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아이들

 

 

한 아이가 한 아이를 때려서 울고 있는

저것은 아무래도 상한 풍경

 

맞은 이유를 듣고 있다

때린 아이가 무안해서 울어버릴 때까지

맞은 아이야 

세상에 맞을 이유 같은 건 없단다

  

아이의 아이스크림이 녹는 여름의 저녁 

 

세상의 모든 이유들이 한 곳에 모인다면

그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풍경

 

어떤 장난은 재난이 되고

때린 아이에게 필요한 건 아무래도 귀

아무래도 침묵

입술을 빼앗기고 싶다

 

때린 사람이 때린 이유를 설명하는 일은

아무래도 재앙

 

발아래로 언어들이 고인다

나는 언어를 밟고 개미는 밟지 않고

 

저녁으로 어두워져서 사람의 죄에 고인다

인간의 죄가 궁금해서 몰려 온 비둘기들을 

간신히 돌려보내고,

듣는다, 푸른 침묵들, 듣는 일이 기도가 될 때까지

기도가 피부가 될 때까지

 

떨리는 피부의 떨리는 힘을 믿는 저녁

맞은 아이가 다시 앙앙 뛰어놀 때까지

기다리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