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빌린다는 것은
달빛을 꿔서 빗질을 하는 일
거울에 비친 얼굴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꿈에 네가 자주 나온다
해가 지기 전에는 꽁꽁 숨겨둔 생각이다
뒷걸음질을 쳐도
두고 떠난 것들은 분이 풀리지 않았다

머리가 숭숭 빠진 노인이
졸음이 잡히지 않는 새벽이면 아무도 모르게 새까만 자개농을 들추는 것을 보았다

다시는 손 벌리지 않겠어
이곳과 저곳의 울타리는 밤마다 삐걱일지도 모른다
삼천 년 뒤 성인이 다시 와도 내 말은 못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