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나의 붓은
꿈을 그리던 붓 그러나
지금은 돈을 그리는 붓

이런 붓을 버리려 해도
흰 원고지 정사각형 이백 개가
나를 붙잡네.
어쩔 수 없이 다시
나는 붓잡네.

끝없는 노동과
시계의 톱니바퀴 같은 일상에
시계의 부품이 되어버린 지는 오래.
낮인지 밤인지 시간은 알 수 없네.