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중학교 출신이라 서로 얼굴만 알다가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해서 3년내내 같이 어울린 친구가 있었음
얼굴도 귀엽게 잘생기고 말투도 귀염귀염한데 몸은 근육질이어서 갭모에 쩔었음
아무튼 같은 중학교 출신에 같은 아파트 산 덕에 그 친구랑 다른 친구까지 셋이 맨날 붙어다녔는데 그 둘이 유머코드가 너무 잘 맞아서 나는 살짝 겉도는 것 같았거든
그러던 중에 다른 친구 집안일 있을 때 나한테 둘이 놀러가자고 하더라고
둘만 있으면 좀 어색해지기도 했는데 이것도 나중에 생각해보니 사실 어색한 게 아니라 서로 쑥스러워하는 거였음
그렇게 시내 나가서 영화 보는데 걔가 자기는 탄산 잘 안 먹는다고 큰 거 사서 나눠먹자며 빨대 두 개 꽂아서 나눠 먹고
카스였나 페북이었나 거기다가 나랑 둘이 영화 봤다면서 같이 찍은 사진 올리고
밥 먹는데 입에 묻었다면서 휴지로 닦아주고
만화방 가서 나한테 기대서 책 읽고
노래방 가서 고해에 내 이름 처넣어서 부르고
찜질방 사우나에서 자기 복근 만져보라 하고 발기하면 엄청 커진다면서 자지 세워서 내 몸에 들이대고
찜질방에서 계란 까먹으면서도 그 친구가 우리 오늘 데이트한 거 같지 않냐고 막 볼에 뽀뽀하면서 니가 여자친구면 좋았을 텐데 이런 식으로 말했음
이후에 급속도로 가까워져서 학교에서도 게이 커플이라고 진지하게 소문 돌 정도였음
사실 나도 확신만 없었지 게이더 존나 돌아갔었고
지금은 다 플러팅이었다는 확신이 있는데 그때는 이 깡촌에 나 말고 똥꼬충이 또 있을 리 없다 생각해서 설마 했지
그러다가 학교 축제 때 그 친구 따라다니던 여자후배년이 무대에서 노래로 공개 고백하는데 친구 표정이 엄청 착잡하더라
주변에선 막 받아줘! 받아줘! 하는데 그 친구가 나한테 묻더라고
이거 받아주냐고, 진짜 받냐 계속 묻길래 내가 저년도 엄청 용기낸 거라고 이 정도로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기 힘들 거랬지
결국 친구가 고백 받아주러 올라가는데 가슴 찢어질 것 같아서 그냥 친구들이랑 쌤한테 아프다하고 집 갔음
나중에 그 친구 연락 계속 오는데 다 씹고 혼자 비련의 여주 놀이 함
그 둘 연애 초반까진 전처럼 유사연애하듯 굴었어
그런데 애들이 친구한텐 이거 양다리 아니냐고 막 놀리고 나한텐 남친 뺏겨서 어떡하냐고 놀리니까 그 친구가 나를 점점 조심스럽게 대하더니 결국 다른 친구들이랑 똑같이 대하기 시작함
고3 올라가서도 둘은 알콩달콩 잘 만나고 나랑은 전보다 멀어지고 그러니까 괜히 신경 쓰여서 성적 떨어지고 우울증도 도졌는데 난 그냥 상사병이구나 싶었지
이게 우울증인 것도 20대 중반쯤이나 돼서 검사받고 알았어
대학가고 군대가고 취직하고 번호도 바꾸고 동창들 연락 다 안 받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는데 인스타 뒤져보니 올봄에 결혼했다고 올라왔더라
새벽에 잠도 안 오고 다시 정병 도지는 것 같아서 글 남겨 봤어
혹시라도 살자 마려우면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보고 갈까 생각중이야
너눈 그뒤로 연애 안햇어?
응 나는 완전 게이인데다 어플 안하니까 기회가 없네
슬프다 슬퍼… ㅠㅠ
그러게 시간 돌리고 싶다
화이팅... 저는 쌍방은 아니고 걍 헤남 짝사랑인데 많이 아프네요... (고2임)
나보단 어리니까 훨씬 좋은 인연 만나길 예수게이한테 기도할게
한 친구를 일반의 길로 인도했네 복받을 거야 넌
미친년 왜 불러온 복을 발로차니 그걸 왜 받으라해이년아 ㅇㅁㅇ
세상에 좋으 사람 많아 일단 만나보고 얘기해
라인할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