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거구 당 후보가 1명밖에 없었다고 알고있는데 민주적인게 맞는가요?
2. 자유위임제에 기초한 부르주아 대의제 민주주의의 의회기구랑 쏘련 최고쏘비에트의 차이는 무엇인지요?
3. 위키피디아 문서보면 매 최고쏘비에트 선거마다 찬성율이 99.7% 이상이던데 이게 가능한건지요?
구체적인 자료나 답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자유위임제에 기초한 부르주아 대의제 민주주의의 의회기구랑 쏘련 최고쏘비에트의 차이는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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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쏘련의 전 시기를 통틀어 “선거구당 후보가 1명밖에 없었다”는 말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1936년 쏘련 헌법 제정 이후 복수 이상의, 다자후보에 기초한 경쟁 선거가 노동조합과 최고 쏘비에트에서 실시됐고, 공산당 후보뿐만 아니라 비당원들도 당선될 수 있었지요. 아울러, 이 당시 쓰딸린과 즈다노프는 경쟁 선거를 강조했고, 당이 대중에 의한 검증을 통해 신뢰를 획득해야 한다고 말한 바 되는데, 쏘련에서의 선거가 '형식적'이었다는 말이 실속 없는 말인지 알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1-1. 1937년 11월 21일자 《프라우다》지 기사는 2명, 3명, 4명 혹은 그 이상의 후보들이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고, 실제로도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후보들이 실제로도 출마할 수 있었습니다. 로씨야 쏘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 보로네시 주 샤딸롭쓰끼 군 세밀루끄쓰끼 지구에서는 붉은 군대의 장성인 보로씰로프와 트랙터 운전수로 꼴호즈에서 일했던 다랴 치갼꼬바가 쏘비에트 대의원 후보로 출마했고, 후자가 비밀투표를 통해 보다 더 많은 지지를 획득했었지요. 그루지야 공화국에서도 한 선거구당 여러 후보들이 출마할 수 있었고, 그 중 1명 이상이 쏘연방 최고평의회 대의원에 기본적으로 당선될 정도로, 후보의 지명과 선거 과정은 전반적으로 민주적인 절차에 기반하고 있었습니다.
1-2. 보로씰로프가 1937년 쏘연방 최고평의회 대의원 선거에서 트랙터 운전수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쏘련에서의 선거는 미국과 일반 자본주의 국가의 그것과 현저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국가의 선거에서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돈이 필요하고, 억 단위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는데,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금전의 유무보다 기층 대중에 의한 참여가 중시되지요. 대중조직과 당에서 각각 후보자를 추천하고, 유권자들에 의한 평가와 심사, 검증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라, 당 중앙위원이나, 혁명에 참여했던 고참 볼쉐비끼라고 해도 낙선을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금전과 명망가 위주로 굴러가는 자본주의 국가의 선거와 현저한 대조를 이룹니다.
1-3. 이 당시 쓰딸린과 즈다노프의 행보와 정책적 기조에 대해 추가적으로 참고할 만한 자료로는, 안드레이 즈다노프의 1937년 2월 27일자 《프라우다》지 사설인 《새로운 선거 제도와 그에 상응하는 당 정치사업의 재편성을 다그칠 데에 대하여》가 대표적으로 있고, 그로버 퍼의 《쓰딸린과 민주개혁을 위한 투쟁》 1부와 2부도 추천합니다. 특히 후자는, 비록 경쟁선거가 최고평의회 차원에서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지만, 쓰딸린이 경쟁선거와 비밀투표를 통해, 그리고 대중의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를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규명한다는 점에서 유용한 자료로 됩니다.
1-4. 즈다노프의 《프라우다》지 사설은 다음의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november8ph.ca/2023/02/the-new-electoral-system-and-the-corresponding-restructuring-of-party-political-work/
1-5. 그로버 퍼의 저서인 《쓰딸린과 민주개혁을 위한 투쟁》 1부와 2부는
https://savezrada.files.wordpress.com/2020/11/staljin-i-borba-za-demokratsku-reformu.pdf에서
합본으로 볼 수 있습니다.
1-6. 위 댓글 타래의 1-1번과 1-2번에서 논한 쏘연방 최고평의회 선거의 특징과 절차, 과정을 다룬 자료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할 것을 권장합니다.
https://stalinism.ru/stalin-i-gosudarstvo/stalin-i-gosudarstvovyiboryi-v-sssr-1937-goda-byili-alternativnyimi.html
1-7. 1930년대 쏘련의 후보자 등록, 지명 및 대의원 선출 과정에 관하여, 미국의 노동운동가로 쏘련에 방문했던 쌤 달시(Sam Darcy)의 저술도 참고할 만 합니다.
http://lodong.org/wp/archives/18287
답변 감사드립니다
2. 부르주아 민주주의 하에서 선거구는 지역구에 의거하지만, 쏘비에트 민주주의 하에서는 지역구 외에도 계급 및 계층에 따라서 선거구가 나뉘어집니다. 예를 들어, 제화공들은 지역과 분리된 독자적인 선거구를 만들어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할 수 있고, 인쇄공들 역시 마찬가지에 해당되지요.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쏘비에트 민주주의 하에서 계층 대표제는 지역구 대표제와 현저한 차이를 보입니다.
