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여기 들어와서 너네들이 쓴 글을 읽게 됐다.


시도 있고 소설도 있고 뭐... 푸념하는 그런 말도 많더라. 인상깊었다.


나도 등단지망생이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공모전에 소설 응모했다.


그리고 여기 와서 좀 놀랐다. 망한 커뮤라고 들었지만 너네들이 하는 고민이나 열정은 가짜로 보이진 않아서 놀랐다.


나는 한 5년 동안 대학교에서 소설을 썼다. 처음에는 재미로 했고 중간엔 빠져서 하기도 했어, 근데 지금은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데 선생님들이나 작가들이 말한대로 글쓰기에는 굴곡이 있더라. 정체되는 시기가 있는가하면 실력(너네들이 흔히 말하는 필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시기도 분명히 온다. 꽤 오랜 기간동안 그 시기가 오지 않았다면... 어쩌면 책이나 영화를 너무 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장담컨데 실력은 절대로 조금씩 천천히 오르질 않는다. 적어도 쓰는 자신이 느끼기엔 그렇지 않다. 


나는 계속 쓰는 사람이 작가라고 말하고 싶다. 당연히 문단에 발을 담그려면 등단을 하거나 읽어주는 독자가 있는 무대에 올라야 하겠지. 그런데 인정받고 싶은 거랑 글을 쓰고 싶은 거랑은 다르다. 나는 내가 쓴 글을 내가 아닌 내 동료나 애인이 읽어주고 선생님께 보여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느낀다. 오랫동안 그렇게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 꼭 이름 알려진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내가 이전에 쓴 글을 기억해주고 다음에 쓰게 될 글을 기다려준다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거기까지가 창작이라고 생각한다.


너네들도 오래오래 글을 썼으면 좋겠다. 평가를 바라지않고 그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때는 구체적으로 꼼꼼히 봐주길 바란다.

문학을 공부하면서 한 가지 확실하게 믿는 건 글은 자기 글보다 남이 쓴 글을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거다. 자기가 쓴 글은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대신 남의 글을 객관적으로 정성스레 봐준다면 자기가 쓰는 글을 다시 읽을 때도 그 영향이 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기가 쓴 글을 무조건 프린트해서 뽑아서 읽어봐라. 되도록 소리내서 읽어보고 스토리만 훑는 속독식으로 읽지 말아주라. 자기 자신보다 좋은 편집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