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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 무덤 앞 작고 검은 십자가가 그려져 있는 묘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존잘근육

생년: 2002

사망: 2026》


4월 어느 밤 재수없게 복상사한 존잘근육은 이 풀숲에서 발가벗고 자위하며 놀았을 수도 있을 것이고, 쐐기풀에 몸을 뉘었을 것이며, 어쩌면 사랑을 나눴을지도 모른다...

존잘근육, 잊기 힘들지만, 내게는 모르는 사람일 뿐이다


일주일 후, 다른 존잘근육 청년이 내 집으로 찾아왔다

"혹시 일손이 필요하신가요?"

"몰라요, 필요하면 말할게요

다시 오실래요?"

"불가능해요"

"그럼 이름이라도 남겨주실래요?"

존잘근육은 무언가 적었다

"잘 가세요, 존잘근육"

존잘근육은 곧 공원으로 가더니 젖은 나무들 뒤로 사라졌다

비는 그친 상태였다

나는 쪽지에 존잘근육이 남긴 이름을 내려다보았다

방민교! 나는 달려가 존잘근육을 불렀다...

그런데 왜 지금은 아무도, 아무도 없는 것일까?

나는 방민교가 실수로 흘린 검은색 머슬티를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방민교, 미칠 듯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