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을 보면 대개 쓸모가 있어야 한다, 읽는 사람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어야 한다,
사람들을 바른 쪽으로 이끌어야 한다며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더라
또 그런 걸 내세우는 게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인데
요즘에는 남녀 문제를 내세우는 문학을 알아준다며?
그런데 그것도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쪽 아닌가?
그리고 조정래, 김훈, 공지영처럼 한국의 잘 나가는 작가들 보면 거의 다 문학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쪽이더라
또 많은 작가 지망생들도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에 짓눌려 있는 것 같아 안타깝더라
내 글이 쓸모가 없는 건 아닌지, 어떤 메시지가 없는 건 아닌지, 사회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 건 아닌가 싶어 애먹는 것 같어
그런데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과 리얼리즘과 달리 품이 참 넓더라
도무지 말도 안 되고 쓸모 없어 보이고 별 뜻 없어 보이는 것들도 받아들이거든
물론 한국에도 쓸모 없는(?) 글을 쓰는 사람이 몇몇 있는 것 같지만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고
또 그리 널리 알려지지도 않는 것 같어
모쪼록 한국 문학은 어깨에 힘이 좀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힘을 좀더 빼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내가 요즈음 읽은 한국 문학 가운데서 참 인상 깊었던 게 우세계라는 분이 쓰신 일상의 살인이라는 책인데 발상이 참 놀랍더라
만일 요즈음 새로운 게 떠오르지 않아 애먹는 사람이 있다면 그 책 한번 읽어보면 괜찮을 것 같다
예술을 향유하는 가장 큰 목적은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흥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흥미'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님. 그리고 주제의식에서 재미를 느낀다면, 주제를 찾는 것도 곧 흥미의 한 축을 담당할 수도 있는 거고. 그렇지만 '쓸모', '메시지'에 집착해서 뭔가를 전달하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 되면, 그냥 논문이나 보고서를 쓰는 것이 효율적일 줄 안다. 그래서 이 글에 깊이 동감하는 바임.
김훈은 오히려 문학은 아무런 힘도 가치도 없다는 주의인데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