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한시라도 ,

영상물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하거나
괜시리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거나 술을마시거나

계속해서 뭔가라도 하지 않으면 공허하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받아들이는 정보, 감각들은
일 순간 자극을 줄뿐 ,
보다보면 정말지겹고, 단조롭고 피곤하다.

그럼에도 나는 , 취한듯 계속해서 들이키길 원하고
굉장히 창의적이였을것같은 다채로웠을것같은 생각들은 사라져간다.

약에취한듯 링거를 꽂은듯 연명하는 느낌이랄까.
그러다, 밤이 늦으면 정작 아무것도 못한 하루가 아쉬워
회의감에 일찍 잠들지 못하고, 다시금 휴대폰을 붙들고 유튜브를 뒤져본다.

언젠가, 샴페인색 초신성의 잔해속해서 나를 찾아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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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시절.





시골, 그 중에서도 읍내로 나가려면 차로 10분이상은 나가야하는,
동네에 또래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신나게 모래구덩이를 파다가도,
금방 출발하는 스쿨버스를 타야하기에,
기사 아저씨가 , 한켠에서 담배를 피고
차를 빼내시면서 "빵빵" 경적을 울리면

손을 씻어볼 생각엔 이르지 못한채
모래구덩이와 친구들을 남겨둔채

"나 갈게!!" 하고 버스로 뛰어가다가
가방 까먹지말고 가져오라는 엄마말이 생각나서
얼른 뒤돌아서서 내팽개쳐져있는 가방 한쪽끈을 잡고는

"아저씨 가요~" 하며 다시 달려간다.

아저씨는 늘 그렇듯 , 다시 경적을 한두번 울리며 차를 밍기적 움직이고
나처럼 집이멀어, 스쿨버스를 타야하는 애들 대여섯명이 우르르 몰려든다.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엄마가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인사잘하라는 말을 실천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 다녀왔습니다~ " 하며 마당으로 뛰어간다.
아직 해는 중천에 있고
집에는 아무도 없거나,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파를 다듬거나, 텃밭을매거나, 아궁이에 불을때고있다.

"어이구 우리 강새이 왔어" 하는 할머니의 말을 대충 흘려듣고는
오늘도 알고는 있었지만,

"엄마~"하며 현관문을 열어본다.
당연한듯 엄마아빠는 논, 밭에 일을 나가있고

식탁위에는 엄마가 나를 항상 부르는 애칭으로
큼지막하게 삐뚤 빼뚤, 어디서 굴러먹던 더러운 종이나
감이나 사과포장할때 쓰는 골판지에 매직으로

" 누구야~ , 엄마아빠 오늘 건너들에 간다.
손 깨끗이 씻고, 엄마아빠 기다리지말고 저녁먹어라 "

하고 쓰여있다.

나는 늘 그렇지만, 오늘도 엄마가 보고싶어서
가방을 대충 던져놓고는

" 서쪽밭, 건너들 ,보리들 아래들, 골안 .. "

나름대로 이름이 붙어있는 논밭을 찾아간다.
당연히 손은 씻지않는다.


콘크리트길 , 흙길을 지나.
길옆의 강아지풀이나 잡초끝부분을 잡아당기며,
입에한번 넣었다가,
이빨로 잘근잘근 씹으면서,

갖은소리들.

물 소리, 바람에 풀이 스치는소리, 송아지가 우는소리, 참새소리

하늘이 약간 주황빛으로 변해가는걸 느끼며,
멍하게 , 콧노래를 부르며
하지만 감각들에 한 없이 집중한채.

무서워 하던 까마귀가 전봇대줄에 있으면, 잽싸게 소리지르며 뛰거나
조심스럽게 길을 돌아가서는

멀리서부터 "엄마~, 아빠~ " 부르며 신나게 뛰어가,
" 우리누구~ 왜왔어ㅎㅎ " 하는 엄마 품에 안긴다.

엄마랑 오늘 있었던일에대해 조잘조잘거리고는 아빠가 하는일 구경하다가
괜히 덜익은 사과하나 따서
가위로 후벼파다가, 흥미를 잃으면

뱀 조심하라는 엄마말에 잔뜩 겁을 먹은채
근처 개울에 멍하게 앉아
물이 흐르는걸 바라본다.

손을 담구기도, 돌멩이로 물길을 막았다가,
풀을 뜯어, 물살로 흘려보내기도,


한 없이 집중한채로,


나이가 들면서 학습하게된 ,
공허함 따윈 생각조차 못한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