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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다. 시가 뭐니?

정서를 운율에 맞춰서 비유도 좀 넣고

색다른 언어로 꼬기도 하고 독자가 찾을 수는 있도록 

숨기면 되나? 눈앞에 그릴 수 있게 풀어내면 되나? 

진심을 담아서?

난 시가 뭔지 사실 잘 모르겠다.

고등학생 때 문학 선생님께서 물어보시더라.

얘들아 시가 뭐냐?

다들 대답 없이 가만히 있길래 그냥 

'울림이 있는 글이요'라고 대답했다.

선생님께서 입꼬리를 살짝 올리시면서 다시 물어보시더라.

어디서 본 그대로 말한 거냐? 네 생각이 그런 거냐?

나는 '어디서 들었는데 그게 제 생각이 됐는데요'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호탕하게 웃으시면서 내가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할 때

다시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하셨다.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지만, 기억엔 남아 있다.

나는 아직도 시가 울림이 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울림은 슬프거나 애절한 감정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공명의 의미를 가진 울림이다.

기쁨이건, 슬픔이건, 달콤 씁쓸한, 절절한 사랑, 아련함

우울함, 복잡 미묘한 등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감정이 내 안에 들어와

동요를 일으키고 퍼지는 글이라면 시라고 생각한다.

내 기준에서는 이제 글자를 배우는 아이가

삐뚤빼뚤하게 적은 아빠라는 글자마저도 시다.



TV에서 한 시인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봤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이런 말을 하더라.

내겐 스승이 없었다고.

참 오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 앞에서 넘어져서 우는 아이도

지하철에서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는 할아버지도

핸드폰을 보면서 웃고 있는 남자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계단으로 오르는 길도

영감을 주는 모든 것은 다 스승이지 않을까?

적어도 내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