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련희 : 우리가 고난의 행군 때 자강도가 제일 힘들었어요. 자강도가 산악지대고, 군수품공장 있었고, 제일 힘들었는데 그게 뭐야 전기가 전혀 없잖아요. 그래서 높은 간부들이 현지를 내려간 거예요. 인민들이 진짜 너무 힘든데 현실을 좀 어떻게 보자 해가지고 내려갔는데, 어느새 까만 골목에, 집들이 있는 골목을 지나는데 어느 집에서 애 울음소리가 너무 자지러지게 나는 거예요. 그래서 " 저 집을 들어가보자"면서 집에 들어가니까... 농촌 집들 같은 경우에는 아궁이 있고, 밑에 불 때는 아궁이 있잖아요. 근데 그 앞에서 어린 아이가, 어린 총각애가 앉아서 막 우는 거예요. 그래서 "왜 우냐?"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하고, 그래서 그 가마 뚜껑을 한번 열어봤대요. 열어보니까 조그만 공기가 두 개 있는데, 거기 하나는 비어있고, 하나는 죽인지 미음인지 1/3 정도 조금 있더라는 거죠. 그니까 엄마와 이 어린 아들하고 두 명이 사는 집이에요. 근데 이 아들은 자기 몫의 미음을 다 먹었는데 엄마 것을 조금조금 먹다나니까 엄마가 걱정되고 안 먹자니 배고파 죽겠고 그러니까 막 울기 시작한 거예요. 엄마가 와야 물어보고 다 먹겠는가 할 건데... 그래서 간부들이 이 애를 데리고 엄마 직장을 찾아갔어요. 근데 거기가 군수품공장이었어요. 선반공장. 조그만 선반들이 쫙~ 있고 부속품 깎는 공장이었는데 2~3년째 전기가 안 들어와서 일도 못하는 공장이죠. 멈춰 서 있는 공장인데, 그 전지불로 새까만데 들어가면서 보니까 어느 구석에 조그만 선반, 그 차디찬 선반을 엄마가 끌어안고 죽은 거예요. 근데 우리가 다 애를 가진 부모들인데, 총에 맞아서 탁 죽으면 어쩔 수 없지만 배고파서 굶어 죽을 때에는 내가 죽느단는 것을 알잖아요. "나는 죽을 수 있구나." 그럴 때 마지막 순간이면 자식 가진 부모라면 나 그래도 자식한테 가서 안아주고라도 죽는다거나, 뭐 비상약이라도 있었으면 미음이라도 써서 준다거나 그랬을 거 같아요. 내가 엄마니까. (울컥) 근데 그 엄마는 마지막 순간에 자식이 집에서 혼자 우는데도 집에 안 가고 선반을 끌고 안고 죽은 거예요. 왜 그랬냐면 고난의 행군 되면서 미국놈들이 이렇게 '소꼬리 잘라오라', '전기선 잘라오라' 했지만, 그 내부에서도 사람이 먹고 살아야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비어있는, 돌아가지 않는 공장들의 선반에서 부속품을 뜯어다가 시장에다 팔은 거예요. 그러면 손재간 있는 사람들은 또 부속을 모아서 뭘 만들어서 팔고, 살아 먹자니까. 그러니까 이 엄마는 "우리는 일시적이다. 언젠가 우린 꼭 승리해서 다시 선반을 돌릴 것이다." 근데 그 돌아가는 날에 몽땅 부속품 뜯어 먹어서 빈껍데기만 있으면 우리가 나갈 수가 없는 거잖아요. 그니까 목숨으로 그 선반 뜯어가지 못하게 지킨 거예요. 북쪽 사람들이 이렇게 막 굶어 죽고, 막 자기 생명 내대면서도, "우리는 허리띠 조이고 굶어 죽어도 좋아. 내 자식들만은 진짜 그 어떤 강대국들도, 그 누구도 감히 덤빌 수 없는, 흔들 수 없는 그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 꼭 만들어서 우리 자식들한테 넘겨 줘야 돼" 오직 이 한가지 생각이었어요. 그런 생각으로 이겨낸 거지. 사람이 목숨을 버린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유영호 : 아휴... 오늘... 그렇게 희생되었다고 하니 내가 좀 눈물이 나네 진짜...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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