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목젖을 찾으려 해맸다.


상자 구석진 곳에 모여있던 치킨 부스러기마저 긁어내서 식도로 흘려보낸 뒤였다. 어릴적 빌려온 만화영화에서 어린 주인공 무리가 자신들이 갇혀 헤메던 고택의 정체가 거대한 괴생명체의 구강이란걸 깨닫자 목젓처럼 보이던 전등이었나, 농구공이었나를 힘껏 쳐대던 모습을 떠올렸었다. 그네들은 그렇게 토사물이 되어 다른 쓰래기들과 함께 그 미로를 탈출했었다. 나는 그것말고는 인공적인 구역질에 관해 아는게 없었다.

나는 내 목젖을 볼 수가 없었다. 그냥 그렇게 손가락을 이리저리 휘집어 대다가 어쩌면 뭔가를 건드렸을까, 토사물이 돌연 솟아올랐다. 내 기억이 정상이라면, 아마도 괴랄한 나머지 생명을 가져버린 커다란 폐가도 놀라 당황하더니 한껏 쏟아버렸었다. 손을 입에서 안정적으로 꺼낼 틈이 없었다. 뒤엉켜버린 음식물로 흥건해진 오른손을 샤워기를 틀어 쓸어내렸다. 새벽에는 온수보일러가 가동이 안되는구나.

언젠가부터는 혀의 중간쯤에 검지를 올려놓고 혀뿌리 안으로 밀어넣고 다시 빼내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속도를 붙이면 토사물이 올라왔다. 그러면 토사물에 손이 닿기 전에 입 밖으로 손쉽게 손을 꺼낼 수 있었다. 어짜피 손을 씻어내리는 건 똑같은데. 사람이 변화하고, 또 진화한다는게 어쩌면 부질없음을 깨달은 것도 그때쯤이었다. 구차하기만 했던 기말고사에 애써 출석할 자신이 없었다. 에둘러 말하는 습관때문에 휴학 사유를 물어 보는 란에는 기타에 체크를 했다.

구토를 하고 나서는 먼저 늘 이를 닦았다. 그러고는 물을 마셨다. 배는 터질듯하고 입에는 잔뜩 음식물이 끼어있던 상태와 위가 비워지고 그곳에는 맑은 물이 채워지고 입에선 싱그러운 박하향이 풍겨나오는 그 간극이 좋았다. 

그러곤 담배를 피러 옥상에 향했다. 거기다 더해지는 상쾌한 공기와 어두운 새벽 공기도 좋았다. 어쩌면 조금은 산에 절어 연약해져있을 식도와 기도를 긁고 나오는 담배연기가 까슬하다. 나는 내 식도를 볼 수 없으니 막상 어떨지는 모르겠다. 옥상 난간에 꽃혀있는 T자 모양의 환기구인지, 어딘가로부터 올라오는 따뜻한 공기에 김이 서려나왔다. 연기가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고싶어 얼굴을 들이미니 매케한 하수도 냄새가 풍긴다. 그렇지만, 그렇게 미소를 짓기에는 어딘가 섬뜻해진다. 

후후 불어내는 밤공기가 차가워 손이 시리다. 다시 뭔가를 생각하자니, 내심 즐거운 기분을 유지하고 싶었는지 머릿속에서는 느닷없는 말이 튀어오른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