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리에 톡 쏘이는 차가움을 느끼고 나서야
서까래에 비가 새는 것을 알았다.

대청마루에는 비릿한 한기가 올라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눈이 내리면 좋았을 것을.
눈이 내리는 그 찰나동안은
발소리조차 먹어버리는 고요함에
모두가 평등하게 쓸쓸해지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처마를 두드리는 선율은
외롭게도 메아리쳐서
홀로 있는 자를 좀먹어간다.

그 느낌이 꺼림칙해,
이내 마루에 떨어진 빗자국을 보곤
나는 적적하게 혼잣말을 시작했다.

너도 혼자 떨어진게냐.
하지만 괜찮다.
아릿한 성흔을 새긴 우리들은
이리도 처절히 살아있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철벅이며 서 있는 것일게다.

네가 남긴 자국이 그러하듯이,
내가 삼킨 눈물이 그러하듯이.

그리하여 나는,
어리석게도 버티는 것이다.
썩어가는 기둥추처럼 누덕누덕하게.

내가 그리 살아왔기도 하고,
또 나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일 테니까.

-----

넣었던 대회에서 떨어져서 여기라도 올려봄
작년엔 상 받아서 솔직히 자만하고있었는데
그게 독이었나봄
애초에 자만할 실력도 아니었고...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