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침대 위에서 눈을 뜨고 일어나 휠체어를 타고 거실로 나가자 어젯밤 창문을 열고 잠들었다는 걸 바로 깨달았다 왜냐하면 초록 색깔애벌레가 회색 소파 위에서 꿈틀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천천히 옷을 차려입으며 면접을 볼 준비를 마치고 간단한 아침밥을 먹으려 했지만 그 애벌레가 내 시선에 박혀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마치…나 같은…. 회색의 풍경 속 이질적인 초록색……
나는 고등학생 때 계단에서 굴러 하반신이 마비되 병역면제까지 받았지만 정신은 정상인과 다를 것 없을 정도로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이력서에 적은 면제 사유 때문인 진 몰라도 휠체어를 타고나니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해서 그런진 몰라도 다른 사람과 나를 보는 시선이 약간 다르다
잠시 과거를 회상하며 생각 속에 빠져있다 애벌레가 구석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아마 탈피할 준비를 하는 게 아닐까?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나는 애벌레에게 용기를 얻어 휠체어를 끌고 집을 나왔다



나는 면접을 보고 집에 돌아왔다
지금까지 본 면접 중에서 가장 잘 본 것 같았다 이개 아침에 본 애벌레 덕분일까 그런 사실을 애벌레는 아는지 모르는지 죽은 듯 가만히 소파 구석에 몸을 기대고 있다
오늘 밤은 편히 잘 수 있을듯하다.

다음날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어 있었고 나는 늘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며 문자를 기다라고 있었다

며칠 뒤 문자가 왔다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자를 봤지만 또…. 또 떨어졌다 왜.. 왜..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거지
나는 무의식적으로 번데기가 된 애벌레를 밤을 새워 지켜봤다 날이 밝아오기 전 황혼의 시간 속 번데기는 조금씩 갈라져 동이 트자 번데기 밖으로 모습을 들어내 물기를 말렸다 그리고는 힘차게 날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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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했지만 조금 날아오르자 땅에 곤두박질쳐버리고…
제자리를 빙글빙글 돈다 자세히 보니 날개 한쪽이 없다
나는 휠체어에서 내려 꿈틀꿈틀 기어가 빙빙 돌아가는 나방을 잡아 손으로 터트리고
다시 휠체어에 타서 휠체어 바퀴를 잡고 근처 잡화점에 가서 나방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무의식적으로 고치 뭉치를 구매했다
기다란 고치를 들고 근처 숲으로 가 나무를 올라간다 발을 쓸 수는 없으니까 오로지 손힘으로만 올라야 하는 거친 나무를 오르다 떨어지고…또 오르다 떨어지고 손에 가시가 박혀도 아픈 줄 모르고 계속 오르다 겨우 나뭇가지 위에 도착했다 다리와 팔에 피가 난다 온몸이 쑤신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는 고치에서 탈피해 이 육신을 버리고 다시 태어날 것이다 이 껍데기를 버리고 다시…
고치를 나뭇가지에 묶는다 내 목에도 묶는다
나뭇가지 위에서 떨어진다
나는 이 더러운 껍데기에서 나와 나방이 될 것이다
히히히 나방 중에서…. 가장 큰 나방…나방의 왕이 된다
나방의 왕이…..
나는 새롭게 태어나 저 멀리 날아갈 것이다
새롭게 태어나
새롭게
새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