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


소나기



눈으로 직접 바라보는 당신의 권태에 나는 내가 변한 것인지, 당신이 변한 것인지, 혹은 우리 둘 다 변해 버린 것인지에 대해서 한참을 되새겼다.

더는 나를 궁금해하지 않는 당신과 이제야 보이는, 아름다운 거리와 건물들 그리고 하늘 따위의 것들이 금이 가고, 녹슬고, 이제는 푸르게 빛나지 않는다. 그저 내겐 잡초 무성한 황무지였다.

당신이 내 곁에 없을, 곧 혹은 먼 미래가 될 그 시기를 앞당겨 그려보고는 한없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크게 느껴지던 나의 손으로 거친 파도처럼 밀려오는 비와 맞서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당신의 한 마디는 내게 고요한 밤 울리는 천둥과 같고 컴컴한 밤이 지나가길 나는 이불 속에서 수없이 염원하였다.


이윽고, 내 곁에 항상 그대로

변하지 않는 것은 핸드폰의 알람 소리밖에 없구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