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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초반, 전 세계 소설미디어들이 전쟁에 대한 공포와 분노를 쏟아내고 있던 차에 또 하나의 태그가 등장했었다. 'AfricansinUkraine'.
지켜보기가 괴로웠다. 열차 탑승을 거절당한 채 철로에 서 있던 흑인들의 망연자실한 눈망울들, 열차를 기다리며 추위에 떨던 사람들, 폴란드 국경에서 백인들과 다른 줄을 서야 했던 흑인들의 비참한 표정들. 명백한 인종차별이었다. 비난 여론에 휩싸이자 우크라이나, 폴란드, 헝가리 등이 이들 유색인들을 통과시켰다.
우크라이나 유학생의 20%가 아프리카인들. 중동, 남아시아 학생들도 많다. 우크라이나는 저렴한 학비와 취업 알선 등으로 전 세계 유학생들을 꾸준히 호객해왔다. 유럽의 관문처럼 여겨져 전 세계 학생들이 많이 모여든 터였다. 하지만 전쟁이 터졌고, 이들은 국경 앞에서 인종차별이라는 실재의 폭력과 마주해야 했다.
한 술 더 떠, 미국과 유럽의 언론들, 심지어는 알자지라 방송에서조차 유럽이 우크라이나 난민을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을 묘사하며 '비교적 유럽인', '문명 국가', '파란색의 눈', '교육 받은 유럽 중산층'이라고 묘사했다.
유럽의 '국경'이 얼마나 인종차별적인지, 얼마나 불평등한 정치적 장소인지 스스로 폭로한 셈이다. 곧장 비판이 쏟아졌다. 시리아를 비롯해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들에게는 그렇게 빗장을 걸어잠그더니,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는 따뜻한 환대를 내어주는 그 이중성에 대해. 당시 아프리카 언론 몇 개를 읽었는데, 그 분노가 서슬퍼랬다.
AfricansinUkraine 태그 사건이 일어난 이후, 한 미국 흑인 인권 활동가는 또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보내는 동안, 미국 내 흑인들은 지금 굶고 병들어 가고 있다."
전쟁은 결코 단일하지 않다. 그 안에는 결이 다른 다양한 전쟁들이 존재한다. 난민에 대한 인종차별을 지적한다고 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그 윤리가 침해되지 않는다. 외려 더 짙어진다. 평화와 평등에 대한 보다 더 강렬한 요청이기에.
우크라이나 전쟁도 결국 '국경'의 문제. '국경'은 이 시대의 정치적 용광로일 것이다. 한편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번 사태를 경유하며 유럽의 '국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으로 착잡하다.
유럽의 국경은 지난 10년 사이 보다 더 군사화되고 정교해졌다. 철조망, 군대 주둔, 드론 감시.....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들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장벽을 쌓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 장벽의 높이는 기후위기와 함수 관계를 이루고 있다. 2016년 말부터 지금까지, 지난 5년 동안 기후 재해로 인한 난민이 정치적 분쟁으로 인한 난민보다 더 많았다. 3:1의 비율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2,530만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1초, 혹은 2초마다 기후 난민이 생긴다. 이 수는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지점을 넘으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의 극우 마린 르 펜은 이렇게 말했다.
"국경이야말로 환경을 위한 가장 큰 동맹입니다. 국경을 통해 우리는 지구를 구할 수 있습니다."
생태파시즘을 한 마디로 압축하는 말이다. 유색인 기후 난민들을 막자는 이야기다. 국경이야말로 유럽을 위한 동맹이고, 백인 북반부를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뜻이다.
최근 네이처 저널에 이런 보고서가 실렸다.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물 순환이 최대 7.4%까지 빨라졌다는 소식. 이미 두 배 이상의 지구 담수가 북극 쪽으로 상승했다고 한다. 이 얘기인즉슨, 열대와 아열대부터 메마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아프리카와 중동, 중앙 아메리카부터 먼저 혹독한 가뭄으로 두들겨 맞고 있는 이유다. 이렇게 발생한 기후 난민들이 북반부 국가들의 장벽을 두드리고 있다. 은유화자면, 물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와 중동은 유럽의 문을, 중앙 아메리카는 미국의 문을. 지난 10년간 유럽이 환대 대신 국경을 군사화하고 대리 장벽 역할을 하던 리비아에 뒷돈을 찔러주는 사이, 미국에선 트럼프를 앞세워 하늘 높이 벽을 세웠다.
어느 유럽 기후정의 활동가가 최근 지면에 썼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유럽과 미국은 딱 그만큼만 국경을 열어 기후 난민들을 받아주고 있다. 배달, 청소, 농업노동자 등 저임금 노동에 필요한 만큼만.
유럽과 미국의 국경은 앞으로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시하는 가장 먼저 당도한 미래일 것이다. 반대로, 희망을 품고 싸움을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원초경의 장소일 것이다.
러시아 혐오 극우반동세력은 싸그리 미가지를 잘라서 닭모이로 줘야 합니다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우크라이나를 말하면 찬사를 받고 이스라엘을 말하면 징계를 받는 위선을 분쇄해야 합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