2-1.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쏘비에트 민주주의를 구분하는 대표적인 요인들 중 하나로는, 입법과 행정이 통일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의 여부에 있습니다. 전자에서는 입법과 행정이 분리되어 있지만, 후자에서는 쏘비에트의 대의원이 법을 만들 뿐만 아니라, 이를 집행하고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지요. 부르주아 의회 하에서 법안이 발의되고도 시행이 되지 않은 사례들이 비일비재하게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2-2. 양자를 구분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소환제와 파면제의 유무에 있습니다. 부르주아 민주주의 하에서는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이 5년에 1번씩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면 끝이지만, 쏘비에트 민주주의 하에서는 유권자가 선거 이후에도 정치에 일상적으로 개입하며, 자체적으로 구성한 선거인단을 통해 대표자들을 감시하지요. 한 선거구의 대표자가 법안을 내놓은 이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유권자들은 해당 대표자를 소환하여 책임을 묻거나 정도의 여하에 따라 파면까지 할 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2-3. 국가적 중대사에 관한 사안이 전국적인 토의와 심의를 거쳐 법안으로 채택된다는 점도 쏘비에트 민주주의와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차이점이죠. 일례로, 1936년 쏘련 헌법 제정 당시 각 조항들은 쏘련 각지의 공장과 학교, 노동자 회관, 꼴호즈와 쏘브호즈에서 토론에 부쳐졌고, 현장의 노동자, 농민들은 개정안을 지역 언론과 모쓰끄바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게 전달했는데, 법 제정 및 개정의 주체가 전문가들에 국한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명백한 대조를 이룹니다. 애너 루이스 스트롱(Anna Rouis Strong)의 저서인 《쏘련 신헌법: 사회주의 민주주의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52만 7천회에 걸친 회의에 3600만 명이 참여했고, 인민들이 제시한 헌법 개정안 15만 4천건이 중앙에 전달될 정도였지요.
2-4. 쏘비에트의 골간이 되는 현장의 생산단위에서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가 관철된다는 점도 유심히 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생산단위의 운영은 공장위원회와 당위원회, 기업소 관리자들의 공동토론에 기반하고 있는데, 노동자들에 대해 기업소 관리자들이 어떠한 권한도 없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죠. 부르주아 민주주의 하에서 관리자가 노동자를 해고하지만,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 하에서는 그 반대였다는 점을 짚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쏘련의 노동자들은 1930년대 당시 특별 감찰부 및 관련 위원회에 참여하여 현장의 당 조직과 함께 공장장을 견제했고, 쓰따하노프 운동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이들을 소환 내지 파면까지 할 수 있었지요. 이와 관련해서는 로버트 써스턴의 논문을 참고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2-5. 애너 루이스 스트롱의 저서인 《쏘련 신헌법: 사회주의 민주주의에 관한 연구(The New Soviet Constitution: A Study in Socialist Democracy)》의 PDF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archive.org/details/TheNewSovietConstitution/page/n1/mode/2up
2-6. 로버트 써스턴(Robert Thurston)은 1930년대 쏘련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역사학자인데, 이 분이 집필한 논문의 링크는 여기에 있습니다.
https://www.docdroid.net/t9gG4jQ/thurston-robert-reassessing-the-history-of-soviet-workers-opportunities-to-criticize-and-participate-in-decision-making-pdf
2-7.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쏘비에트 민주주의의 차이에 대해 이론적으로 다룬 글로는, 앞서 언급한 대략의 내용이 실려 있는 만큼 노동사회과학연구소에서 나온 글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http://lodong.org/wp/archives/18048
답변 감사드립니다!
3. 쏘련 최고평의회 선거에서 후보자 A에 대한 찬성률이 99%라고 해서 문제될 부분은 없습니다. 한 선거구당 한 명의 후보자가 선출되기 앞서 여러 명의 입후보 지원자들이 당과 대중조직들로부터 추천됐고, 3주 이상 동안 진행되는 공개토론회에서 유권자들의 평가와 검증, 자격심사를 거쳐야 했습니다. 공산당에서 추천한 인사라고 해도 현장 생산단위에서 별다른 기여를 하지 않거나, 비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이상 후보자로 선출되지 못했고, 지역 현안에 대한 기층 대중들의 질의응답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에 따라 후보로서의 자격요건이 결정됐지요. 쏘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찬성률 99%가 나오는 것은 위와 같은 일련의 절차들을 거친 후에야 산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비민주성'을 증명하는 장치라고 할 수 없습니다.
3-1. 이에 미루어보았을 때, '민주주의'의 실현 여부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은 후보자의 숫자나 소위 '경쟁선거'라는 외형적인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거의 과정과 절차에서 근로대중의 발언권이 얼마나 잘 발휘될 수 있는지, 즉 선거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선거를 실시하고, 2명 이상의 후보가 나간다고 해도 민주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은 선거 자체가 미국 등의 사례에서 보듯 독점자본의 돈놀이판으로 되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최소 1억 이상의 비용이 기본적으로 선거에 지출되는 만큼, 기층 대중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담보될 수 없는 체제이고, 농민, 노동자가 최고평의회 대의원에 당선되는 사회주의 국가의 선거와는 다르게 소수의 부유한 유권자들에게 전적으로 유리한 구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TArdHT9jFY
3-2. 쏘련의 선거 절차 및 과정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볼 만한 자료로는 위 영상을 추천합니다. 댓글 타래에서 이야기했던 내용 그대로이고, 찬성률 99%가 나오는 것이 중앙당의 하향식 명령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대중의 상향적 토론을 거친 후 나온 합의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