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소설쓰고있는디 평가 부탁드립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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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는 이따금 가난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자신의 불행에 대해 말하곤 했는데, 나는 사실 그때 그 애가 가난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불행한 건 끔찍이 싫었지만 네 불행을 나에게만 말해주는 게 좋아서 내가 어른이 되면 그 애를 그 지옥에서 구해주고 싶어서.


아무것도 다를 것 없던 평범한 날이었다 학교가 끝난 뒤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며 동네를 몇 바퀴쯤 돌았던 날 그날도 그런 못된 생각을 해서였을까.


아아, 그 날 사거리 신호등을 앞에 서서 그 애가 말했었다.

".. 여름이 끝났어 가을이 오나 봐 "

조금은 더운듯한 바람이 불고 그 애의 앞머리가흩날렸다 가라앉는 모습을 보며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더라

" 여름이 끝나서 아쉬워? 나는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는데 "

" 여름은 다시 오겠지 그래도 난 항상 아쉽더라 "

그 애를 지옥에서 구하는 게 나이길 바랬다 그런데 나는 왜 그 애가 떠날 것조차 몰랐었을까 나는 왜 그 애에게 떠나지 못할 이유가 되지 못했을까.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그 애가 사라지고 나는 밥도 먹고 학교도 나갔다 술만 퍼마시던 그 애 아버지가, 반 아이들이, 동네 아줌마들이 그 애가 어디 간 거냐고 물을 때 나도 모른다고 말하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저녁이 되면 따뜻한 물에 목욕도 하고 가끔 동네를 산책하기도 했다 우습지만 나는 살아갔다.

그렇게 일 년이 다되었을 때 알았다 그 애가 정말 나를 떠났다는 것을 사라지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던 네가 정말 사라졌다는 것을 일 년이 다돼서야 깨달았다.

내가 여름이 빨리 가버리면 좋겠다 말해서가 아닐까, 그 애의 불행까지 사랑해서가 아닐까, 감히 내가 너를 구해 주고 싶다 생각해서 아닐까. 나는 왜 너에게 떠나지 못할 이유가 되지 못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