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먼지는 정말로 상대방이 증오스러워서 이런 식의 댓글을 남기는 것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도무지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없는 세상에 대한 분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인처럼 자신의 가치를 정립시킬 수 없는 자신에 대한 한탄이 문갤이라는 작은 공간 속에 분출되는 것이다. 문갤이란 자신의 무너진 자존감에 대한 회복의 도구일 뿐, 그 이상 그 이하의 관심도 갖고 있지 않다. 분노한 것처럼 댓글을 달아도 실제론 먼지쪽이 관심이 더 적다는 말이다. 적당히 만만해보이는 사람을 골라 댓글 달기만 하면 그만인 것이다. 상대가 불이 붙으면 더욱 좋다. 먼지의 입장에서 볼 때 그는 나보다 \'낮은\' 존재니까.
먼지야. 너의 꼴리는 대로 백스페이스조차 누르지 않는 문체로 보아 추측컨데, 너는 글쓰는 것을 두려워한다. 정확히는 진지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누군가 진지하게 글을 쓰면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굴지마라 위선자야\"라며 비난하는 네 속내엔 내가 못하는 걸 너희가 할리 없다는 자기 기만이 숨어 있음을 알고 있다. 너는 도무지 진지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진지하면 진지할 수록 자신이 초라하게 보이니까. 그럴 바에 자신을 뭐든지 꾸밈없이 말하는 솔직한 존재로 상정하며 또 하나의 위선으로 빠져버리린다. 너는 차라리 그게 편한 것이다. 워드의 존나게 새하얀 공백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보느니, 그냥 휘갈기는 것이다. 남이 그런 너를 보고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말을 해도 너는 상관이 없다. 그 녀석들은 진지해진 네가 쓴 글을 보지 못했으니까.
늘 이이체를 울부짖는 너에게 말한다. 그래서 도대체 \'너\'의 글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미래엔 존재할 수 있는가? 너는 대답할 수가 없다. 오기만 가지고는 글을 쓸 수가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너는 먼지인 것이다. 어느 날 사라졌다가 이따금 돌아와서 글자만 휘갈기는, 있으면서 동시에 없는 그런 \'먼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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