.
전순옥이 4층창밖 거꾸로 매달린다.
임미경이 4층창문 문틀위로 뛰오른다.
신승철이 또다시 할복하여 소리친다.
사방에서 일어나는 "분신자살" 울부짖음
누군가가 신문지들 한데모아 불지른다.
아아!
전태일의 불꽃이 또다시 타오른다!
죽음같은 오랜침묵 마침내 깨어지고,
착취와 억압으로 찌들렸던 영혼들에,
그날의 거리처럼, 그날의 함성처럼,
아아!
노동자의 불꽃이 또다시 타오른다!
저 불꽃을 누르려고 미친듯이 날뛰는
당황한 경찰당국 비열한 거동보소
어머니를 석방하라는 노동자들 요구조건
전적으로 수락한다 굳게굳게 맹서한 후
노동자들 농성풀자 그자리서 배신하니
전원체포 전원연행 밤새워 고문이라
날카로운 바늘로 상처자국 후벼파기,
칭칭꼬은 채찍으로 알몸등판 후려치기
인간의 짓이라곤 도저히 볼수 없는
저 잔악한 고문실태 어찌 이루 다말하랴
이러고도 부족하여 다섯명을 구속하니
묶여간 다섯명이 다섯개의 불꽃이 되어
압제의 법정에서 힘차게 타오른다.
(8)
불꽃이여! 아아,
모든것을 파괴하고 모든것을 창조하는
위대하고 영원한 노동자의 불꽃이여!
착취와 억압은 다만 너를 위한 연료일뿐,
그 숱한 눈물속에, 신음과 탄식속에,
모욕받는 가슴속에, 신음과 탄식속에,
모욕받는 가슴속에, 치떨리는 주먹속에,
불꽃이 일어난다. 불꽃들이 일어난다.
어두운 작업장과 기숙사 한 구석의,
판잣촌 자취방의 수근거림 속에서,
해고된 노동자의 방황하는 밤길에서,
머리채를 끌려가는 여공들의 고통중에서,
묶여간 사람들의 외치는 법정에서,
아아, 수백수천으로 불꽃들이 타오른다.
야윈 얼굴들아, 저 불꽃을 바라보라.
노동자의 불꽃은 모든것을 바꾸나니
탄식하는 형제여, 체념에서 깨어나라.
속박받는 형제여, 너의 사슬 깨뜨리라.
저 황홀한 불꽃속에 모든 어둠 불사르고
여기에서 우리의 미래를 시작하자!
고통속의 형제들아, 우린모두 공동운명,
우리들을 갈라놓는 모든책동 거부하고
그 얄량한 상여금에 작업경쟁 하지말고
내조합 네조합 구별하지 아니하고
신교, 무교, 무종교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전국에 흩어져 싸우는 형제들아
우리들의 불꽃을 하나로 뭉치자!
퍼진불꽃 모여들어 큰 불기둥 이룰때에
그무엇이 두려우며 그무엇이 어려우랴!
아아, 노동자여!
이세상 모든것을 우리손이 창조하나
이세상 모든것이 우리손길 거부하네
우리를 거부하는 모든것을 거부하자!
우리생존 겁구하는 저임금을 거부하자!
젊디젊은 우리목숨 죽음으로 몰아넣는
장시간 중노동과 살인환경 거부하자!
가진자의 오만과 횡포를 거부하고
노예사상 강요하는 저들손길 뿌리치자!
노동자의 인간다운 존엄성을 파괴하는
욕설들과 폭행들과 인권유린 거부하자!
노동자를 짓밟는 특권경제 걱부하고
외국자본, 대재벌의 횡포를 거부하자!
우리를 얽어매는 모든법률 모든조치
모든거짓 모든위선 모든구호 모든선전
그앞에서 무릎꿇는 노예되길 거부하자!
아아, 형제들아, 무릎꿇고 사느니
인간으로 일어나서 죽음까지 싸우자!
빼앗긴 우리의 모든것을 되찾자!
빼앗긴 노동삼권, 노동운동 자유찾자!
빼앗긴 노동자의 어머니를 되찾고
철창속에 갇혀있는 형제들을 구출하자!
아아, 형제들아,
노동자를 억압하는 독재정치 사슬깨고
빼앗긴 정치자유 민주질서 회복하자!
우리들의 진정한벗 용감한 청년학생
곳곳에서 일어나서 민주회복 절규하자!
보라! 살찐자여,
보라! 착취하고 억압하는 자들이여
보라! 독재자여, 곤봉이여, 최루탄이여!
여기에 노동자의 불꽃이 탄다.
너무나도 오랜 가난과 예속이
너무나도 깊은 아픔과 통곡이,
위대한 분노로서 여기에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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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전태일 평전>을 적은 조영래 변호사가
민청학련 사건에 관련하여 수배생활을 하던 1977년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며 적은 추모시이다.
이거.. 어디서 봤던 기억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