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구명조끼를 입고 2인승 오리배에 올랐다. 좌석과 좌석 사이에 핸들과 ‘안전수칙’이 코팅되어 붙어 있었고 여러 연인들의 낙서가 가득했다.

침몰에 대한 두려움인지 예진은 한숨을 자주 쉬어댔지만, 나란히 페달을 밟자 오리는 강의 흐름을 받아 잘도 나아갔다.

어느덧 선착장으로부터 꽤 멀어졌다. 오른편 강변에서 캐치볼을 하던 아이들이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예진의 좌석 쪽이었기에 나는 답례를 해주라는 요량으로 어깨를 툭툭 쳤다. 그런데 예진은 대뜸, “헤어지자.”고 말했다.

나의 발은 멈추었다. 오리가 오른쪽으로 천천히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페달 밟아!” 예진은 오리가 침몰하기라도 할 듯 소리를 질렀다.

아이들을 정면으로 마주 보기 싫어 나는 반대편으로 핸들을 꺾었다.

“왜 지금 그런 말을 해?”

“단 둘이 조용히 있을 때 말하고 싶었어.”

그리고 예진은 아무리 생각해도 변명처럼 들리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여전히 페달질을 하며, 오리발을 잘도 내밀어댔다. 그래서 이 공간을 택했나.

나는 그런 예진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뒤로 아이들이 여전히 손을 흔들어대고 있었다. ‘이런 씨발.’ 나는 힘주어 페달을 밟았다. 그것은 발길질에 가까웠다.

“화났어?”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도 화난 듯 페달을 힘껏 밟아댔다. 오리가 전속력으로 전진하자 아이들이 강변을 따라 우리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뽀뽀해!” “결혼해!” 하는 앳된 외침들이 들려왔다. 예진을 위해서나 나를 위해서나, 우선 저 아이들을 따돌려야만 했다. 우리는 쉬지 않고 페달을 밟아댔다…….

아이들은 사라졌다. 우리는 넓은 곳으로 나와 있었다. 발을 멈춘 채, 우리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과 온몸으로 땀이 흘렀다.

가장 격렬히 사랑을 확인하던 순간에 우리는 이렇지 않았던가. 이상한 일이었다.

잔잔해진 물 위에서 우리는 잠시 둥둥 떠 있었다. 너무 멀리 오진 않았다고 생각했다. 오리배는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예진이 말했다. “돌아가자.”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것은 순류일까, 역류일까? 찰나의 순간 내 얼굴에 희망의 빛이 떠오른 모양이었다.

그녀는 말없이 핸들을 꺾고는 다시 페달을 밟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페달질이 힘겨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